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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서버
로버트 란자.낸시 크레스 지음, 배효진 옮김 / 리프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제작비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SF거장 낸시 크레스 X 21세기 아인슈타인 로버트 란자의 합작!
양자 역학 100주년의 해에 출간된 『옵서버』는 네뷸러상-휴고상-존 W. 캠벨 기념상-스터전상을 석권한 낸시 크레스와 과학자 로버트 란자가 관찰자 효과를 인간 의식에 적용하는 대담한 발상으로 완성한 위대한 작품입니다. 절망적인 현실에 놓인 신경외과 의사 캐로가 큰할아버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새뮤얼 왓킨스의 제안을 받고 ‘죽음을 넘어선 세계’를 실험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현실과 의식의 경계로 들어서는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고립된 섬 연구소에서 시작된 이 실험은 생과 사, 의식과 무의식이 뒤섞인 파동 속에서 세계의 틈을 마주하게 한다.
“이곳에 있기엔 내 능력이 아깝다.” 폴 베커를 신고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아니, 나는 옮을 일을 한 것이다.” 결국 병원 징계 위원회는 그녀의 미래를 산산이 부숴 버렸습니다. 오빠의 장례식날 부모와 절연하고 미혼모 동생과 8살 케일라와 뇌손상을 안고 태어난 5살 조카 안젤리카를 홀로 책임지고 있는 캐로, 병원 내 성추행 피해를 신고했다가 되레 신경외과 의사 일까지 잃을 위기에 내몰리고 파티는 이미 벌어진 일이고 청문회 역시 지나간 일이라 모두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이니 캐로는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엘렌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늘 부족한 돈.
혼자 감당하기 벅찬 안젤리카.
힘들어하며 눈물을 쏟는 케일라.
어마어마한 급여.
맹목적이고 악의적인 비난 여론으로 인터넷이 시끄러워지고 있을 더는 물러설 곳 없는 그때. 비밀 연구 프로젝트 합류를 제안하는 진심을 담은 한 통의 편지를 받습니다. 발신인은 15년동안 행방이 묘연해졌던 노벨상 수상자이자 큰할아버지인 새뮤얼 왓킨스. 카리브해의 위치한 고립된 섬, 정체불명의 개인 병원 연구소, 뇌에 칩을 심어 죽음을 넘어선 세계를 실험한다는 위험한 과학 ... 의심은 컷지만, 절망이 그녀를 그곳으로 이끄는데...
여섯 살이었나? 아니면 일곱 살? 캐로는 뒷마당에서 담요 위에 누워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구름이 사라지고 그녀마저 사라졌다. 그녀는 훗날 ‘우주의 구조’라고 부르게 된 것에 스며들어 어디에도 없는 동시에 어디에나 있었다. 그녀는 구름이자 풀이었으며, 바람이었거, 팔 위를 기어가는 개미였다. 모든 것은 그녀였고, 그녀는 모든 것이었다.---p.55
의사로서의 삶은 끝났어도 그녀는 살아 있었다. 케이맨 브랙에서 평판을 회복할 수만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어떨 것 같아요?”
소프트개발 책임자인 줄리안은 마법이나 유전자 조작으로 영원한 삶을 가능하게 하려는게 아니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시레 현실은 다르기에 영생은 이미 존재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신경외과 수술을 통해 뇌가 현실을 ‘창조’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증명하려는 것을 캐로에게 전합니다.
엘렌을 도울 수 있는 천문학적인 급여와 끝난 줄 알았던 의사로서의 커리어를 노벨상 수상자의 추천서를 받아 다시 시작할 가능성, 무엇보다도 신경외과 수술을 집도할 기회를 캐로는 잡을 것인지 궁금해 집니다.
케이블 선들과, 생각을 읽는다는 기계, efMI
“각 우주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우주와 동일하게 시작했다가 이후 우리가 인식하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벌어지지 않는 다른 일들이 생기면서 스스로 진화합니다. ---p.86
창조하고 다른 우주로 들어가 그 안에서 살아간다. 이는 뇌가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은 모두에게 전혀 낯설지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 꿈을 꿀 때라든가, 의식 변화를 유도하는 약물을 먹이거나 고열이 날 때, 예를 들면 지난밤 맨발로 해변을 거니는 꿈을 꿀 때 등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그저 우리 뇌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양자 정보에 불과합니다. 깨어 있든 꿈을 꾸고 있든, 우리가 겪는 생물물리학적 과정은 같다고 합니다. 해변과 파도, 자갈을 창조하는 것처럼 알고리즘은 사고가 모든 정보를 통합하는데 사용하는 도구가 되며 우리가 아는 삶은 관찰자에 의해 결정되며 이 때문에 우리는 익숙한 우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알고리즘을 바꾸면 또 다른 ‘현실’을 창조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상상으로만 생각했던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냉철한 이성과 깊은 사유가 만날 때 어떻게 되는지 독자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상황은 심각 하지만 주인공의 처한 처지를 생각한다면 뿌리치기 어려운 조건이었습니다. 이 비밀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두 작가의 세계는 다채롭고 흥미로우며 과학과 문학의 만남의 에피소드가 충분합니다. 오말리는 환가을 현실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강했던 걸까 아니면 그녀가 기사에서 보여준 공권력에 대한 기자로서의 회의적 태도를 감안했을 때 오히려 망상을 현실로 믿지 않도록 더욱 경계하고 있었을지 캐로는 오말리와 트레버, 주리안, 그리고 다른 모두가 각자의 세션에 대해 확신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자신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며 도무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60 미닛츠>가 방송되기를 기다리면서 와이거트는 창문에 부딪혀 떨어진 그 새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책이 성공을 서두고 존경하는 과학자들에게서 신중 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날아오르다가 한순간에 선정적인 소동과 충돓게 만 것입니다.
”죽음은 종말이 아니라 또 다른 변주일지도 모른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