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도 썼지만, 유럽으로 여행할 경우 제1선택지는 1905년 아인슈타인이 특허청에서 일하며 상대성이론등 5편의 논문을 발표한 스위스 베른이다.

특수상대성이론, 광전효과, 브라운운동, 분자의 크기 그리고 E=MC2와 같은 5편의 논문을 집필하고 친구들과 이 논문과 관련된 토론을 벌였던 근처 카페에서 진한 커피 한잔 마시며 아인슈타인이 살었던 1905년의 역사를 체험하고 싶다.

물론 지금은 아인슈타인과 친구들이 함께한 카페는 사라졌겠지만, 아인슈타인 하우스 근처에 비슷한 카페는 있지 않을까. 왁자지껄한 말소리며, 집을 향한 발걸음 소리,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시계 종소리, 붉게 물드며 노을지는 늦은 오후의 카페에 앉아 과거의 시대를, 과거의 도시를 지켜보고 싶은 것이다.

어젠가 kbs의 최경영의 최강 시사에 나온 유시민 작가의 유럽도시여행2에 관한, 유작가님의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스위스의 베른이나 뉴턴의 영국을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작가님 역시나 유럽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 유럽도시기행 1은 읽지 않었지만, 유럽의 도시를 찾아 그 곳에서 일어난 역사를 되새김질하는 유작가님의 모습이 상상된다.

코로나로 인한 일상의 갑갑함과 단조로움이 지속되면서, 일상의 탈출구 같은 게 필요하다. 인스타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면, 혹은 조카가 7월말에 포르투갈로 여행을 간다고 하는 걸 보면 유럽은 개인 관광이 허용되기는 한가본데, 지금처럼 덜 붐빌 때 가보고 싶다. 유럽은 아는 만큼 보이는 곳이라, 종교나 미술같은 예술 문화나 나처럼 과학자들의 이론이나 실험•연구 발상지 같은 곳을 집중적으로 찾아 다니는 것만 해도 한달도 모자를 것이다.

과학자들을 찾아 도시에서 도시로 찾아 움직이는 여정, 내 인생에서 한번은 도전해 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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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7-20 0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읽어 볼까 생각했는데 별로라는 분도 있어서 망설여지네요.ㅎ 조카부럽습니다.
근데 코로나가 다시 번지지고 있어 걱정도 되네요.

기억의집 2022-07-20 10:42   좋아요 1 | URL
2권도 그런가요? 1권은 실망했다는 리뷰어들이 많어서.. 2권도 그렇군요. 요즘 유작가님 라디오 나와 홍보 많이 하시던데.. 최경영의 라디오에 유작가님 나와서 책홍보 하면서 한 말씀은 좋았어요.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어봐야겠어요!!

희망으로 2022-07-20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찐 여행이 될것 같아요. 일욜에 남편이랑 결혼 30주년에 유럽 이야기 했어요^^

기억의집 2022-07-20 12:56   좋아요 1 | URL
ㅎㅎ 저는 내후년이 이십오주년인데,, 그 때 가보자 했네요. 남편이 스페인 이야기 하길래 스페인에 유명한 과학자 없다고 스위스 영국 가자고.. 그때 가 봐야 .. 돈 먹는 하마 둘이 지금 있는 상황에서는 힘들 것 같기도 하고 ..

2022-07-20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0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2-07-20 1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케일이... 국제적인 페이퍼라 좋네요. 좋은 자극 받고 갑니다.^^

기억의집 2022-07-20 13:00   좋아요 1 | URL
페크님~ 감사합니다. 근데 국제적인 스케일보다 작은 소망 같은 거라.. 언젠가는 가 보고 싶어요!!!

서니데이 2022-07-20 1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에는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코로나19 시작되고 나서부터는 여행지 화면이나 사진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일상적인 일들이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또 비슷해질 것 같기도 합니다.
기억의집님, 오늘도 더운 하루, 시원하고 좋은 시간 되세요.^^

기억의집 2022-07-20 22:32   좋아요 2 | URL
전 예전에도 여행다니고 싶었고 요즘은 더 하네요. 유럽 여행은 가능하긴 한데.. 유럽도 예전 같은 분위기는 아닌 가 봐요. 코로나 이전의 활기찬 세계가 그리워요!!!

막시무스 2022-07-20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른에 가셔서 아인슈타인 여행이 끝나시면 베른 미술관을 한 번 꼭 들려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네요!ㅎ

기억의집 2022-07-20 22:33   좋아요 1 | URL
네~ 베른 미술관은 생각도 못했는데 미술관 들려볼께요. 언제든 가긴 가겠죠!!!

mini74 2022-07-2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자들 탐방 여정이라니! 발상지 찾아 떠나면 더 보람되고 즐거울 거 같아요. 남편꿈은 은퇴후 유렵축구팀 순방이랍니다 ㅎㅎ

기억의집 2022-07-23 15:28   좋아요 1 | URL
예전엔 버킷리스트 웃기다 생각했는데 제가 나이가 드니 꿈이 필요하더라고요. 멋져요. 미니님은 축구 좋아하시려나!!!

mini74 2022-07-23 15:38   좋아요 0 | URL
혼자가라고 했습니다 ㅎㅎ
 

며칠 전에 주문한 책중에서 마커스 초운의 중력에 대한 모든 것을 훑어보는데, 뉴턴의 중력이론인 만유인력의 법칙을 보편 중력으로 번역한 책을 처음으로 만났다.

예전에 읽은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에서 이종필 교수가 만유인력의 법칙(law of universal gravity)의 의미를 영어원서를 보고 알았다면서 일반적으로(혹은 보편적으로) 어디에서나 끌어당기는 것이라는 의미의 만유인력이 일본식 번역 용어라는 것이다.

사실 나도 뉴턴의 중력 법칙이 만유인력의 법칙이라는 단어만 알고 있을 뿐 만유가 무엇을 의미 하는지 잘 몰랐었다. 그래서 만유의 정확한 뜻도 모른 체 단어만 외웠는데, 이종필 교수가 이 만유인력의 법칙이라는 용어를 우리식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용어로 바꿔야 한다고 쓴 글이 기억 난다.(아마 이런 뉘앙스였을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나 용어가 일본 것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고 어쩌면 그 그늘에서 벗어나기는 힘들겠지만,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이런 식으로 바꿔나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용어가 번역가인 김소정씨가 했는지 아니면 편집자가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뿌리 깊이 박혀버린 용어를 우리식으로 바꾼 건 신선한 시도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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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2-07-18 2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껏 만유인력의 만유가 무슨 뜻인지 몰랐어요. 유니버설 그래비티 였구나!

기억의집 2022-07-18 23:56   좋아요 1 | URL
ㅎㅎ 저도 이종필 교수님 책 읽기 전에는 몰랐어요. 유니버셜이 일본어로 만유라는 것을요!! 과학 용어도 일본에서 빌려온 게 많아서 바꿔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양물감 2022-07-19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저도 처음 알게 되었네요^^ 많은 전문 용어들이 (쉽게) 일본어에서 차용하고 있는것같아요.

기억의집 2022-07-19 10:53   좋아요 1 | URL
식민지 시대의 영향이 큰 거 같기는 해요. 삼십년도 넘는 세월동안 영향력이 엄청났을 것 같아요!!!

mini74 2022-07-19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학용어 법률용어 중에 일본식 용어가 많은거 같아요. 만유인력보다 보편인력 넘 좋아요 기억의 집님*^^*

기억의집 2022-07-19 10:57   좋아요 1 | URL
예전에 번역은 반역이다라는 책 읽었는데 일본의 영향력이 상당하더라고요. 이렇게 만유인력처럼 무조건 받아들이는 과학용어가 도처에 깔렸을 것 같은데.. 용어를 바꾸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어요!

조선인 2022-07-19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편인력, 저도 귀동냥 해갑니다.

기억의집 2022-07-19 10:59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용어가 널리 쓰였으면 좋겠어요. 교과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교과서에서 용어 바꾸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어요!
 

생각보다 제 취향이 아니였어요. 이 책의 구매 욕구를 확 당긴 건 오타 아이의 범죄자,에서 보여준 사건 설정때문이었는데요, 범죄자,의 도입부가 시내의 광장 한 복판에서 살인 사건이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일어납니다. 너무나도 명백하게 공개적으로 범인이 광장에 있는 사람들을 죽인 거라, 범인이 누가다라는 도입부의 설정이 5인의 목격자도 비슷하게 땄더라고요. 작가는 드러난 범인을 누구에 의해, 어떤 식으로 추적해 나갈까 궁금했습니다.

범죄자,인 경우는 그 광장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생존자와 두 명이 더 합세해 세 명이 사건을 추적해 나갑니다. 글 진짜 잘 써서 읽을 때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였어요. 2권에서 살짝 김장감이 누그러지긴 했지만 재밌게 읽어, 5인의 목격자도 기대치가 높았는데, 아니였어요. 일단 작가가 두 명의 일반인여성 화자를 내 세워 사건을 소프트하게 끌고 나가겠다는 의도가 너무 강했어요.

저는 5인의 목격자라 5명의 화자가 돌아가며 사건을 이끌어나가는 줄 알었는데, 두 명의 친구 관계인 여성 화자가 중요 인물이었고, 미스터리물 제법 읽은 사람으로서는 아, 이러면 두 여성의 관계가 수상하군, 이라고 느끼지 않겠어요. 사건에 불필요한 인물을 고용해 화자로 내세우면 그건 작가로서 능력이 없는 거니깐, 둘 중 한명이 이 사건에 얽혀 있군! 하고 생각한 다음에는 사건의 동기를 찾아 따라 움직이게 되더라고요. 이 과정에서 읽은 재미는 있었지만 텐션은 제로입니다. 가볍게 읽을 만 하고 갈팡질팡하는 로맨스 미스터리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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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7-18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타 아이는 이름을 많이 들은 것 같은데, 찾아보니까 우리 나라에 소개된 책이 많지 않네요.
범죄자가 작가의 초기작이라고 하니까, 괜찮을 것 같기도 해요.
잘읽었습니다. 기억의집님, 더운 하루 시원하게 보내세요.^^

기억의집 2022-07-18 18:15   좋아요 2 | URL
오타아이, 별 생각없이 읽었다가 엄청 재밌게 읽었던 작가였어요. 신간에 대고 진짜 별로예요, 라는 말 하고 싶지 않은데,, 전 저런 류의 미스터리는 그저그래요. 범죄자 생각하고 구매해 읽었는데.. 억지로 억지로 읽었네요!!!

2022-07-18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8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che 2022-07-19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범죄자가 재미있을 거 같네요. 찜해야지

기억의집 2022-07-19 11:00   좋아요 0 | URL
두께가 장난 아니지만 재밌게 읽었어요. 2권 들어가서는 범인이 누군지 궁금해 답답은 하더라고요!!!
 

오늘 삼청동 과학책방 갈다에서 열린 클래식 과학 실험 강의 듣고 왔습니다. 양자역학에 관한 책 읽을 때 빼 놓지 않고 등장하는 토마스 영의 빛의 이중슬릿 실험을 한다고 해서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고 싶어 신청했었어요

양자역학에 관한 책 읽을 때 토마스 영이 빛의 성질이 파동이냐 입자냐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고 이 실험으로 빛은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증명을 해서 그 당시만 해도 빛은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널리 알려졌는데, 가만히 읽다보니, 저도 해 볼만한 실험 같어서 그 때 레이저 포인터하고 두꺼운 종이를 준비해 종이에 두 개의 구멍을 내고 멀리서 레이저 포인터를 쏘았는데, 영이 실험한 결과가 안 되더라고요. 사진에 올린 녹색동그라미처럼 이중 슬릿을 통과해도 저런 무늬가 안 생겨 저 실험이 맞나 했거든요. 어디에서 잘 못 되었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뭘 잘 못 했는지 몰랐는데, 오늘 이한결 선생님의 강의로 알았습니다. 이번 실험에서는 투명하고 두께가 있는 판에 면도칼 두개로 맞붙여 슬릿을 만들어 비춰야 저런 회절 모양이 나오는 것이더라고요. 구멍 두개의 간격이 아주 가까워야 빛을 비출 때 회절 모양이 선명하게 나옵니다.

보통 우리의 상식으로는 두개의 구멍으로 빛을 비출 때 그림자 두 개가 생길 것 같잖아요. 그쵸!! 구멍이 두개니깐 당연히 그림자 두 개가 생길 것 같은데, 아닙니다. 빛이 두 개의 구멍을 통과할 때 빛은 파동처럼 움직여 여러 개 겹친 것처럼 회절 무늬가 생겨요.

오늘 실험에서 투명판에 두개의 구멍을 내고 레이저 포인트로 비췄더니 벽면에 저런 무늬가 나오더라고요. 완전 신기신기~ 멀리서 보면 그냥 직선 같죠. 무늬를 확대해 보면 점선 같이 무늬가 보여요. 회절무늬입니다. 어떻게 하면 회절 무늬가 만들어지는 알게 되서 신났어요. 이게 글자의 한계이긴 해요. 제가 진짜 양자 역학책 꽤 읽었는데, 어디서도 이중 슬릿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 준 책은 없었어요. 이런 건 실험 강의 한방에 알게 되더라고요.

유익하고 강의였어요. 저 이중 슬릿 실험이 결국에서 양자역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오늘 강의 하신 이한결 선생님 말대로 저 시대에 저 실험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을 거라 하시더라고요.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레이저포인터(빨간색으로 쏘아주어야 합니다)가 있지만, 토마스 영이 살던 시대는 촛불의 시대라… 참, 어떻게 보면 영국의 과학자들이 대단하는 생각이 들긴해요. 저 실험에서 빵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순수하게 우리의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싶어서 저런 실험을 해 내는 거 보면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 아마 세계를 뒤흔든 실험의 역사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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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2022-07-16 0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세상에!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인데
이중슬릿 실험이 중요한 증거라는 것만 알았지
실제로 해볼 수 있을거라고 상상 못했어요 ㅋㅋㅋ
실험하신 거 흥미롭게 봤습니다 언젠가 저도 성공해보고 싶네요

기억의집 2022-07-16 10:04   좋아요 2 | URL
ㅎㅎㅎ 책을 읽다보면 어떤 건 해 볼만 하겠는 걸, 하는 실험들이 있더라고요. 저는 이 실험 도전했다가 실패했는데 이번에 강의 들으면서 하니 어떻게 하는지 알게 되서.. 이따 준비물 페이퍼로 올려볼께요.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겠어요!!!

희망으로 2022-07-16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인을 대상으로 이런 실험을 하는 곳은 많지 않은것 같아요. 주로 아이들 체험이 많았지요. 대학에서도 아이들 중심 수업뿐이고. 아닌가??
요즘 전 책 한권 못 읽고 있어요. 책읽고 싶은데^^
지난주 쇼코의 미소 조카가 보여줘서 잠깐 읽은게 다라는요.
아빠가 호스피스 입원하셨어요. 그래서~~
잠깐씩 알라딘 들어와서 글만 살짝씩 보고 갑니당^^

기억의집 2022-07-16 11:45   좋아요 1 | URL
희망님 그러지 않아도 이번주에 보려고 했어요. 아버님 근황도 듣고 싶고 해서.. 희망님 맘 아플 것 같아서.. 이번 주에 보려 했는데 의외로 제가 뭐 하다 보니 바뻤어요. 심적으로 힘드실 것 같아요. 다음주에 비 오더라도 한번 봐요.

맞아요. 애들 위주로 실험은 많은데 성인 위주로 없었는데 이번에 생겨서 듣고 왔어요. 저는 오늘 마녀 위니 다 하려고 해요. 대부분 다 했는데 가디건 소매 다는 게 힘들었어요 ㅠㅠ
 

불면의 밤이 갈수록 늘어난다. 습한 여름밤이라는 요인도 작용하겠지만 요 근래 비 한바탕 쏟아지고 새벽녁에는 시원해서 더위때문에 잠 못 드는 밤은 아닌 것 같다.

갱년기 증상이다. 몸 전체가 특히나 얼굴이 확 달아오르면 열이 나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 몇년 간 잠잠하더니 올해 특히 심해진다. 연초부터 그러더니 증상은 쉬 없어지지 않는다. 너무 괴롭다.

게다가 잠까지 오지 않아서 새벽 네시, 어떨 때는 날이 밝아오기 시작할 때쯤 잠이 든다. 침대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거실에 나와 소파에서 누웠다 앉았다를 반복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글자는 눈에 들어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거다. 영화나 드라마는 예전처럼 보는 게 고역은 아니지만 새벽에 소리 켜서 보기가 힘들어서 책을 주로 읽는다. 이어폰으로 들으며 보면 되겠지만 그 새벽에 이어폰까지 끼고 볼만한 애정 넘치는 작품은 그렇게 많지 않다.

잠이 오지 않는 상황에서 꽤 많은 미스터리물을 읽고 있다. 가볍고 편해서 불면증에 대한 불쾌함을 잡아두고 있다. 잠이 모자라 아침이나 낮에 쪽잠 자는 게 전부인데도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이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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