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치려고 했던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를 끝내기는 커녕 책을 들여다 볼 시간도 없었다. 바쁜 하루였고, 어느 순간부터 토요일에는 팟빵에서 정치에 관해 이것 저것 챙겨 들을 게 많아서 기본 네시간은 잡아 먹다 보니, 책을 끝내고 미스터리물로 넘어가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나는 매일 죽는 자의 이름을 묻는다, 를 읽으면서 역시 나는 영미권 작가들의 글쓰기와 맞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스터리쪽은 유럽 작가들이 강세고 재미+ 참신하기까지 해서 미스터리물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데, 과학쪽 관련 작가들과는 맞지 않는다. 글이 정신 사납고 무슨 말하는지 포인트를 집어 내기가 힘든데 반해, 미영 작가들은 커다란 주제를 잡고 점차 세부적으로 글을 써 글이 쉽게 읽힌다. 구성적인 글쓰기는 탁월하다.
지금 읽는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에서 수 블랙은 법의인류학자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에피소드만을 나열하는 게 아니고, 우리 몸의 시작점 뇌-> 얼굴-> 척추-> 가슴->목을 두 분류로 잡고 파트 3부터는 우리 몸의 사지 즉 손, 발, 가슴이음뼈등을 다룬다.
뇌에 대한 해부학적 이야기를 한 후 그와 관련된 범죄 에피소드를 덧붙여 이해를 돕는다. 이런 구성은 해부학적 설명이 지루할 수 있기에 적절한 에피소드를 넣으므로써, 우리 몸 기관에 대해 세세하게 이야기 한다.
처음 몇 페이지 넘길 때는 지루한 책인가 싶었는데, 작가가 어떻게 써야 지루함을 피하는지, 구성적인 글쓰기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