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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체인저
닐 셔스터먼 지음, 이민희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평점 :
『수확자』의 닐 셔스터먼이 펼쳐 내는
또 한 번의 짜릿한 SF 걸작
작가 닐 셔스터먼의 『수확자』 시리즈와 『드라이』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신작 장편소설 『게임 체인저』가 출간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미식축구 선수인 애시가 『우주의 중심』으로 지목되면서 겪는 좌충우돌을 스토리를 유쾌하게 그려 낸 소설입니다. 주인공 애시는 전형적인 미국 백인 남자애라 할 수 있는 잘나가는 고등학생으로, 머릿속엔 미식축구와 여자 생각뿐 골치 아픈 건 딱 질색이다. 그런 그의 세상이 백팔십도 바뀌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우주 모험담 속 잠들었던 윤리적 감각을 일깨우는 강렬한 메시지라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주인공 애시는 백인 남성 이성애자인 풋볼 선수입니다. 현대 미국에서 엄연히 특권 계층에 속하는 그가 말 그대로 우주의 중심이자 세상을 구할 유일한 존재하는 사실을 염두해 두고 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 백인 구원자의 서사와 차별과 혐오하는 은밀하고도 뿌리 깊은 미국 사회의 정서적 폭력들도 드려집니다.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 성차별 등의 이야기에다가 가끔씩 등장하는 풋볼경기는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그 이전의 세상, 우리 집이 부유하지 않았던 세상, 빨강이 정지 색이었던 세상이 지워진 건 아니었다. ---P.53
우리는 인생이 아주 작은 사건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 하고 삽니다. 애시가 자기도 모르게 이동한 첫 번째 대체 현실은 정지 표시가 빨간색이 아니라 파란색의 현실 세계와는 정반대 입니다. 주변 모두가 파란색이라고 말하고 자신도 보면 볼수록 파란색이 눈에 익게 됩니다. 이렇게 세상은 어떻게든 논리와 당위성을 찾아가게 됩니다. 애시는 이 색깔 문제를 이성적인 세상에 실밥처럼 튀어나온 이변이라고 치부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행해왔던 일이 반대라면 많이 혼란스러울 것 같은데 애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나라는 존재는 종말로 누구일까? 과학은 우리가 그저 경험의 총합일 뿐, 그 이상의 무엇도 아니라고 한다. 종교는 우리를 삶의 우여곡절과 분리되어 존재할 수 있는 불꽃이라고 말한다. ---P.70
닐 셔스터먼은 현대 특히 미국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극대화해 미래에 투영하면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가입니다. 독자는 전작 수학자 시리즈에서 먼저 경험을 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창의적이지만 암울한 미래상을 주로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세계의 관심사인 기후 위기나 마약 오남용등을 들춰 주면서 이 소설이 단순히 백인 소설이 주인공이 인권 영웅이 되는 이야기가 아님을 알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인 <게임 체인저>는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요소를 뜻합니다.
차별과 혐오는 폭력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자신이 알게 모르게 차별을 하고 또 당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열 세살 무렵 탈의실에서 자신이 게이라고 느낀 주인공, 빵 판매 수익금을 인종화합의 무도회를 여는데 쓸거라는 쿠키 아이디어를 낸 여자아이, 마약상이 아니라 취미 사업가라고 하는 세계관은 되고자 하는 모습이 아닌 네 원래 모습 그대로 와서 내 안에 진정한 본질을 잊지 말고 돌려놔 달라고 이야기 합니다.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닐 셔스터먼의 작품 흥미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