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병원의 미래
이종철 엮음 / 청년의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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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에 관한 이야기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바브의장이 2016년 포럼에서 제창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직은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나 새로운 사조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관심을 두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동력은 ‘물리적, 생물학적, 디지털적 세계를 빅 데이터에 입각해서 통합시키고 경제 및 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신기술’로 설명될 수 있다고 위키백과는 정의합니다.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하고, 1760년부터 1820년 사이에 시작된 기술혁신과 제조공정의 개선으로 사회와 경제 등의 영역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 것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1844년에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산업혁명은 몇 차례의 중요한 전기를 맞게 되는데,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1870년부터 1914년 사이에는 동력원이 석탄에서 전기로 전환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전기를 이용하게 된 기존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철강, 석유, 전기 등의 새로운 산업분야가 등장하여 산업의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에 제2차 산업혁명이라고 구분하게 되었습니다. 제3차 산업혁명은 1970년대 시작된 것으로 보는데, 디지털혁명이라고 부를 정도로 기존의 아날로그 및 기계 장치들이 디지털기술을 적용하게 되고, 개인용 컴퓨터, 인터넷 및 정보통신기술이 등장하여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제레미 리프킨 같은 이는 아직도 제3차 산업혁명이 진행중이라는 견해를 견지하고 있습니다만, 제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측에서는 빅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하여 로봇 공학, 인공 지능, 나노 기술, 양자 컴퓨팅, 생명공학, 사물인터넷, 3D 인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이 일어나고 있으니, 제4차 산업혁명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4차 산업혁명과 병원의 미래>는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료계의 초기 수용자(darly adoptor)들의 혜안을 담고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의 병원장을 지내셨고, 제가 근무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심사평가위원장을 지내신 이종철교수님께서 편집책임을 맡아 모두 76명의 필자들이 각자의 의료영역에서 예상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전망을 담았습니다. 어찌 보면 의료계는 가장 보수적인 집단으로 변화에 둔감한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변화는 지금까지의 것과는 차원이 달라서 변화에 늦었다가는 도태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책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이미 늦었는지도 모르고,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손놓고 있다가는 뒤처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니 무언가라도 해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무려 632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의견들을 모았습니다. 서문에 요약된 내용을 인용해보면, 5부로 구성된 책의 1부에는 4차 산업혁명이 병원에 미칠 영향과 디지털 헬스의 핵심내용을 개괄하며, 제2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동력이 되는 주요 기술들을 의료에 미칠 영향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3부에서는 세분화되어 있는 의료분야에서 전망되는 제4차 산업의 미래를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정리하였습니다. 4부와 5부에서는 연구, 교육, 간호, 경영, 건축, 제도 등 병원 및 의료체계를 뒷받침하는 영역에 미칠 제4차 산업의 영향까지도 고려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의료는 사람이 중심이 되고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실시간으로 확인되는 건강의 변화가 컴퓨터에 자동으로 전송되며 치료에 관한 정보까지도 개인에게 제공될 수 있어서 의사가 환자를 직접 만나야 하는 현재와는 사뭇 다른 의료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원격진료체계의 도입을 반대하고는 있습니다만, 과연 도도한 변화의 물결을 언제까지 막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당랑거철의 무모함 보다는 변화를 선도하는 위치를 선점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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