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말한다면 어느 누구의 공감도 받아내지 못할 일방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설사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적인 얘기에 누군가의 공감을 바라는 일, 그것은 마치 말도 못하게 추웠던 어느 겨울 날 작열하는 태양과 그에 어울리는 풍경을 머릿속에서나마 희미하게 떠올려 봄으로써 잠시나마 추위를 잊어보려는 얄팍한 시도와 같다. 사실 오늘처럼 더운 날 겨울의 어느 모퉁이를 떠올려 본들 도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다 부질없는 짓이다. 어차피 더운 건 더운 것일 뿐 사라지는 게 아니지 않은가.

 

짧은 연휴의 감질나는 열기가 하룻밤 새에 푸스스 꺼져버렸는지 막상 연휴의 시작인 오늘은 초여름처럼 더운 한낮의 열기에 나른한 졸음만 몰려왔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6주기이기도 한 오늘. 벌써 6년? 놀라게 된다. 서거 당시에는 그저 놀랍고 누군가에 대한 분노로 몸서리가 쳐졌을 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과연 노 전 대통령의 운명이었을까? 곰곰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사람들도 결국에는 시들한 죽음에 이르고야 말겠지만 그때까지 그들의 작태를 어쩔 수 없이 보아야 하는 마음이란...

 

민주주의의 퇴행은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경제력이 소수의 사람들에게 집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권력 또한 최정점에 있는 몇몇의 사람들에게 점차 집중되어 가는 현상을 두고 대한민국에서는 '발전'이라고 칭한다. 노인 두 명 중 한명은 절대빈곤에 시달리는 이 나라의 현실은, 취업절벽과도 같은 청년실업의 문제는 권력자의 욕심에 묻혀 화석처럼 굳어지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을 바랐던 노 전 대통령의 꿈은 노란 풍선에 실려 날아갔을 뿐이다. 연휴의 첫째날이 힘없이 사그라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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