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이기주의자
율리엔 바크하우스 지음, 박은결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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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의자가 자유롭다고 하니 이기주의에 대한 정의가 바뀌었나 싶었습니다. 위키백과를 보면, 이기주의자는 ‘자신의 이익만을 차리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 설명입니다. 이기주의(利己主義)는 ‘어떤 대상의 이익이 최대화되는 행동을 올바름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는 사상’이라고 정의됩니다. 그리고는 ‘사회적으로는 개인 또는 집단이 자신의 물질적 이익을 위해 공공선에 피해를 주는 행동을 이기주의적 행동이라 말하기도 한다.’고 부연하여 설명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정의(定意)와 부연설명 사이에 괴리가 있어 보입니다. 부연 설명에 붙인 공공선에 피해를 주는 행동은 이기주의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익이 최대화되는 행동’의 범주에는 그와 같은 행동으로 인하여 공공선에 피해를 주었을 때 되돌아오는 손해도 계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이기주의란 개인 혹은 집단의 최대 이익에서 최대 피해를 제외한 순 이익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해야 옳을 것입니다.

독일에서 가장 젊은 출판사 대표로, 젊은 부자로 알려진 율리엔 바크하우스가 <자유로운 이기주의자>에서 바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이기주의, 이기주의자를 말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세상을 바꾼 사람들과 만나면서 ‘이기주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저자의 서문 다음의 여백에는 ‘자신을 사랑하는 자만이 타인을 사랑할 수 있고, 내 문제를 해결한 자만이 타인과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라는 구절을 적었습니다. 읽으면서 머리에 떠오른 생각이 바로, 修身齊家 治國平天下(수신제가 치국평천하)였습니다. ‘스스로를 갈고 닦은 다음에 나라를 다스리면 천하를 도모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만, 성공하기 위하여 먼저 스스로를 아껴야 한다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책은 모두 6개의 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먼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고 이기주의의 정체를 파악하는데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기주의자가 되기 위한, 즉 삶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16가지 원칙을 제안합니다. 이기주의자가 되기 위해서 지켜야 할 원칙인데, ‘남들이 정해놓은 규칙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라는 광고 문안은 이를 확대 해석한 것 같습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규칙에 휘둘리지 말라’ 정도가 딱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가지의 원칙은 충분히 타당한 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성공을 이끄는 이기적 습관들을 소개합니다. 최근에 읽은 <공병호 습관은 배신하지 않는다>에서도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습관이 중요한 것은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상황들을 일정한 틀을 적용하여야 틀림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이렇게 혹은 저렇게 대처를 하다보면 중심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3개의 장은 이기적 삶을 영위하면 얻게 될 즐거움이라거나, 이기주의자로 살면서 희망하는 바를 이루는 막바지 순간에 특히 조심해야 할 것, 그리고 진정한 이기주의자가 되기 위하여 버려야 할 것들을 정리해두었습니다.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보면, 저자는 이기적이려면, 첫째는 자신을 중심에 세우라고 합니다. 그리고 둘째는 항상 자신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중심에 세우라는 것은 자기애(自己愛)에 빠지라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파악하여 채워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중심에 서야 스스로를 살펴보고 두루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애에 빠져버리는 시선을 밖으로 향할 수 없습니다. 그저 안으로 파고들면서 스스로 안에 자아를 가두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기주의의 묘를 깨쳐야 나의 울타리를 넘어서 자유로울 수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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