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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ㅣ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 / 창비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정약용이 유배 생활 동안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담아 쓴61편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801년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27편을 비롯해 , 아들들에게 내려주는 교훈 9편, 형님에게 보내는 편지 14편,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 11편 모두 61편으로 모두 인생 교훈에 지침이되는 글입니다. 이는 가족에 대한 안부와 아들, 친지와 제자들에게 당부의 글로 당대 최고 실학자이자 따뜻한 아버지로서의 다양한 면모들이 각각의 편지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논리적, 설득적 내용 구성을 바탕으로 모범적인 삶의 가치를 추구해 온 행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아들들에게 정신적인 유산으로 주려했으며 근과 검이라는 덕목을 중시 했음을 알수 있습니다. 다산은 아들 학연(學淵)과 학유(學游)에게 엄했으나 다정던 아버지였고 둘째 형님 정약전(丁若銓)에게는 속이 깊은 동생이었으며 제자들의 생계를 염려해 주는 자상하고 올바르고 존경받는 스승으로 200년전 척박했던 남도 땅에서 유배 생활을 하며 잠시도 붓을 놓지 않았던 한 외로운 학자의 편지를 보면서 풍요로움에 익숙한 나머지 자식들에게 우리는 정신적인 면보다 물질적인 것에 더 할해하는게 아닌지 현대인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되는 글이 많이 있습니다.
“내가 밤낮으로 애태우며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은 너희들 뼈가 점점 굳어지고 기운이 거칠어져 한두해 더 지나버리면 완전히 내 뜻을 저버리고 보잘것없는 생활로 빠져버리고 말 것만 같은 초조감 때문이다. 작년에는 그런 걱정에 병까지 얻었다. 지난여름은 앓다가 세월을 허송했으며 10월 이후로는 더 말하지 않겠다.”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일 뿐만 아니라, 호사스런 집안 자제들에게만 그 맛을 알도록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촌구석 수재들이 그 심오함을 넘겨다볼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p.37
대학자 정약용의 이 책은 오랜 세월에도 빛바래지 않는 인간 정약용의 가슴 따뜻한 삶의 지침들이 책에 들어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박석무 원장은 졸업논문으로 다산의 법사상과 법률관에 대해 쓰면서 다산과 첫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자신도 감옥생활을 하던 중 다산 저술에 대한 연구를 하며 나온 책입니다. 독서의 중요성과 책을 어떻게 읽고 쓸 것인가에 대해 “멀리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직 독서만이 살아나갈 길이며 참다운 공부의 길이라는 점 귀양을 살면서도 책을 한시도 손에 놓지 않은 다산의 마음을 다시 깊이 헤아려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