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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댈러스 캠벨 지음, 지웅배 옮김 / 책세상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참고한 제목으로 보입니다. 저는 아직 <은하수...>를 읽어보지 못했습니다만, 별난 개성을 자랑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반면에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같은 BBC방송국의 과학 저널리스트인 댈러스 캠벨이 상업적 우주여행이 가능해진 오늘날 우주여행의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상상력과 풍자가 아닌 역사와 과학이 살아있는 진지한 내용의 안내서로 정리하였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진짜....>라고 붙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책 모두 원제목을 잘 살리면서도 참신한 맛이 있습니다.
저자는 2015년 12월 15일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선 발사기지를 떠나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하는 세명의 우주인을 지켜보는데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바이코누르 기지는 처음 지구를 떠나 우주로 향한 소련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태운 보스토크 1호가 발사된 곳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지금까지 지구를 떠나 우주로 가본 사람은 553명뿐이고, 지구궤도 밖을 다녀온 사람은 24명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뿐’이라는 단어보다는 ‘이나’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남아있는 기록이 없을 뿐, 어쩌면 인류는 태초부터 달이나 별을 가보는 꿈을 꾸었는지도 모릅니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가 지구를 떠나는 상상을 구체적으로 적어놓은 최초의 이야기는 영국의 프랜시스 고드윈 주교가 쓴 <달에 간 사나이>라고 합니다. 우주판 돈키호테라 할 도밍고 곤살레스는 간사라고 하는 특별한 거위 떼를 몰고 달나라에 도착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지내다가 지구로 귀환한다는 이야기랍니다. 물론 거위들을 날틀에 매어서 날아가도록 조종하는 것으로 지구 중력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력이 놀랍기만 합니다.
지구를 벗어나는 방법을 찾는 1단계 지상관제편에서는 거위, 혹은 이슬 등을 거쳐 드디어 로켓을 개발하여 지구 중력을 벗어나게 되는 과정을 다룰 뿐만 아니라, 강아지와 같은 애완동물도 우주여행을 같이 갈 수 있는지도 살펴봅니다. 2단계는 지구를 출발하는 단계입니다. 우주인이 되기 위하여 받아야 하는 엄격한 시험을 비롯한 건강문제를 비롯하여 우주여행에 필요한 제반사항, 예를 들면 옷차림, 비자, 도시락, 티켓 등등까지도 세밀하게 챙기고 있습니다. 3단계에서는 지구를 벗어나 지구궤도를 비행하기까지의 과정, 지구를 벗어나 달까지 가는 여정, 그리고 지구의 영향권을 넘어 화성 나아가 태양계 밖으로의탐사과정을 다루었습니다.
그밖에도 지구를 벗어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이런 일이 있었다는 주장은 있으나 확인가능하지 않은 방법으로 외계인에게 납치를 당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살아생전에 우주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죽어서 우주로 나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우주장례식입니다.
앞서 우주여행에 관한 진지한 설명이라는 말씀을 드린 것처럼 우주여행에 관한 사진자료는 물론 우주선의 설계도까지도 소개하는 등 설명을 뒷받침하는 시청각자료도 적절하게 싣고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앞서 소개드린 것처럼 소설, 영화, 다큐멘터리 등 우주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적절하게 인용하고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관련 영상이나 작품들은 조만간 만나볼 계획입니다.
많은 분들이 어렸을 적부터 책 등을 통해서 우주여행에 관한 꿈을 가졌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 역시 우주여행에 관한 책을 많이 가지고 있는 친구 집에서 살다시피 한 적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추억까지도 소환되는 듯해서 좋은 책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서문에 적은 것처럼 ‘554번째로 우주로 가는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이야말로 그런 꿈을 이루어주는 안내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