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딸애랑 삼청동 갔다가 풍문여고 앞에서 찍은 플래카드이다. 한국 문학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없고 한강 작가에 대해서도 몇번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내 성향의 작가가 아니여서 부커맨상인지 맨부커상인지 받을 때도, 검색할 맘조차 들지 않았다(게다가  평소 나는 맨부커상 받은 이언 맥큐언이나 줄리아 반즈같은 작가의 소설들 읽고 그닥 매력을 못 느껴서 맨부커상 수상작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한때 한국소설이라면 평론가의 글까지 찾아 읽고, 조정래작가의 태백산맥을 읽으며 눈물을 주루룩 흘리던 때가 있었는데, 이십년이 지난 현재 나는 왜 한국문학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

 

늦은 감은 있지만, 한국문학에 대한 외면 이유를 깨달은 것은, 스텔라님이 쓴  정지돈 소설의 리뷰글의 첫 문장 덕이었다.  스텔라님의 첫 문장, "지금부터 이십년전 전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이 나왔을 때, 앞으로 우리나라 소설가들은 이렇게 소설을 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즉 소설을 쓰기 위해 발로 뛰어 다니지 않고 그렇게 책상에 앉아 텍스트를 보고 상상력을 더해 글을 쓸 거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지돈의 소설집을 보니 그 예견에서 한 벌 더 진화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묘하게도 난 이인화의 작품을 둘러싸고 문학의 미래를 정의한 저 이유 때문에 한국소설은 더 이상 읽지 않는다. 머리속에서 오로지 텍스트를 짜깁기하는, 이야기나 사건의 전개가 없는, 관념적이고 머리속에서만 지지고 볶고 혼잣말로 궁시렁거리는 허구에 짜증이 나서 독서의 의미는 커녕 즐거움조차 찾을 수 없기에, 일본이나 서구문학쪽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었다.

 

작가들이 사회 현실은 제쳐두고 자기 내면의 일어난 일이나 주변만 묘사하거나 나열하다 보니, 이게 무슨 소설인지 일기인지, 본인들은 실험적 소설 운운하는데, 현실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야기에 독자가 뭔 매력을 느낄 수 있냐 말이다. 그런데 모순적이게도 독자인 우리는 이게 뭐지???하는 불만을 표출하는 사이, 작가들은 본인들의 이야기를 후장사실주의라로 정의내리고 있다. 사실주의라면 뭔가를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는 거 아닌가!

 

젊은 작가들이 모여 후장사실주의를 표방하고 있는데 왜 나는 우리 작가들의 작품속에서 사회현실을 보기보다는, 우리와 비슷한 사회현상을 가진 일본 사회파 소설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일까? 왜 우리는 부동산 투기의 몰락을 말할 때, 신용카드의 무분별한 소비 형태를 논할 때 미유베 미유키의 이유화차를 언급해야되고,  신자유주의 시대의  하류 인생의 철저한 파멸을 이야기할 때, 기리노 나쓰오의 아웃을 읽으며 공감해야하는가. 다른 나라의 소설나부랭이 읽으면서, 그들이 묘사하는 삶을고통스러워하며 공감하며 사회의 비리와 모순을 정면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가. 이 작품들은 미스터리 형식을 빌려오고 있고 발간된지 이 십년이 넘었어도, 소설 속 현실주의는 지금 한국에선 아직도 리얼하게 유효하다. 그 어떤 한국 작가도 자신의 작품에 저만큼이라도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게 한국문학의 현실이다.

 

일본 작가들이 현실에 대한 순발력과 통찰력이 그 누구보다도 뛰어나서일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적극적인 시선과 참여 의지가 이야기로 구체화된 것이 아닐까. 어떤 면에선 사회면 하단 기사로나 접할 수 있는 소재의 이슈를 그들은 집요하게 미스터리 형식으로 치환하며, 우리와 비슷한 사회의 민낯과 자화상을 과감하게 추적해 나간다.

 

적어도 사실주의든 후장사실주의를 표방했다면, 뭔가 사회적인 문제를 이야기속으로  끄집어내야하는 게 맞다. 당신네들의 잠자리 사실주의 말고. 우리 작가들이 얼마나 사회적인 문제에 둔감하고 이야기를 못 만들어내는지는, 몇 달 전에 장정일이 시사인에서한 글을 연상시킨다. 그는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위안부의 강제연행에 의문을 제기한다.

 

 <귀향>보다 일주일 앞서 <동주>가 개봉되었다. 윤동주는 왜 헌병에게 끌려간 소녀들 시를 쓰지 않았나? 시인 한용운과 이상화는 ? 소설가 채민식과 염상섭은? 작품 발표는 못 하더라도 일기나 비망록정도는 남겨 놓을 수 있지 않는가? 이광수와 서정주는 적게는 2만에서 3만명, 많게는 20만명이나 되는 조선인 처녀들이 총칼에 끌려가는 것을 뻔히 알고서도 친일파가 되었더란 말인가? 해방직후 아무도 이 좋은 주제와 소재를 취하지 않았던 진짜 원인은 대체 무엇일까? 나처럼 편향적이라면 더욱 외면받으리라는 것도 잘안다....한국인들은 일본을 압박하면서 책임을 묻을 수단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강제연행을 포기하지 못한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 박유하의 위안부 강제연행 부인에 동조하는 글이기때문에, 몇 번을 다시 읽고 또 읽었는지 모른다. 이게 정말 한때 기득권에 조소를 보냈던 시를 썼던 시인이자 소설가였던, 장정일이 글이 맞는가, 하고 말이다. 이 해괴망측한 글이 진실로 그가 쓴 것인가하고 되내이고 되내였다.

 

장정일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위안부, 식민지 시대의 독립 저항 운동, 독립군 이야기등이 넘쳐나야 하는데, 그 어떤 소설가도 위의 주제나 소재를 쓰지 않았다. 심지어 남태평양 전쟁에 끌려간 수십만명의 젊은 청년 이야기로 꾸민 소설은 아예 존재하지 않아 우리 나라에서는 위안부도, 독립운동가도, 심지어 태평양 전쟁에 끌려간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소설가들이 글을 쓰지 않아서. 일기나 비망록으로 남기지 않아서. 이광수, 염상섭, 채만식, 이상, 윤동주 같은 사람들이 글을 쓰지 않아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아서 우리의 역사는 존재하지 않게 되어버f렸다.

 

나는 우리 엄마에게 어린 시절부터 외할머니가 일본놈들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숨었다란,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자란 세대이다. 게다가 일본인이 아니고 일본놈이 얼마나 잔인하지,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된 증언은 어린시절 옛날 이야기마냥 들었던 세대이기도 하다. 아마 장정일이 시골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팔구십 넘는 노인분들에게 녹음 마이크 들이대고 식민지 시절 이야기 하라고 한다면 그들은 아마 한보따리 풀고도 남을 증언을 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소설가들이 위안부문제에 어떤 글도 남기지 않았다고 위안부 강제연행에 의문을 표한다.

 

예나 지금이나 소설가들은 자신의 안위에만 관심 있지 않나. 기생치마폭에서 살던 이상이나 김동리 문학이 우리의 근대문학이라고 버젓히 교과서에 실리는 나라 아니던가. 현재 우리와 살고 있는 동시대의 작가들이나 젊은 작가들의 작품 소재는 사회 문제는 커녕 연애나 잠자리 리얼리즘이 주류가 되었다. 그들이 지금 소설가로서의 임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가. 적어도 리얼리즘을 표방할만큼의 배짱을 가진 소설가들이라면, 현실 문제에 어느 정도 직면해서 무엇이 우리 사회를 파괴하고 있는지 정도는 순수형태든 미스터리 형식이든 판타지 형식이든지 간에 자신이 생각했던 뭔가를 보여줬어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현실 문제에 관심을이 없다보니, 그들은 자신의 작품속에 시대의 현실 전부를 담아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택한 시대상의 소재는 그들의 안위와 직무유기일 뿐이었다.

 

태평양 전쟁에 참여해서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이 태평양 바다 한 가운데 죽은 이야기가 오십년이 넘어서 한수산 작가에 의해 나왔다. 이광수도 채만식도 염상섭도 그 어떤 소설가도 쓰지 못한 이야기를, 정확하게 칠십년 만에 이야기 형태로 나온 것이다.

 

진작에 나왔어야 할 이야기가 칠십년이 넘어서 이제서야 나온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 늦게 그 시절를 이야기 하고 있다.왜 우리는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작가들이 흡수하지 못한 체, 역사를 되짚어 바로 잡으려 할 때마다 부정당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이야기와 기록이 없는 나라여서 그런가. 아니면 여전히 친일파들이 득세해서 그런가.

 

소설은 개인의 이야기를, 사회의 부조리를, 악을,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 그게 사실주의든 후장 사실주의든 카테고리와 상관없이. 이제 자신들의 이야기는 내려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너무나 지겹도록 자신들의 이야기가 아닌 세상 이야기를 우리 소설가들에게 듣고 싶다.

 

덧: 우리문학의 덧은 고급/저급을 나누는 것에서부터 오는 것일 것이다. 김진명같은 작가에 대한 작가론이 아직 나오지 않는 것은 우리 문학의 주제와 소재의 폭이 한정되어 있다는 말이고 평론가들의 잣대에 젊은 작가들이 놀아난다는 것이다. 평론가들을 무시하고 본인들이 바라보는 사회를 그렸으면 한다. 그들이 만들어낸 세계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건 평론가가 아니고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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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7-13 14:25   좋아요 0 | URL
기본이 탄탄하고 나서 실험적으로 가면 되는데
기본이 안 된 상태에서 실험적으로 가니 재미가 없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기초가 튼튼하고 나서 구성을 해야 하는데
그림 그리는 실력이 없어서 아예 구성으로 시작하는 화가 같다고나 할까요..

기억의집 2016-07-13 15:05   좋아요 0 | URL
기본기도 없는데 헛바람만 잔뜩 들어서 그럴 거예요. 게다가 젊은애들이 왜 그리 평론가나 문단의 눈치를 보는지. 아직도 조중동 신춘문예 있나요? 등단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들 입맛에 맞는 소설 써 대느냐고 저런 현실적인 문제들은 다 사라지고 실험입네하는 자의식 가득한 작품만 난무하는 상황이니...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3 14:57   좋아요 0 | URL
젊은 작가들은 대중을 향해 글을 쓰지 않고 평론가를 위해 글을 쓴다고 봅니다.
작가를 키우는 것은 독자가 아니라
이제는 평론가가 작가를 키우죠.
평론가 눈에 들어야 작가로 성공할 수 있으니
평론가가 평론하기 좋은 글을 씁니다.
소설이 상징 해석 하기 좋은 것일 수록
평론가는 그런 소설을 평론하는 경향이 있죠.
쉽게 말해서 떡밥을 주는 소설가를 평론가는 좋아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

기억의집 2016-07-13 15:04   좋아요 0 | URL
결국은 독자들은 외면할대로 외면하니 한국문학이 엄청 쪼그라들었죠. 이상문학상이 한때 권위있는 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 누구 관심 가지고 있지 않잖아요. 출판사들이 주는 문학상이 기능을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도 다들 외면하니. 평론가들도 본인들의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어요. 언제까지 순수문학임네하고 묶어둘 건지. 어휴... 진짜. 장정일이나 고종석 망가지는 거 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3 16:45   좋아요 0 | URL
고종석은 자유주의자입네 하다가 어느 순간 꼰대가 된 느낌..
요즘은 하는 짓마다 밉상, 진상.. 트윗질하면서 본성이 드러난 경우라고나 할까요..

2016-07-13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3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07-13 15:0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정지돈이 과연 독자들과 사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봐요.
영화에선 위안부가 간혹 다루어지고 있는데
왜 문학계에서는 이렇다할 작품이 안 나오는지 모르겠구요.
민주화에 대한 책은 그렇게 많이 나왔으면서...

전 이런 페이퍼 너무 중요하다고 봐요.
지금까지 작가들은 평론가와 자신의 문학을 지도해 준
사수나 심지어 심사위원들 눈치 보느라 정작 독자가 원하는 소설이 뭔지를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발 작가가 독자를 생각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기억의집 2016-07-13 14:56   좋아요 0 | URL
실제로 정신대는 여명의 눈동자로 위안부 문제는 할머니의 고백으로 알게 된 거잖아요. 우리의 소설가들은 저런 문제 안 다뤄요. 여명의 눈동자는 순수문학이 아니라고 쳐주지도 않았잖아요. 우리가 살아오면서 겪는 사회문제들을 다룬 작가들이 거의 없다고 봅니다. 민주화도 예전에 외국문학에 임철우씬가 임철수씬가가 단편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설을 썼고 최윤의 저기 저 한점 꽃잎이 지고 정도지, 김영하씨가 노동문제를 좀 다뤘지.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나마 조정래 선생님, 황석영선생님 정도가 현실 문제를 다루죠. 도대체 무엇이 젊은 소설가들을 엉터리로 만들었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잠자리문제나 다룰 뿐.... 안타까워요.

파트라슈 2016-07-13 16:42   좋아요 0 | URL
채식주의자 읽어 봤는데 재미도 없고 별 감흥도 없고 뭐 그렇데요..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듦..
그 전부터 한강 씨 작품엔 관심 없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듯합니다. 천명관씨의 <고래>같은 걸출한 이야기, 서사가 왜 안나오는 걸까요? 이런 소설이 가장 기본에 충실한 소설다운 소설아닌가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7-13 16:46   좋아요 0 | URL
고래 좋죠. 이런 이야기만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소설을 얼마만에 만나는 것인지....

기억의집 2016-07-13 17:17   좋아요 0 | URL
한강의 작품 리뷰 잠깐 보니 다들 평가가 생각보다 별로더라구요. 한강씨가 좀 더 좋은 작품을 쓰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금 상태에선.

하도 한국문학에 대한 편견이 생기다보니 천명관의 고래는 아직도 안 읽었어요.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이야기가 걸출하다니 함 읽어봐야겠습니다^^

시이소오 2016-07-13 16:4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저도 기억의 집님과 똑같은 말을 하고 싶었어요. 이승만 민간인 학살로 백만명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민간인 학살을 소재로 한 소설은 고작 몇 십권에 불과해요. 그러고보니 저 역시 아직 안 읽은 책이 태반이라는 점에서 자아비판을 하게되네요.

한국 문학은 구체적 인간의 현실과 너무동떨어진게 아닌가 싶어요
.조정래 같은 작가가 수천명이 있었어도 오늘날 민중이 개돼지 취급을 받았을까요.

그런면에서 저는 한강 소설에 대한
과도한 관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이미 썼어야 했으나 쓰여지지 않은 소설이 수 천편이에요.

저부터 읽어야 했으나 읽지 않은 책이 너무 많네요. ^^;


기억의집 2016-07-13 17:21   좋아요 0 | URL
아까 시이소오님 강준만의 40년대의 리뷰 읽으면서...정말 암담하더라구요. 진짜 우리의 현실이 저렇구나. 여윤형이 무슨 일을 했는지 김구가 어떤 인물인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무엇일까 하고 말입니다. 우리 나라 소설가들이 얼마나 본인 위주의 이야기만 오징어 씹듯 씹었냐하면 근대 문학이든 현대문학이든 다들 자기들 이야기밖에 없어요. 역사소설도 그다지 없는 나라가 우리 나라 입니다. 이승만이 저렇게 많은 사람을 학살해도 모르니깐 이승만 찬양하는 거잖아요. 어휴... 진짜. 제가 오죽했으면 어제 스텔라님 리뷰 읽고 열 받아 이렇게 썼겠어요. 정말 우리 나라 작가들 문제 많아요. 시이소오님은 워낙 책을 많이 읽어서... 좀 쉬엄쉬엄 읽으셔도 될 것 같은데요^^

지나 2016-07-13 23:05   좋아요 0 | URL
저랑 한강님이랑 동문이었네요

기억의집 2016-07-14 11:53   좋아요 0 | URL
줄리님도 풍문여고 나오셨군요. 간만에 삼청동에 갈 일이 있어 간 거였는데 저렇게 플랭카드 걸렸더라구요. 한강씨는 프로필 보면 무난한 학창시절과 무난한 등단 무난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긴 해요^^

나비선영 2016-07-16 15:30   좋아요 0 | URL
필요한 책을 찾다보면 일본 작가가 쓴 글이 많아서 읽으면서도 좀 의문이긴 했는데 식견이 좁다보니 이런생각은 못했네요 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건 아니란 생각이 드는건 변화가 곧 오리라 좋게 생각해 보네요

기억의집 2016-07-17 06:5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이 페이퍼 쓴 이유가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고 다양한 소재나 주제가 우리 한국문학에도 왔으면 하는 바람이었거든요. 게다가 장정일이 시사인에나 저런 말을 해서... 그래서 쓴 거였어요.

달을사랑한시인 2016-07-16 21:09   좋아요 0 | URL
트집잡는 것 같아서 좀 그렇습니다만, 플랭카드가 아니라 플래카드입니다~

윤우람 2016-07-17 01:52   좋아요 0 | URL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야말로 기억의집님께서 우리 문학에서 기대하시는 그런 작품 아닐까 싶네요.

기억의집 2016-07-17 07:10   좋아요 0 | URL
모든 작가가 저렇게 쓴다는 게 아니였어요. 한강씨가 소년이 온다에서 민주화 운동에 대해 썼다는 것도 알고, 저는 한창훈 선생님 작품도 즐겨 읽습니다. 다만 다양한 소재를 다양한 형식으로 쓰지 못해서... 우리 문단이 순수문학에 대한 아집이 강해서 미야베 미유키처럼 이유나 화차같은 사회적 문제를 쟝르형식 취했다면 아마 속물이라고 했을 겁니다. 지난 번에 미야베 미유키의 사라진 성의 왕국 읽었는데, 솔직히 별로였는데 판타지 형식을 빌린 아동학대 문제 였어요. 다양한 소재의 작품이 나오길 바래서 이 페이퍼 작성 한 겁니다. 실제로 문단에서 공지영이나 김진명 같은 잘 팔리는 소설가에 대한 작품론이 나오고 활발하게 평가해줘야하는데 잘 안 되거든요. 평론가들이나 소설가들이나 다들 직무유기란 거죠. 저희 현대사가 굴곡이 많아서 소재가 많습니다. 그리고 현대사나 현대의 모습을 본인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소설로 쓸 만 한데 안 쓴다고 하는 거죠. 있긴 있지만 작품 수가 적고...그러니 장정일이 저런 말이 나오는 거죠. 소설가들이 쓰지 않았으니 그런 일은 진짜 일어난 게 맞느냐란 식으로요....

거리산책자 2016-07-19 23:44   좋아요 0 | URL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문학에 다양한 빛깔이 존재하므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위 본문에 ˝작가들은 본인들의 이야기를 후장사실주의라로 정의내리고 있다. 사실주의라면 뭔가를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는 거 아닌가!˝에 대해서 보도자료를 덧붙이자면 이러합니다. http://www.hankookilbo.com/v/1612313143a34a4dabeb38279fe41cca

˝8인은 서면 인터뷰에서 “후장사실주의는 로베르토 볼라뇨의 소설에 등장하는 문예사조 ‘내장(內裝)사실주의’를 패러디한 것이지만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도 없다”며 “모인 사람들끼리 통일된 이념이나 공유하는 철학은 없고 그저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고 뜻을 같이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의미를 채워 넣지 않은 단어는 그 자체로 집단의 성격을 암시한다. 역사상 수많은 전위그룹이 의미 없는 ‘미친 짓’을 통해 기존의 세계를 비웃은 것처럼, 후장사실주의도 진지한 비판과 그에 따른 방향 제시보다는 익살스런 패러디를 통해 기성 질서를 조롱하거나 모른 척 한다. 그러나 백민석 작가와 8인의 대화 속에서 나온 “문학하는 애들이 길들여졌다” “모든 출판사가 (…) 서사 위주의 소설에만 상을 주고 히트작을 내고 싶어서 안달이 난 상태” 같은 발언에는 이들이 기성 문단에 대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이 직ㆍ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이들은 서면 인터뷰에서 “확실히 체감되는 건 한국문학이라는 용어에 대해 반응해온 독자들의 퓨즈가 완전히 꺼져버렸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기성 문단의 무엇을 부정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후장사실주의는 아무 것도 부정하지 않고 또는 모든 것을 부정하지만, 사람들이 기존의 것들을 부정하거나 비웃는 데 이 말을 사용한다면 굳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므로 제가 이해하기에는 정지돈 부류(?)가 쓰는 `후장 사실주의`는 `사실주의`를 어떤 식으로든 계승하거나 표방한다기보다 조롱하는 뜻에 가깝다는 것으로-실은 어떤 식으로든 정의하기 어렵게 비워내려는 의지가 강하나-여겨집니다(이 보도자료나 여기에 속해 있는 작가들의 여러 작품을 읽어봐도 그렇고요)...



기억의집 2016-07-20 07:43   좋아요 0 | URL
저도 책 읽은 사람으로서 후장사실주의를 검색해보고 썼어야했는데, 스텔라님 리뷰 읽고 그동안 한국문학에 대한 불만을 즉흥적으로 쓰다보니 잘 모르는 상태에서 글을 썼네요. 후장사실주의라는 게 그런 의미였군요. 본인들도 한국문학에 대한 독자에 대한 외면을 잘 알고 있는데, 말과 다르게 독자들과는 괴리감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문학의 다양한 빛깔을 선호하는 사람으로서 사실 수장 사실주의가 뭔지 모르지만 이런 무슨 주의를 표방하고 활동하는 것에 부정적이지 않지만, 좀 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많은 이야기가 있었고 있는 상태있는,,,, 그런 이야기들 자신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회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우리가 나아갈 길이 어떤 방향인지 작가의 몫으로 제시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한국문학의 현실을 알고 만든 후장사실주의라는 의미가 쉽게 와 닿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