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비만 환자여, 사카린을 먹어라 - 사카린의 진실
김동길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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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어렸을 적에는 사카린을 먹었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우리 식탁에서 사라지면서 사카린이 발암물질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사카린은 설탕보다 300배나 당도가 높기 때문에 조금만 뿌려도 확실하게 단맛을 낼 수가 있었습니다.

사카린은 1879년 미국의 존스홉킨스대학 아이라 램슨교수와 독일출신 화학자 콘스탄틴 팔베르크에 의하여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제1,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부족한 설탕의 수요를 훌륭하게 대체하였는데, 전쟁이 끝나면서 자연에서 얻은 제품이 더 안전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인공감미료에 대한 의혹 때문에 사카린 열풍이 가라앉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결정적인 사건은 1977년 캐나다의 국립보건방어연구소의 연구에서 고농도의 사카린을 먹인 쥐에서 방광암이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시장에서 사라지는 비운을 맞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험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반론이 나오면서 1993년 WHO는 사카린이 인체에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국제암연구소 역시 1998년 사카린을 발암물질 목록에서 제외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씌워진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모양이다. 사카린에 대한 대중의 의심은 여전한 것 같으니 말입니다.

<당뇨․비만 환자여 사카린을 먹어라>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은 사카린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동길 대표가 사카린의 효용성을 제대로 알리기 위하여 쓴 책입니다. 저자는 특히 당뇨 때문에 설탕을 멀리하면서 단맛과의 인연을 끊고 사는 환자들에게 당뇨걱정 없이 단맛을 즐기려면 사카린을 이용하라고 전하는 전도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 사카린은 설탕과 달리 에너지는 0고 혈당을 높이는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니 체중 때문에 고민하는 저에게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사카린이 발암물질이라는 누명을 벗은 것으로도 모자라서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사카린은 설탕보다 제조단가가 싼 것도 큰 장점입니다. 설탕을 전량 외국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식품첨가물로 설탕대신 사카린을 사용한다면 외화를 절약하는 효과도 있겠습니다. 식품첨가물 등 관련법을 다루는 식약청에서도 2014년부터는 사카린을 식품제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합니다. 다만 그동안의 국민들의 인식을 고려하여 허용범위를 제한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사카린은 다른 인공감미료보다도 훨씬 안전함에도 불구하고 제한은 더 받는 묘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카린의 효능을 알리는데 집중하다보니 사카린을 어떤 경로로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미흡해 보이는 것입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지, 대표적인 제품은 무엇인지 등 콕 짚어서 이야기를 해주었더라면 좋았겠습니다. 그리고 사카린을 활용할 수 있는 식품 등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요? 요즈음 제가 쓰고 있는 생활주변의 위해요소에 관한 책에서도 설탕과 사카린의 위해요소를 분명하게 밝히고 사카린이 뒤집어 쓴 누명을 벗겨주는데 일조를 해볼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식약청의 조처가 있었던 2014년을 기준으로 3년 동안 설탕의 소비가 38.1%나 줄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인공감미료 시장은 늘어나고 있는데, 2014년 77억원이던 것이 2016년에는 120억원으로 55.8%나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금액으로 치면 설탕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만, 당도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입니다.

사카린의 귀환을 환영하고, 선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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