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릴적 바깥에 나가면 온통 신기해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따박따박 걸음을 옮기면서 넘어지면서도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일어나려는 아이를 볼 때마다 얼마나 사랑스럽고 예뻤던지.. 이런 경험은 아마도 아이를 키워 본 사람들은 느끼리라. 그런 아이가 길을 가다가 눈에 띄는 물건을 집어드는 순간 버리라고 말을 해도 고집을 부리는 순간이 있다.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물건이지만 아이는 손에 힘을 준다. 그건 커서도 마찬가지다. 서너살이 된 아이가 과자통을 가지고 또래 아이들과 싸우고 울고 불고 하는 걸 보면.. 아이의 애착이 싹트는 시간이다. 책 속 주인공 리제트를 보니 문득 그 어린날의 아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길을 가다 우연히 발견한 초록 양말. 그것도 한짝. 어른들은 눈길도 안주겠지만 리제트는 운이 좋다고 만나는 친구에게 자랑까지 한다. 나머지 한짝을 찾지못해 시무룩한 리제트에게 엄마는 양말을 깨끗히 빨아준다. 그때 베베르가 찾아와 초록양말을 머리에 쓴다. 마투와 마토슈 형제가 나머지 한짝을 찾았지만 연못에 던진다. 리제트를 기다리는 엄마는 리제트에게 새로짠 초록 양말을 주는데. "베베르도 분명히 모자를 쓰고 잘 거야. 틀림없어!" 아이들이 만나는 세상에서 애착이 가는 물건에 대한 아이들의 심리가 들어 있는 책인 것 같다. 세상이 온통 장난감으로 보이는 건 당연한 건지도. 양말이 근사한 모자가 되고, 포근한 담요가 된다는 상상은 정말 기분좋은 상상이고 행복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