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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4 - 박경리 대하소설, 4부 2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채손독을 통해 다산북스로부터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토지14권은 명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녀의 방황과 사회적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명희의 가족과 주변 인물들 찬하, 용하, 오가타 등의 지식인층과 관수와 강쇠를 중심으로 한 영광, 영선, 휘 비지식인, 서민층이 겪는 다양한 문제와 상황과 시골에서의 삶을 통해 토지의 중요성과 민족의식이 강조됩니다.
시작은 길노인의 생일잔치로 시작합니다.
담금질하듯 정수리를 태우던 복더위는 갔고 매미 소리고 요즈막엔 뜸했다. 흙담을 타고 올라갔다가 늘어진 호박 넝쿨은 누릿누릿, 잎새들이 많이 성글어 뵌다. 그간 날씨가 계속 가물기는 했었다. 환갑, 진갑을 지낸 지 십 년이 넘었으며 이미 상배까지 한 길노인의 생신을 뭐 그리 번폐스럽게 벌일 것도 없었을 터인데, 자반고기나 몇 마리 굽고 조갯살 넣어서 나물 무치고 미역국을 끓여 식구끼리 먹으면 족할 것이요. 또 그게 상례였었는데, 그러나 지금 길노인댁에는 적잖은 남정네들이 푸짐한 음식상을 받고 있었다. –6장. 생일잔치
강쇠가 김환의 초기 모습이라면 관수는 김환의 후기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시대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관수는 김환을 극복해야 했고 형평사 운동에서부터 소지감을 기점으로 한 서울 ,소위 지식분자들과 줄을 긋고 석이와 강쇠와 더불어 부산 바닥, 부둣가와 장바닥을 두더지처럼 그 밑창을 파놨으며 용정과 연해주 방면과도 끊임없는 연락망을 구축합니다.
혜관이 없는 자리는 장연학이 대신합니다. 나사를 풀었다 조였다 하면서 대소사를 담당해왔고 그러다 보니 지리산이 비어버린 것이고 산에서 내려가야 했습니다. 산의 시대는 당분간 끝난 거라고 생각하며 관수는 반전을 꾀하고 있었습니다. 서희는 땅 오백 섬지기를 내놓았고 길상이 돌아올 것에 대비해서 산을 중심으로 사방에 거미줄을 쳐놓았던 조직은 언제든 흔들어 깨우면 일어날 것을 대비하는 모습이 역시 남다른 면이 있는 인물입니다.

“가해자가 반드시 승리자는 아니다. 피해자의 체념, 피해자의 굴욕이야말로 피해자의 패배로써 그들의 승리와는 관계없이 패배할 뿐이라는 사실, 적이 누구이든, 설령 적이 아닐지라도...”
한 사람으로 인한 인연의 줄은 거미줄같이 얽히고 설켜, 대의를 위함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최참판댁의 수난과 이 나라 백성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동질적인 것, 원했든 아니했든 간에 이들은 어느덧 한배를 타게 된 것이며, 이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를 강토탈환이라는 희망봉을 향해 망망대해를 표류하고 있음을 부인하지는 못합니다. 우관선사와 김환으로서 그들은 이미 고인이 되었으므로 풀지도 채울 수도 없었던 대속과도 같은 비밀을 당주인 최서희조차 알지 못하였고 남아있던 토지와 새로운 것을 합하여 길노인에게 보다는 길막동에게 관리를 위임하면서 이 모임을 계획하게 됩니다.
윤필구, 연학, 소대감, 관수, 해도사가 길노인의 생일을 맞아 모였습니다. 윤씨부인이 절에 기탁한 땅 오백석에 관해 의논을 하고 지삼만의 이탈, 그의 죽음으로 자해분자는 소탕된 셈이고 해도사와 일진. 그들과 관계가 깊은 소지감, 조막손이 손자의 아들 손태산도 그렇고 그들 새로운 이들의 등장은 상당히 희망적으로 보이며 뭔가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면서 15권으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