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 부산
김민혜 외 지음 / 산지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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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소설집-모자이크 부산”

 

제목이 독특했다.
여섯 사람이 쓴 이야기를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다니,
약간 봉 잡은 느낌도^^

 

테마소설집 <모자이크 부산>.
작가마다 서로 다른 ‘곳’을 주제로
기억을 더듬으며 아픔을 드러내고
희망을 껴안고자 애쓴다.
때론 지독히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선
모습도 보인다. 희망도 꿈도 내던진 채.

 

시민공원, 증산공원, 임랑 바닷가,
초고층 아파트, 돌산마을, 거제리.

 

소설 속 배경이자
주인공과 다름없다 해도
섭섭하지 않을 만큼,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부산’에 있는 ‘장소’들이다.

내가 만나 본 곳도 있고
이름조차 처음 듣는 공간도 있다.

 

장소에 얽힌 추억과 기억이,
(아마도) 상상과 더해져
끈적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우리가 과거를 떨쳐내고
미래로 나아가는 시점은
지난 아픔에 대해 얘기하며
애도할 수 있을 때가 아닐까 싶었다.
그래야 우리 모두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_박영해 ‘작가노트’에서

 

“마지막 문장을 쓰는 순간,
‘공중부양증’을 앓던 내 몸이
땅 가까이 내려앉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자기 정체성에 눈을 뜬 존재로서
최초의 기억을 더듬는 건
아픔을 이해하는 공간으로의 여행이고,
치유의 길이다.”
_안지숙 ‘작가노트’에서

 

‘지난 아픔’, ‘최초의 기억’이
공간과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그것도 아주 클 수 있다는 것을
작가노트에 새긴 글에서 새삼스레 배운다.

 

어찌 보면 늘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고 살아왔던 것도 같다.
사랑도 행복도, 미움과 원망마저도.

 

<모자이크 부산>을 만난 덕분에
내가 사는 공간을 좀 더 세밀하게
헤아려 보고 싶어졌다.

 

이곳에서 나는 무엇이 바뀌었고,
또 무엇을 얻고 잃었는지
차근차근 돌이켜 보면

 

박영해 작가의 글처럼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고,
안지숙 작가의 말처럼
‘치유의 길’을 찾을 수 있을는지...

 

하루에 한두 편씩 나눠 보는 재미가
참 쏠쏠했다.
 
내가 모르는 삶,
내가 겪지 못한 시간,
내가 볼 수 없을 사람들.

글로 알고, 느끼고,
또 만나게 해 주니
역시 소설이 좋구나.

소설 여섯 권을 본 듯한
충만함을 안고 
<모자이크 부산>을 덮는다.
 
이 밤도 어디선가 글농사 짓느라
머리는 복잡해, 허리도 아프고 있을
세상 소설가들한테
수줍은 응원을 보내고만 싶다. 
 
“역시, 소설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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