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하서명작선 35
조지 오웰 지음, 이가형 옮김 / (주)하서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조지 오웰의 작품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비교적 초기작품에 해당하는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을 때만 해도 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이어서 <더 저널리스트, 조지오웰>, <나는 왜 쓰는가> 등을 읽으면서 그가 작품을 통하여 우려했던 미래사회의 모습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동물농장>은 1917년 ‘2월 혁명’에서부터 1943년 말까지의 소비에트연방의 모습, 즉 스탈린 치하의 소비에트연방을 풍자한다고들 합니다. 오웰은 1936년 스페인내란을 취재하러갔다가 마르크스주의 통일노동당이 주도하는 시민군에 입대하여 프랑코장군이 주도하는 반란군과 맞서 싸웠습니다. 하지만 공산당이 주도권을 잡기 위하여 같은 편인 시민군을 공격하는 상황을 보면서 공산주의자들의 속셈을 파악하게된 것 같습니다.  이때의 경험을 <카탈로니아 찬가>에 담아냈다고 합니다. 오웰은 프랑코가 나치즘이나 파시즘과 손을 잡고 민주적으로 성립한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시도에 맞섰던 것입니다. 이어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에서 유럽을 장악하려는 나치의 도전을 제압해야 한다는 지상명제를 달성하기 위하여 반전제주의 세력이 공산주의와 손을 잡는 것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우려가 <동물농장>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농장의 동물을 의인화하여 기존의 지주세력에 대하여 반란을 성공시키고 있는데 반란의 씨앗을 뿌리고, 주도하고, 반란후 농장의 동물들을 이끌어가는 세력은 돼지들입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농장의 동물가운데 돼지의 지능이 가장 발달되어있다는 것이지만 또 다른 상징적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해설에 따르면 최초로 반란의 불길을 지핀 메이저 영감은 레닌이고, 반란 초기에 동물들을 지휘하던 스노우볼은 트로츠키, 스노우볼을 밀어내고 실권을 장악하고 돼지들의 세상을 만든 나폴레온은 스탈린이라는 것입니다. 그밖의 등장인물이나 상황은 러시아의 혁명전후의 상황에 맞물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돼지들이 주도하여 농장주인 존스를 몰아내고 동물들의 농장을 만들어 모든 동물들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세상이 도래한 듯 보였지만, 동물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세상은 존스가 주인이던 시절보다 못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돼지들은 존스보다 더한 계급의 차이를 만들뿐더러, 권력에 반대하는 동물을 제거하기에 이르는 것을 보면 권력의 일반적인 행태를 짚어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동물들을 돼지들은 행동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물농장>이 시사하는 점은 20세기 초 러시아의 국내정세는 물론 국제정세와도 잘 부합할 뿐아니라, 현세의 어느 나라에 가져다 놓아도 잘 맞은 사회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혁명에 의하여 권력을 얻는 세력이 보이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동물농장>의 일반 민중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민중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제2의 존스가 된 나폴레옹에 대하여 반기를 들까요?

그 답을 바로 <1984>에 내놓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존스가 주인이던 시절보다 나을게 없는 상황임에도 “동물들은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자기들이 동물농장의 일원이라는 자존심과 긍지를 한시도 잃지 않았다(126쪽)”라고 적고 있음을 보면 동물농장의 미래는 암울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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