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상하이 여행 Shanghai Travel - 상하이 현지 여행 잡지 기자의 아주 특별한 가이드
주페이송, CHIRU Travel editorial, 임화영 / 이담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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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책읽는 이들에게 소개하는 여행지로 향하면서, 그 지역과 특별하게 인연을 맺고 있는 분-특히 과거에-을 안내자로 세우는 독특한 형식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여행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무엇 가운데는 미리 계획하지 않고, 현지에서 우연히 만나는 행운에 기대어 떠나는 방식도 있습니다. 돌발사건이야말로 여행을 풍요롭게 하는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지를 잘 아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주어진 시간과 자원을 최대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여름 휴가철, 특히 해외여행의 성수기를 맞아 이담북스에서 내놓은 <shanghai travel>은 바로 후자의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바로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잡지의 기자가 소개하는 상하이의 감춰진 모습입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관광 명소가 아니라 상하이 열 개의 지역에 흩어져 있는 숨겨진 명소들을 연결하여 구경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입니다.

저는 아직 상하이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만, 제가 들어서 알고 있는 동방명주 등 잘 알려진 명소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상하이 본토박이도 모를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하는 이유는 상하이를 찾는 사람들이 상하이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끽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조계지에 있는 브런치 카페나 쑤저우허 주변의 옥상정원, 오래된 건물에 들어선 카페나 스쿠먼, 상하이 전통 주택양식 내에 핀 화초 같은 것들 말입니다.

87개의 장소들을 다루고 있는데, 그야말로 뒤죽박죽인 점은 있습니다. 즉, 대상들의 동질성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다만 같은 지역에 있고, 유일하게 동선만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장점은 있다고 하겠습니다. 대상에 대한 설명은 나름대로 적절한 수준을 고려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우캉루에 있는 스페인풍의 전원주택을 소개하는 대목은 이렇습니다. ‘이런 종류의 건축은 대부분 외벽이 거칠고 누런빛을 띤다. 그리고 붉은빛을 띤 둥근 기와가 마치 물결처럼 경사진 지붕을 덮고 있어 누런 외벽과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처마를 잘 살펴보면 끝부분이 톱날 모양의 테두리를 두른 듯하다. 그래서 이곳에 햇빛이 들 때면 처마 끝 벽면에 아름다운 실루엣이 만들어진다.(37쪽)’ 대상에 대한 묘사가 사실적이고 손에 잡힐 듯 선명합니다. 즉 현장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남다르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종류의 글을 읽고 대상지역에 가게 되면, 작가가 묘사한 것 이상을 발견하려 노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직은 중국어가 익숙하지 않다는 점과, 중국인의 관점에서 고른 장소들이다 보니 우리네와 관심사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과, 설명에서 인용하는 등장인물 대부분이 생소하다는 점 같습니다. 중국의 대중문화에 대하여 내공을 더 쌓은 다음에 가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요즈음에는 늦게 시작한 도둑이 밤새는 줄 모른다고, 기회가 될 때마다 해외여행을 합니다만, 주로 먼 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가까운 곳은 체력이 떨어졌을 때, 짧게 다녀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먼 곳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점입니다만, 여행을 떠나기 전에 준비한 만큼 즐길 수 있는 것이므로 언젠가 가볼 중국이나 일본 등 가까운 곳에 대해서도 기회가 되는대로 준비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shanghai travel>은 좋은 여행안내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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