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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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길에 산토리니섬을 배로 왕복하는 총 14시간을 들여 읽고 또 독후감까지 써 냈습니다. 조지 오웰하면 <동물농장> 그리고 <1984>의 두 작품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만 무슨 이유에선지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카탈로니아 찬가>가 처음 읽은 그의 작품이 되는 것입니다. 그 뒤로도 <더 저널리스트 조지오웰>을 읽으면서 그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세계나 사상 등에 대하여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왜 쓰는가>를 읽고 그런 생각이 더 들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왜 쓰는가>는 <더 저널리스트 조지 오웰>처럼 그가 쓴 수백 편의 에세이들 가운데 골라 뽑은 29편을 묶어낸 것입니다. 유년기로부터 청년기, 장년기에 이르기까지 생의 다양한 시기의 삶에 대하여 진솔하게 고백한 내용들입니다. 유년기에 야뇨증으로 사립학교에서 고통 받던 이야기는 물론 식민지 버마에서 경찰로 근무하면서 피부로 느낀 제국주의의 민낯, 젊은 시절 추종하던 좌파이념에 따라 스페인내전에 공화파군으로 지원하여 참전했던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쓴 에세이들이 뒷날 소설 작품의 토대가 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스페인 내전의 참전기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으면서 들었던 의문이 풀렸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그가 추구한 좌파적 사상의 근저에는 애국심이 깔린 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까닭에 관련된 두 꼭지의 에세이에서는 얻은 바가 많습니다. 먼저 ‘어느 서평자의 고백’에서는 전문서평가의 말 그대로 형식적인 서평쓰기의 실체를 고백합니다. 서평을 의뢰받은 책을 모두 읽지 않고도 그럴 듯한 서평을 써내는 신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는 읽지 않고 쓴 독후감은 없지만 독후감이 점점 틀에 박혀가는 느낌이 들고 있어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모든 책이 서평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당연시 할 이유는 없다고 했습니다. 즉 중용하다고 생각되는 소수의 책에 대한 리뷰를 쓰라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나는 왜 쓰는가’에서도 중요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생계 때문에 글을 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글을 쓰는 동기는 크게 네 가지라고 합니다. 1. 순전한 이기심, 2. 미학적 열풍, 3. 여가적 충동, 4. 정치적 목적, 등입니다. 개정판을 하나로 간주한다면 모두 4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은 저의 경우는 문학분야의 책은 없으니 2번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3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2번에 관한 책도 세상에 내놓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려보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조지 오웰의 글에서 보면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예언한 것들이 이미 일어난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그가 얼마나 뛰어난 작가임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일은 진실한 내용만을 글로 써두라는 것입니다.

오웰의 에세이들을 읽고 난 소감은 저도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진실한 내용만을 중심으로 해야겠지요. 에세이를 어떻게 쓰는지 먼저 공부를 충분하게 한 다음에는 한 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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