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그림 속 풍경 기행 - 그림 속 풍경 기행 2 그림 속 풍경 기행 2
사사키 미쓰오.사사키 아야코 지음, 야마구치 다카시 사진, 정선이 옮김 / 예담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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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금 쿠키뉴스에 연재하고 발트여행기가 마무리되면 지난해 봄에 다녀온 프랑스 여행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발트여행이 역사기행이었다고 하면, 프랑스 여행은 미학기행이 될 것 같습니다. 해서 프랑스 미술에 관하여 공부하고 있습니다. 미쓰오와 아야코 등 사사키씨 부부가 쓴 <모네의 그림 속 풍경 기행>도 프랑스 미술에 관한 공부 가운데 하나입니다.

프랑스 주재 일본대사관에서 근무하는 미쓰오씨와 인상파 화가를 연구하는 아야코씨가 만나 결혼을 하고서 프랑스 전역에 흩어져 있는 인상파 화가들이 그림을 그린 장소와 그들이 살았던 장소를 찾아가는 여정을 책으로 엮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도 그런 과정의 결실입니다.

‘센 강과 더불어 흐르는 모네의 생애’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보면, “모네가 여러 차례 방문한 노르망디 해변에 서서 그곳의 풍경을 바라본다. 끊임없이 변하는 태양 빛을 캔버스에 옮기기 위해 바다와 하늘을 보면서 재빨리 붓을 놀리는 모네의 모습을 상상하다 보면 그림이 살아 움직여 마음에 새겨진다.(7쪽)”라고 적었습니다. 저 역시 19세기말 태동한 빛을 중시하는 화가집단에게 ‘인상파’라는 이름을 붙이는 계기가 되었던 모네의 작품 <인상, 해돋이(1873년)>의 무대였던 르아브르 항구를 찾았을 때, 그림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서 해 뜨는 시간에 맞추어 항구로 나가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그림이 그려졌던 계절과 제가 갔던 계절이 달라서 그림 그대로의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지만, 비슷한 풍경은 볼 수 있었습니다.

<모네의 그림 속 풍경 기행>을 함께 한 분들은 사사키씨 부부와 규류도(求龍堂)의 편집자인 가네다 에리코씨 그리고 사진작가 야마구치 다카시씨였다고 합니다. 아주 책을 제대로 만들어보려고 의기투합한 모양새입니다. 이 분들은 루앙, 노르망디 해안, 르아브르, 옹플뢰르, 벨엘섬, 파리, 센 강변의 아틀리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베르니까지 두루 돌아보며 모네가 그린 그림의 장면과 맞아떨어지는 구도로 사진을 찍어내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보니 이분들이 모네의 작품 속 풍경을 뒤쫓은 계절이 바로 제가 여행을 다녀왔던 5월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감상하는 그림과 사진이 꽤나 익숙한 느낌이 남습니다. 물론 이분들이 돌아본 장소를 모두 가본 것은 아니고, 노르망다 해안, 으라브로, 옹플뢰르, 파리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림 뿐 아니라 코끼리 바위가 있는 에트르타가 모파상과 연관이 있는 줄을 몰랐습니다. 여행기를 쓸때는 챙겨보아야 하겠습니다. 이렇듯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하는 여행의 경우에는 현지에서 의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나 봅니다. 작가들의 경우는 미리 취재신청을 하고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우연히 가본 장소에서도 ‘일본에서 온 저널리스트’라면서 취재를 요청하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현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대체적으로는 무언가 자랑할 것이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홍보에 나서는 것 같습니다.

<모네의 그림 속 풍경 기행>에서는 모네에 관하여 미처 모르던 것들을 많이 깨우치는 책읽기였습니다. 지르베니에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생트 라드공드 교회에 있는 모네 부부의 묘소가 교회의 어디에 있는지 헤매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모네가 말년에 머물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정원과 연못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지르베니를 무대로 그린 많은 작품들에 관하여 조금 자세한 설명이 있었더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전문 사진작가의 눈에서 바라본 모네의 흔적들을 감상하면서 현장에서 느끼지 못한 감동을 다시 느끼게 되는 책읽기였습니다.,

사실 현장을 가본 경우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보면 책을 읽을 때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내어 여행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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