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날 갑자기 무기력이 찾아왔다 - 우울증과 번아웃 사이에서 허우적대는 나에게
클라우스 베른하르트 지음, 추미란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20년 5월
평점 :
지난 해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어 지구촌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년 초에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지 못하면서 대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유행을 보여 강력한 방역정책을 시행하여 3월 말 경에는 일단 불을 끄는데 성공한 바 있습니다. 우한폐렴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자제 등의 방역이 강화될 무렵 사람들의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정신적 부담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급성 전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통제가 강화되는 특정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이유로 지치거나 우울증에 빠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금년 들어 우한폐렴 사태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어려운 사정이 생기면서 정신적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독일의 정신요법의사이자 인기작가인 클라우스 베른하르트 기자가 쓴 <어느 날 갑자기 무기력이 찾아왔다>가 눈에 띈 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더하여 최근에 정리하고 있는 치매예방과 관련하여 우울증이 중요한 주제가 되었던 것도 이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우울증과 번아웃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자가치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목적으로 쓴 책이라고 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원인을 정확하게 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은 소진증후군(消盡症候群)으로 옮길 수 있는데, 맡은 일에 몰두하던 끝에 피로가 쌓이고 열정이 사라진 상태를 말합니다. 이델비치(Edelwich J.)와 브로드스키(Brodsky A.)는 소진증후군이 발전하는 단계롤 열정-침체-좌절-무관심의 4단계로 구분하였습니다.
베른하르트는 우선 우울증과 소진증후군을 둘러싼 진실과 거짓을 정리하여 개념을 분명하게 합니다. 그리고 우울증과 소진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을 각각 10가지씩 들어 설명하고, 우울증과 소진증후군이 생기는데 기여하는 개인적 성향을 분석하여습니다. 또한 우리 뇌가 가지는 특별한 기능을 이용하여 우울증과 소진증후군에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위장약, 천식약, 항생제, 코르티솔, 뇌전증 치료제를 비롯하여 식욕억제제, 편두통약, 콜레스테롤 억제제, 간염치료제, 말라리아 치료제, 탈모방지 호르몬제, 금연 치료제, 여드름 치료제 등이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글루텐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조금 헷갈리게 정리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글루텐이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글루텐이 없는 음식을 먹여야 한다는 주장이 때로는 상술이 숨어있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목표가 문제를 알고 스스로 치료하는 법을 안내하는 것에 두었기 때문에 5가지 치료법을 살펴보았습니다. 제목이 조금 어렵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외국어 요법인데, 부정적인 혼잣말을 외국어로 말해보는 것이 정신적 압박감을 해소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젊었을 적에 하는 일이 힘들어서 술이라도 한잔하면 사람들이 없는 길을 가면서 영어로 떠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누군에게 배워서 한 것은 아니었지만,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우울증을 치료하는 나만의 구급상자 만들기입니다. 오감을 충족시켜주는 무언가를 정해놓는다는 것입니다. 청각적으로는 좋아하는 음악을 녹음해두었다가 듣는다거나, 미각적으로는 좋아하는 초콜릿을 준비해두었다가 필요할 때 먹는다는 것입니다. 시각적으로는 기분을 전환시킬 수 있는 사진을 준비해두고, 촉각적으로는 기억에 남을 만한 물건을 준비한다는 것 등입니다.
그밖에도 우울증과 관련된 불면증을 치료하는 방법도 소개하고 았어 따로 정리를 해두었습니다. 저자는 특히 우울증과 소진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오랫동안 치료해오면서 쌓은 경험에 더하여 다양한 책들을 인용하여 쉽고 재미있게 우울증과 소진증후군에 대한 이해와 자가치료방법을 구축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