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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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봉직하면서 수필가로 활동해온 김형석교수님께서 97세 되던 해에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는 심정을 정리하였습니다. 행복에 대한 그의 생각, 결혼과 가정, 우정과 종교, 돈과 성공 그리고 명예, 마지막으로 노년의 삶에 대한 생각들을 담았습니다.

의학을 비롯한 다방면의 발전으로 누구나 100세를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젊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일입니다. 따라서 젊어서 생각해두었던 노후의 삶에 대한 생각을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역시 먼저 살아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틀을 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읽게 된 책입니다. 필자 역시 장년기와 노년기를 맞고 보내면서 인생과 사회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더 늦기 전에 스스로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고 했습니다.

행복론에서는 아무래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행복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는 적고 있습니다. 행복과 성공이 동전의 양면과 같이 공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 객관적 기준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나에게 주어진 재능과 가능성을 유감없이 달성한 사람은 행복하며 성공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부여받은 재능과 가능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 우물을 파지 못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렸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젊어서 생각했던 일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이루어놓은 성과가 어땠는지 평가하는 일은 후세의 몫이라는 생각입니다. 그저 평범하게 살아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최근에는 하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남들보다 뛰어난 무엇을 하려 나선다면 세상이 오히려 어지러워질 것 같아서입니다.

결혼과 가정, 우정과 종교에 관한 이야기들은 개인사에 가까운 일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대학에서 젊은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해온 까닭인지 세상의 변화에서 동떨어져 있지는 않으신 듯합니다. 제 경우는 학교를 떠나고서는 꽤 오랫동안 젊은이들과의 접촉이 많지 않았다가, 지금 직장에서 들어와 12년을 보내면서 옛날과는 많이 다른 세태를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변하고 있는 세태의 물결에 올라타지 못하면 빠져 죽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젊은이들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일을 해야 하지 싶습니다.

요즈음 우리사회는 양극화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다보니 중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 것 같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상대가 저지른 잘못은 격하게 비난했으면서도 우리 편이 저지른 잘못은 감싸는 이상한 행태를 너무나 많이 보고 있습니다. 저자 역시 흑백논리를 지향하다보면 중간 존재가 배제되는 것을 걱정하였습니다.

역사적으로 찬성과 반대가 대립할 때는 대화, 토론, 투쟁의 순서로 해결을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는 대화와 토론 과정을 거치면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이 도출되면 토론에서 패한 쪽이 양보를 하기 마련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마르크스주의 사회에서는 투쟁에서 승리하는 쪽이 원하는 것을 얻게된다고 합니다. 요즈음 우리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대화와 토론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두고 내로남불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약을 치료하다가 듣지 않으면 주사를 쓰고, 그래도 안되면 수술을 한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약이나 주사, 수술은 각각의 환자 상태에 따라 병용되거나 따라 선택되는 독립된 치료방식이지 단계별로 접근하는 치료방식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 역시 적지 않은 나이에 접어들었기 때문인지,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새기려 합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키워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늙지 않을 것으로 믿고 싶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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