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딕 × 호러 × 제주 ㅣ 로컬은 재미있다
빗물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11월
평점 :
고딕 X 호러 X 제주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은 책입니다.
세상의 이면을 보는 호러 작가 7인 × 그들이 사랑하는 섬 제주도
아름다운 섬과 섬에 깃든 그림자, 그 환상과 현실을 조율해 낸 7편의 이야기
《고딕×호러×제주》는 장르 소설이 사회와 역사를 다룰 수 있을까를 고민한 앤솔러지답게 호러 소설만의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이재수의 난, 일본군 점령, 결7호 작전, 4·3 사건 등의 아픈 역사와 설문대 할망, 그슨새, 애기업개 같은 제주 설화를 담아낸 책으로 독자들은 제주의 슬픈 역사에 공감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흰 손이 공격하는 동굴에 갇힌 제주 출신 방송 작가와 티격태격 탐정과조수 콤비의 위험한 의뢰, 공사 인부 수십 명이 실종된 숲(곶) 등 개성 넘치는 이야기들은 독자에게 씁쓸함, 두려움, 통쾌함, 안도감 등 풍부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호러는 약자가 주인공이 되는 전복의 장르라고 작가는 이야기 합니다. 현실에서는 강자만이 살아남습니다. 하지만 문학적 상상력의 공간에서는 약자가 강자를 이기기도 합니다.
제주도에는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어떤 것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것은 곶에 살고 있으며, 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인부의 대규모 실종과 수색대의 죽음에 그 존재가 연관되었다는 건 명명백백한 사실입니다.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귀신일 수도, 요괴일 수도, 아니면 도깨비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주도 사람이 그것을 이렇게 부르는 건 들었습니다. ‘그슨새’라고. 그러면 지금부터 제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상세하게 적어보겠습니다.
---p.274 「곶」 중에서
‘그슨새’라는 말이 있었네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의 정통 귀신 혹은 요괴. 제주도의 특성이 무척 잘 드러나는 요괴로 제주도의 우장을 뒤집어 쓴채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제주도에서는 사악한 기운이나 액을 ‘새’라고 하거나 원통하게 죽은 영혼은 ‘새’가 된다고 믿기도 했다고 합니다.
2016년에 제주에 내려와 사랑에 빠져 일만 팔천 신이 존재하는 민속 신앙, 정겨운 제주어와 육지와 사뭇다른 문화, 곶자왈, 오름, 바다, 올레길 같은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는 제주도는 신비한 곳임에 틀림없습니다. 많은 수탈의 역사였던 이곳 제주에는 목호의난, 이재수의 난, 일본군 점령, 결7호작전, 4.3사건, 5.16 도로 건설 등 몰랐던 일들도 많았습니다. 고딕소설은 호러와 로맨스가 결합된 오래된 장으로 대표적으로는 프랑켄슈타인이 있습니다. 저자는 작품에서 설문대 할만, 그슨새, 광양당신, 오방토신, 애기업개, 이어도 전설 등을 등장시켜 《고딕×호러×제주》 라는 작품에 제주신화와 민담을 알려 준 점이 좋았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으로 잊고 있던 4.3사건과 5.16광주사태등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호러 장르를 통해 사회와 역사를 알고 또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