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 - 오늘날 의학에서 놓치고 있는 웰다잉 준비법
케이티 버틀러 지음, 고주미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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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죽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주제입니다. 당연히 괜찮은 죽음이 어떤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활발한 논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제목 그대로 누구도 제대로 알려준 적이 없는 괜찮은 죽음을 설명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골랐던 책입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기자를 지낸 저자는 의사와 환자의 의사소통과 생애말기의 의료결정을 다루는 글을 쓰고, 강연하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저자는 이 책이 유한한 생의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가능한 한 건강하고 기분 좋게 몸의 기능을 유지하며 최대한 필요한 지식을 갖추고 불안하지 않게 보내기 위한 각 단계별 안내서라고 말합니다. 모두 7개의 단계로 구분하여 단계별로 건강문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단계별 조치를 요약해보면, “아직 체력이 넉넉할 때 준비를 시작하여 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생애 후반기를 단순화하고, 장애와 변화에 적응하고, 말기 질환과 유한성을 직면하고, 취약함이 지배적이 되면 위기에 대처하고, 마지막 남은 해에는 좋은 죽음을 위해 준비하고 그리고 마지막 나날들에는 임종을 잘 맞이할 수 있도록 한다(30)”라고 했습니다.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7개의 장 가운데 앞에서 3개의 장은 남은 생의 3분의 1의 시기를 잘 보내는 데 초점을 맞추었고, 뒤의 4개의 장은 죽음을 맞이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각장의 마지막 부분에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실제적 처방을 요약해두었고, 옮긴이는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알아두면 좋을 사항들을 모아두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결국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좋은 죽음은 잘 사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짚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 담은 핵심들은 당신이 스스로 가능한 만큼 몸의 기능을 유지하고, 의미 있고 기쁘게 삶을 살아가며, 수명은 자연스럽게 결정되도록 하는 것아라고 했습니다. 매사에 원하는 것은 얻고, 원하지 않는 것은 피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문제는 자신의 주관이 분명해야 남의 이야기에 솔깃하여 불필요한 것을 원하게 되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생애 말기에 삶의 질이 진행되는 양상의 모형으로 나이아가라 폭포형, 반복되는 내리막형, 계단식 하양형, 감퇴형으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수확입니다. 가장 좋기로는 생애 마지막에 가까워질 때까지 삶의 질을 최상의 수준으로 유지하는 나이아가라 폭포형이 좋다고 합니다만, 사람마다의 선호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미국의 경우는 의료보장체계가 충분하지 않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국가에서 제공하는 사회안전망이 부실하기 때문에 우리는 최대한 신체적 기능과 활동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겠습니까? 물론 우리나라 역시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정책이라는 것이 비용 효과적이어야 하는데, 실적 위주로 돌아가는 부분이 많은 느낌입니다. 느낌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자료도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것 같아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노인을 위한 통합진료 케어 프로그램(PACE, Program of All-inclusive Care for the Elderly) 같은 것입니다. 지역의 천주교 교구에서 조성한 비영리재단 로레토(Loretto)가 주관하는 사업이라고 합니다. 1926년부터 노인돌봄을 해오던 재단이라고 하는데, 정부가 따라가지 못하는 분야를 민간에서 선도하는 것을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알 것 같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노인들은 살기 좋은 생활의 질을 확보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좋은 죽음을 준비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지금 준비하고 있는 책의 원고에서 다루어볼 예정입니다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하여 무엇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마를 타는 좋은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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