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 봬도 카페 사장입니다만
김경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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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하다보니 직장생활에 대한 생각들도 많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젊었을 적에는 신중하게 골라 평생 다닐 직장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지 못하고 여러 차례 직장을 옮겨 다니다가 결국은 마지막 직장에서 11년째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요즈음에는 취직이 어려운 탓인지 취직이 우선인 듯합니다. 다녀보다 맞지 않는다 싶으면 다른 직장을 찾아보거나 창업을 고려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창업이라는 것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옛말을 금과옥조 삼아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시작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창업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많지 않은 현실 때문일 것입니다. 창업에 관하여 아주 좋은 조언을 담은 책을 읽었습니다. 비록 10평짜리 카페를 창업하여 4년 가까이 운영해오기까지의 과정을 담았지만, 그 과정을 꼼꼼하게 정리하였습니다. 더 좋은 것은 글솜씨가 유려해서 쉽게 읽히고, 이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는 ‘창업’보다는 글을 어떻게 써야 좋은지에 관한 모범답안을 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책읽기였습니다. 저자는 ‘나와 비슷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마음만이라도 함께하고 싶어 책을 쓰기로 했다’라면서도, 창업3년차가 너무 나댄다고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비쳤습니다. 그리고 ‘조금 아는 것을 탈탈 털어 이야기 하다 보니 다분히 주관적일 수도 있다’는 방어선을 긋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창업과 운영과정의 비결을 순서에 따라 모두 다섯 부분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당연히 첫 번째 주제는 창업을 결심한 동기와 준비과정을 담았습니다. ‘바들바들 개인 카페에 도전하다’라는 제목을 보면 일단 창업을 결심했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알듯합니다. 두 번째 주제는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가구와 소품을 배치하고, 가게 이름을 정하고 심지어는 로고에 이르기까지의 실제적인 준비과정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카페를 디자인하라’는 제목에서 저자의 세심함을 알게 합니다.

세 번째 주제는 메뉴 정하기입니다. 몇 가지 안되는 메뉴지만 뛰어난 맛에 끌려 자주 찾게 되는 그야말로 전문점이 있는가 하면, 온갖 음식을 다 한다고 메뉴판에 적혀 있지만 먹어보면 그저 그런 맛인 식당도 많습니다. 어떤 메뉴라가 빠트리면 섭섭한 손님이 있을 것 같아 그런 모양입니다만, 주방에서 그 많은 음식을 만들어내려면 재료관리로부터 조리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제한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네 번째는 커피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아무래도 카페이다 보니 커피가 주 메뉴인 까닭으로 보입니다. 사전 준비과정에서 커피에 관한 전문지식을 광범위하게 섭렵한 흔적도 보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자도 카페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커피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커피? 하면 아메리카노하면서도 봉다리 커피도 마다하지 않는 저의 커피 취향이 갑자기 우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대로 알고 맛을 음미해가면서 먹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Fresh coffee refresh your mind’라고 정했나 봅니다.

마지막은 운영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관한 쏠쏠한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갑자기 작동이 안되는 장비, 하자가 발생한 인테리어에서부터 하루 하루 매상에 일희일비하게 되는 사장님의 소심한 심경까지 무려 17꼭지나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하루하루 버티는 카페 사장의 일상’입니다.

읽어가다 보면 이야기 끝에 중요한 정보를 별도로 구성한 상자 안에 담아두었습니다. 본문에서 다루면 스치듯 읽고 지날까봐 걱정하신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저자의 엽엽한 마음씨라고 보았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립니다만 카페 창업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글쓰기를 어떻게 하는지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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