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청목정선세계문학 99
제인 오스틴 / 청목(청목사)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지난해 여름 다녀온 영국 여행의 일정에는 로마의 목욕탕이 있는 바스가 포함되어있었습니다. 버스가 바스의 중심부에 진입하는데 전통 복장을 하고있는 여성 둘이 나와 있는 집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이 집이 바로 <오만과 편견>을 쓴 작가 제인 오스틴이 8년간 살았던 집이라고 가이드가 소개했던 것입니다. <오만과 편견>은 젊었을 적에 읽었지만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서 다시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정리하고 있는 영국여행의 여정이 어언 바스에 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1775년에 햄프셔주의 스티븐턴에서 태어나 성장한 오스틴은 26살이 되던 1801년에 아버지가 스티븐턴의 목사직을 큰 오빠에게 양도하면서 부모님, 언니와 함께 바스로 이사하였습니다. 스티븐턴을 아주 좋아했던 오스틴에게는 8개월 동안 글을 쓰지 못할 정도로 커다란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오스틴은 1807년 오빠 프랜시스의 아내와 함께 살기위하여 사우스 샘프턴으로 이사할 때까지 7년 동안바스에 살았습니다. <오만과 편견>을 읽다보면 이야기를 마무리할 무렵 “리디어는 가끔 남편 혼자서 런던이나 배스에 놀러갔을 때만 펨벌리로 왔다”(제인 오스틴지음 오만과 편견 373쪽, 청목, 1999년)라고 적은 것이 바스에 대한 유일한 언급입니다.

옮긴이의 인용에 따르면 “이 책은 단순히 ‘남편 찾기 소설’이라고 악평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했습니다.  물론 옮긴이의 설명대로 “개인의 일상생활의 경험을 보편화하여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하는 근본문제를 다루고있다”라고 심오하게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19세기 초반 영국사회의 결혼풍습의 단편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저 역시 젊었을 적에는 처음 만났음에도 밖으로 보이는 풍모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실수를 곧잘 저질렀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지내고 보니 밖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더라는 것을 깨닫고는 사람을 판단하기를 신중하게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특히 평판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첫인상만으로 그 사람에 대하여 소문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리는 ‘편견’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가진 것이 많은 자 일수록 오만하다는 편견을 얻게 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더라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요즈음 <복면가왕>이라는 방송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하고 있습니다. 복면을 한 가수의 노래솜씨만을 가지고 판단할 뿐 누구이니까 노래가 어떻더라는 편견을 가지고 노래를 듣지 말라고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이 오래 진행되다 보니 ‘가왕이 노래를 더 잘할 것’이라는 편견이 생겨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고 있습니다.

<오만과 편견>의 주제가 되는‘오만’과 ‘편견’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주제인 듯 하면서도 주인공인 엘리자베스양과 다시씨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고 보기 쉽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주제 모두가 엘리자베스 혼자만의 생각이었다는 해석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즉 ‘다시씨는 가진 것이 많기 때문에 오만하게 구는 것이다’라는 선입관 즉 편견을 가졌던 것도 엘리자베스양입니다. 반면 다시씨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며 신분의 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엘리자베스를 겪어가면서 사랑을 느끼게 되었고 그 사랑이 변치 않았다는 점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가진 사람들은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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