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 2부 (양장) - 연극대본 해리 포터 시리즈
J.K. 롤링.잭 손.존 티퍼니 원작, 잭 손 각색, 박아람 옮김 / 문학수첩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를 여행할 때 조앤 롤링이 <해리 포터> 연작을 처음 썼다는 엘리펀트 카페를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카페에서 작품을 쓰기도 했지만, 작품쓰기를 시작한 곳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해리포터>를 처음 읽은 것은 미국에서 공부하던 1990년대 초반입니다. 처음에는 줄을 서서 살 정도는 아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1부와 2부는 그리 두껍지 않아서 영어로 된 책인데도 읽기에 도전했던 것인데, 마법과 관련된 신조어가 많아서 수월하게 읽을 수 없었습니다.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 연작을 7편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큰 아이가 좋아했던가 해서 4부까지는 영어로 된 책을 사주었는데, 어느새 우리말로 번역된 것을 사서 읽고 있더라구요. 큰 아이가 결혼해서 분가를 하면서 보니, 이미 읽은 <해리 포터> 연작과는 다른 <해리 포터>가 있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해리포터-저주받은 아이>는 조앤 롤링 작가가 연극 연출가 존 티퍼니, 대본작가 잭 손과 함께 연극대본으로 쓴 것이라고 합니다. 극은 2016730일 런던 팰리스 극장에서 초연되었다고 합니다. <해리포터> 연작이 마무리되고 19년이 지난 뒤의 일입니다. 7부까지는 소설체로 쓰였지만, 이 책은 등장인물의 대사에 지문이 들어가는 극본의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해리포터>이 여덟 번째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해리포터-저주받은 아이>의 주인공은 해리포터가 아닙니다. 해리포터의 둘째 아들 알버스 세베루스 포터와 <해리포터> 연작에서 해리포터의 경쟁자였던 말포이의 아들 스코피어스가 주인공입니다. 해리포터는 론의 여동생 지니와 결혼하여 릴리와 알버스를 낳았습니다. 서른일곱 살인 해리포터는 마법사회 법집행부의 수장입니다. 헤르미온느는 론과 결혼하여 로즈라는 딸을 두고 있고, 마법부 장관을 맡고 있습니다.


결국 볼더모트가 다시 등장할 것인가가 <해리포터> 연작 뒤에 남는 숙제였을 것입니다.그런 숙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시간여행이라는 장치를 등장시킨 것 같습니다. 전작에서 해리포터, , 헤르미온느 등 세명의 친구들이 서로 도와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이 책에서는 알버스와 로즈 그리고 스코피어스가 함께 문제해결에 나선다는 점이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는 것 같습니다. 다만 해리포터 들이 그리핀도르였던 것과는 달리 알버스가 슬리데린 기숙사에 배정받았다는 점과 앙숙이던 말포이가문과 해리포터 가문이 아이들대에서 연결된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죽었다는 볼더모트의 그림자는 스코피어스가 볼더모트의 아들이라는 소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악의 뿌리는 쉽게 정리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독립심이 강했던 해리포터였지만 아들과 관련해서는 보수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작가진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알버스와 해리가 갈등을 빚는 것은 어쩌면 알버스의 성장통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 줘야 해, 해리, 그 애를 힘들게 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봐야지라고 해리를 달래는 덤블도어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참고할만합니다. 아이들 문제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또한 환생을 모색하는 볼더모트의 암수에 걸린 알버스가 위험한 사건에 말려들어 과거로 여행하게 됩니다. 과연 넌 과거를 바꿔 제 아버지를 죽이고 어둠의 마왕을 부활시킬, 보이지 않던 아이라는 케드릭의 말처럼 알버스는 저주받은 아이였을까요? 과거로 돌아가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기 위하여 해리 포터를 비롯하여 말포이, 헤르미온느, 론 등 어른들이 나서기도 하지만, 결국은 아이들의 힘으로 상황을 마무리하는 것은 해리포터들이 문제를 해결해낸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세대 간의 갈등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다른 세대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는 좋은 책읽기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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