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 수상록 동서문화사 월드북 12
미셸 드 몽테뉴 지음, 손우성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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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몽테뉴 수상록을 모두 읽었습니다. 직장이 있던 원주나 유성에 머물 때 주로 읽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무려 6년반 정도 걸린 듯합니다. 오랫동안 읽기를 쉬다보니 처음부터 다시 읽기를 한 것도 몇 차례입니다. 프루스트 전문가이자 문학평론가인 앙투안 콩파뇽의 <인생의 맛>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생의 맛>을 읽고 쓴 독후감은 라포르시안에 연재하던 양기화의 북소리에서도 소개되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아내가 고른 양기화의 BOOK소리; https://blog.naver.com/neuro412/222248887265>에도 담았습니다.


<몽테뉴 수상록, Les Essais>는 몽테뉴가 보르도 고등법원의 참사를 그만둔 1570년 집필을 시작하여 10년이 된 1580년에 전2권으로 출간하였고, 이후 수정과 가필을 거쳐 1588년에 전3권으로 증보하였습니다. 이후에도 가필과 수정을 더하였고, 그가 죽은 뒤 1595년에 신판이 나왔답니다. ‘인간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똑같은 결과에 도달한다라는 주제로 시작하여 슬픔, 협상, 나태, 거짓말쟁이, 공포심, 상상력 등 모두 107개의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였습니다. 특히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등 다양한 옛 자료에서 고른 경구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가히 인생의 모든 문제를 다루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까닭에 450년 가까운 옛날에 쓴 책이지만, 오늘날 읽어도 와 닿는 무엇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몽테뉴 수상록>을 바탕으로 한 2차 저작물도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복잡한 현대의 생활에서도 몽테뉴가 제안하는 삶의 윤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몽테뉴 수상록>에서 삶을 어떻게 아름답게 살 것인가하는 삶의 미학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루스트 전문가이자 문학평론가인 앙투안 콩파뇽은 <몽테뉴 수상록>에서 고른 40개의 주제에 관하여 <몽테뉴 수상록>을 재해석한 글을 <인생의 맛>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습니다.


<인생의 맛>에서는 몽테뉴가 신장결석을 앓았고, 이를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의사나 의술을 불신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몽테뉴 수상록>을 읽어보면 신장결석이 아니라 담석증이었다고 적고 있습니다. 담석증도 신장결석만큼이나 통증이 대단한 병입니다. <몽테뉴 수상록>에는 의술과 의학에 관한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의술의 속임수(기만)’, ‘의술은 필요 없는 것등으로 제목을 적은 것은 보면 몽테뉴가 의사와 의술을 얼마나 믿지 못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사실 450년 전의 프랑스 의학의 수준은 요즈음의 의학 수준과 비교할 수조차 없었을 터이니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몽테뉴가 요즘 세상을 살았더라면 의학이나 의술에 대하여 찬양하는 글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서 저도 몽테뉴씨에게 의술에 대한 변명을 적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요즈음 우리 법조계에서 화재가 되고 있는 기억력과 거짓말에 관한 대목이 재미있습니다. 몽테뉴는 자신의 기억력이 남들보다 못하다고 자인합니다. 그러면서 기억력이 약한 대신 다른 소질이 강화되더라고 했습니다. 말이 짧아지더라는 것입니다. 기억력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은 거짓말쟁이가 될 생각을 아예 말라고 합니다. ‘거짓을 말한다거짓말 한다의 차이도 설명합니다. ‘거짓을 말한다라는 의미는 그릇된 일을 말하면서 그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한 것이고, ‘거짓말 한다는 자기가 알고 있는 바와 반대되는 일을 말하는 경우라고 합니다. 그리고 거짓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사실 거짓말은 저주받을 악덕이다. 우리는 오로지 언약을 지킴으로써만 사람이 되며 서로 믿고 살아갈 수 있다. 거짓말의 가중함과 그 무서운 결과를 잘 알고 있다면, 우리는 다른 범죄보다도 이런 짓을 마땅히 화형에 처해야 할 일이다.” 거짓말의 중대함은 죽음으로 배상해야 할 정도로 나쁜 짓이라는 것입니다. 거짓말하려면 차라리 침묵함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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