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제트의 초록 양말

리제트의 초록양말 ㅣ 파랑새 그림책 74
카타리나 발크스 글 그림, 조민영 옮김 / 파랑새 / 2008년 11월

아이들이 어릴적 바깥에 나가면 온통 신기해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따박따박 걸음을 옮기면서 넘어지면서도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일어나려는 아이를 볼 때마다 얼마나 사랑스럽고 예뻤던지.. 이런 경험은 아마도 아이를 키워 본 사람들은 느끼리라. 그런 아이가 길을 가다가 눈에 띄는 물건을 집어드는 순간 버리라고 말을 해도 고집을 부리는 순간이 있다.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물건이지만 아이는 손에 힘을 준다. 그건 커서도 마찬가지다. 서너살이 된 아이가 과자통을 가지고 또래 아이들과 싸우고 울고 불고 하는 걸 보면.. 아이의 애착이 싹트는 시간이다.

책 속 주인공 리제트를 보니 문득 그 어린날의 아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길을 가다 우연히 발견한 초록 양말. 그것도 한짝. 어른들은 눈길도 안주겠지만 리제트는 운이 좋다고 만나는 친구에게 자랑까지 한다. 나머지 한짝을 찾지못해 시무룩한 리제트에게 엄마는 양말을 깨끗히 빨아준다. 그때 베베르가 찾아와 초록양말을 머리에 쓴다. 마투와 마토슈 형제가 나머지 한짝을 찾았지만 연못에 던진다. 리제트를 기다리는 엄마는 리제트에게 새로짠 초록 양말을 주는데.

"베베르도 분명히 모자를 쓰고 잘 거야. 틀림없어!" 





아이들이 만나는 세상에서 애착이 가는 물건에 대한 아이들의 심리가 들어 있는 책인 것 같다. 세상이 온통 장난감으로 보이는 건 당연한 건지도. 양말이 근사한 모자가 되고, 포근한 담요가 된다는 상상은 정말 기분좋은 상상이고 행복이 아닌가.

엄마가 지켜줄게

엄마가 지켜줄게
포셔 아이버슨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08년 11월

4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글들은 다시 읽고 읽어서 정독을 해가며 읽었던 책이다. 자폐아를 둔 엄마의 심정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고, 얼마전에 읽은 <진호야, 사랑해>의 주인공 진호가 생각났다. 끝없이 자기자극을 주면서 보통의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행동을 하는 자폐아이들. 그들도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하고 대화하고 싶어한다는 걸 책을 보면서 다시 느낀다. 

포셔부부는 아이 도브가 자폐 판정을 받으면서 자폐의 원인을 찾아 나선다. '이제 자폐증을 치료하자(Cure Autism Now 이후로 CAN이라고 함)을 설립하고 많은 과학자와 심리학자, 의사들을 만나게 되고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자폐증 전문가인 프란체스카 하프를 통해서 또다른 자폐아 티토와 그의 엄마 소마를 만나게 된다. 티토는 소마의 노력으로 읽고 쓰는 등 글자판으로 글자를 짚어서 대화가 되는 아이다. 소마와 티토를 통해서 자폐에 대한 연구는 활기를 띠고 그동안 변화가 없었던 도브가 소마를 통해서 변화해가는 걸 보게 된다. 

티토는 아이큐 185의 천재이면서 생각이나 느낌을 시로 표현해서 시집을 내기도 한 독특한 아이다. 다들 과학자들은 자폐아가 아닐수도 있다는 말을 하는데 티토는 전형적인 자폐아의 행동을 한다. 손을 떨고, 눈을 맞추지도 않고, 자기자극을 주는 아이의 행동들을. 그런 아들을 가르치고 테스트하면서 천재적인 시인으로 만든 소마의 노력은 또다른 자폐아를 가르치면 얼마든지 제2의 티토가 될 수 있다는 걸 말해준다.

티토는 작가가 꿈이란다. 포셔와의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쓴 글이다.

내 안에는 세상의 일원이 되고픈 크나큰 꿈이 있어요.
하지만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죠?
아마도 내 글과 시를 통해
아마도 이렇게 편지를 씀으로써
아마도, 그리고 아마도 
모든 '아마도'는 나름의 꿈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꿈에는 한계가 없잖아요?
그 모든 꿈은 나를 더 큰 하나의 꿈으로 이끌어주죠.
단순히 자폐아의 대표만이 아니라 작가로서 이 세상의 일원이 되는 꿈.

내게 붙은 자폐아 꼬리표를 거부하진 않아요.
어차피 벗어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꿈꾸지 못할 이유가 없는, 작가라는 꼬리표도 붙었으면 좋겠어요.   p190.

포셔는 티토의 놀랍고 영리한 증상들을 과학자들에게 보였지만 연구 결과에는 만족치 못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알리고 노력하는  자폐아를 둔 엄마의 마음은 브레이크가 없다. 그리고 티토가 자폐연구에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를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물겹고, 아들 도브가 소마에게서 글자판을 짚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감동하는 모습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엄마의 간절한 마음이 그 감동으로 포근해지는 느낌이었다. "당신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끊임없이 바란다면, 온 우주가 그걸 주려고 힘쓴답니다." 소마의 말을 통해서 '시크릿'의 끌어당김의 법칙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알기로는 자폐는 정상적인 치료는 불가하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탓일까? 이땅의 자폐아동의 부모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들이 지금도 어디에선가 벌어지고 있을게다. '엄마가 지켜줄게'는 실제로 도브를 낳아 키우면서 티토를 만나게 된 포셔의 실화라는 데에 깊은 감동을 받고 박수를 보낸다. 

오직 아이의 자폐증을 고치려는 그 같은 마음을 가진 두 모자의 같은 길은 앞으로도 계속되어 질 것이리라.

티토가 쓴 '마음나무'

어쩌면 밤일지도 몰라/ 어쩌면 낮일지도 몰라/ 확실히는 알 수 없어/ 아직 따스한 햇살이 느껴지지 않으니까/ 나는 마음나무야/ 그 이름을 내게 선사하던/ 그의 목소리가 또렷이 떠올라/ 너에게 이 마음을 주노니/ 오직 너만이 그럴 테고/ 아무도 너와 같지 않을 테니/ 나는 너를 마음나무라고 부르리라./ 나는 보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해/ 하지만 상상할 수는 있어/ 바라고 기대할 수도 있어/ 고통은 느낄 수 있지만 울지는 못해/ 그래서 고통이 가라앉기만 기다려/ 나는 기다릴 줄밖에 몰라/ 내 근심과 걱정은/ 어딘가 깊숙이 내 안에 갇혀 있어/ 어쩌면 뿌리 속에/ 어쩌면 줄기 속에./ 나한테 마음을 준 그가 다시 오면/ 이번에는 눈을 달라고 부탁해야지/ 정말롤 돌아올지는 모르지만/ 그러길 바라고 있어./ 어쩌면 올지도/ 어쩌면 안 올지도    <침묵 저편에>에 실린 티토의 시 p86

내일은 실험왕 8

내일은 실험왕 8 - 인체의 대결.강원소 편 ㅣ 내일은 실험왕 8
곰돌이 co. 지음, 홍종현 그림, 박완규 외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10월

내일은 실험왕 8...인체의 대결

새책이 나올 때마다 아이가 사달라고 졸라서 이번에도 사게 된 책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잇는 지식이지만 그 원리나 실험은 직접 해보지 않아서 이론적으로만 알았던 사실들을 이번에도 실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만화로 되어있어 그 재미가 더해진 것 같고, 각 캐릭터들의 표정변화를 보는 것도 재미난다.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인체가 아닌가한다. 이번에도 눈여겨 볼만한 실험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실험들이 있다. 부록으로 나온 <DNA 이중 나선 입체 모형 실험 키트>도 있지만 쉽게 해 볼수 있는 실험법이 잇어서 새롭다. DNA가 나선형 구조로 되어 있다는 걸 부록모형을 만들어 보면서 쉽게 이해를 시켰고, 그 구조를 펴면 2M정도 된다니 놀랍다. 입안을 헹구면서 떨어져 나온 세포로 우리의 지문과 유전자들을 알 수 있다니 ...

원소와 실험대결을 펼치는 반디는 혈액에 대한 실험 발표를 하게 된다. 혈액이 만들어지는 방법을 설명하고 항응고제를 넣어서 혈장과 혈소판, 백혈구, 적혈구를 분리하고 그 역할까지 설명한다. 상처가 나면 119가 되어 딱지를 만들어 준다던 혈소판도 보았다. 그리고 혈액으로 알아보는 혈액형 구분하기까지의 실험을 마친다.

반디팀의 조혈 기능에 맞서는 원소팀은 뼈의 역할에 대한 실험을 선보인다. 뼈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뼈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선보이고 식초에 담근 달걀의 실험을 통해서 뼈의 단단함을 증명해보이는데...

이번 실험왕에서는 혈액의 역할과 뼈의 역할에 대한 지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원소의 무게잡는 표정에 코믹함의 범우주의 역할은 감초역을 단단히 한 것 같다. 실험의 딱딱한 공부속에서 잠시잠깐 쉬어가는 페이지로 범우주의 표정을 주목해 보는 건 어떨런지. 그리고 지만이가 좋아한 초롱이가 얄미운 우주녀석을 좋아한다니...

내일은 실험왕이 나올때마다 이번엔 또 어떤 재미와 실험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다려진다. 다음권에는 날씨의 대결이라니 미리 날씨에 관한 책들을 찾아봐야겠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즐거운 간접실험 시간이 되었다.

오바마 아저씨의 꿈

오바마 아저씨의 꿈의 힘 - 읽고 나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 책
박성철 지음, 이종옥 그림 / 글담어린이 / 2008년 11월

이번달 선거로 더욱 그 이름이 빛났던 오바마. 지금도 매일 언론매체에서 한번씩 그 얼굴을 볼 수 있는 오바마. 그의 저력은 무엇일까. 오바마 이야기로 오바마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나는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또 한번 오바마를 만나는 기회를 가진다.

 흑인이라는 불리한 조건과 어릴적 불후했던 성장, 청소년기에 방황했던 그가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노력과 도전은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며 어린이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오바마에게서 배워야 하는 것 중에 가난한 사람들 편에서 그가 보여주었던 진실한 마음, 남의 말을 들어주던 경청의 마음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했다. 선거자금이 많이 부족했던 그에게 많은 사람들이 모금에 동참했고 그를 따르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힘은 막강했다.

오바마가 멘토로 삼았던 링컨과 케네디, 그리고 마틴 루터 킹 목사. 그들을 존경하지만 제2의 링컨도 제2의 케네디도 제2의 루터 킹도 아닌 오바마로 우뚝 서고 싶어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이들이 부모를 존경하면서 커서 엄마처럼, 아빠처럼 되고 싶다고 얘기하지만 정작 부모는 더 큰 인물이 되라고 말하는 것처럼, 오바마는 그들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이변을 몰고온 그의 성공 비결은 무얼까.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꿈을 이루어 주는 일곱가지의 힘을 통해서 느끼고 공감하고 배우는 기회를 가진다.

1.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마음
2. 긍정적인 생활 태도
3. 계획을 행동에 옮기는 실천력
4.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5. 기회를 잡기 위한 준비성
6. 본보기가 되어 줄 나만의 선생님을 갖는 것
7. 더 큰 목표를 향한 도전 정신

그에게서는 절망이라는 단어는 볼 수가 없다. 웃는 얼굴과 자신감에 찬 표정과 행동들이 말해준다. 어릴적 꿈이 대통령이었다던 오바마는 정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는 마법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꿈을 이루게 하는 일곱가지의 힘 속에 그의 살아온 것들을 드라마처럼 본다. 살아오면서 좌절할 때도 있었고, 차별대우에 마음아파 할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서 지금의 오바바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힘들이 느껴진다. 그의 솔직함과 당찬 행보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자고 일어나면 꿈이 바뀌는 어린이들에게 오바마는 아주 특별한 대통령이 아닌가 싶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미래의 예비대통령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8의 마법

8의 마법 - 당신도 모르게 꿈을 이루어주는 비밀의 힘
존 윤(윤형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0월

요즘은 책들의 제목도 참 특이하다. 그래서 한번더 눈길이 가는지 모르겠다. 8의 마법도 그 중의 하나다. 8이라는 숫자는 보통 좋아하는 숫자에 볼수 없었던 숫자라고 알고 있었는데 중국인들에게 8이라는 숫자는 대단한 힘을 주는 숫자란다. 얼마전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은 2008년 8월 8일 8시 8분에 개막식이 개최되었다. 그리고 건물의 높이와 전화번호에 8의 숫자가 많이 등장하는 걸 볼 수 있다. 왜 8이라는 숫자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훔쳤는지는 중국식 발음을 보면 알 수 있다. 8이라는 숫자는 행운이라는 발음하고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8=행운이라는 미신을 믿는다는 그들...

그러면 지은이는 왜 8의 마법이라고 이름지었을까. 책을 읽는 내내 8의 마법때문이라고 말하는 그 신비한 힘은 과연 뭘까 그게 궁금해졌다. 그건 목표를 세우고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고 변화하는 것,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이런 것들이 마법이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내가 특히나 주목했던 건 요즘처럼 책의 홍수속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책들이 많은데 더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한다. 간절히 원하되 그 뒤에는 반드시 노력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면마비로 절망하고 있을때 그의 어머니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것. 보통의 부모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환자를 더 괴롭게 하겠지만 아들의 앞에서 내색하지 않는 모습이 8의 마법이 아닌가 말한다. 역도선수 장미란의 아버지가 사인을 만들어서 연습하라고 시킨것도 8의 마법이 아닌가하고.. 가끔씩은 백번의 말보다는 묵묵히 지켜봐주는게 더 효과가 크다는 걸 느낄때가 있다.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면서 아이들의 생각을 뺏지는 않는지 반성하게 된다. 

우리가 배워보는 8의 마법 3가지 전략과 아시아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중국의  하카족의 위대한 힘이 놀랍고 새롭다. 화교 경제의 30%를 움직이는 대단한 그들의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놀라운 집중력과 미는힘과 당기는 힘의 적절한 조화. 그런 것들이 쌓여서 8의 마법은 싹이 트는 것 같다. 

8의 마법을 만드는 IBL 전략
첫번째 전략 : 상상하라(Imagine)
두번째 전략 : 상상과 현재 사이에 다리를 놓아라(Bridge)
세번째 전략 : 현재를 버려라(Leave)

책을 쓴 존윤(윤형석)은 국제 변호사 겸 자기계발코치라고 소개한다. 지금은 변호사들을 교육하는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는 그의 꿈은 아시아 최고의 트레이닝 센타를 세우겠다는 꿈을 키운다고...8의 마법은 성공한 사람들이 알고 있는 비밀의 힘이라고 말하고 있다.

8의 마법이 주는 비밀스런 힘을 느껴보고 싶어서 다시 한번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이라는 적과 싸우는 법도 다시 배워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