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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우울증 - 나는 이런 결혼을 꿈꾸지 않았다
김병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요즘 TV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던 대사로 "내말이.." 이렇고 말하고 싶은 책 한권을 받아들었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이 쓰신 사모님우울증이다.
성인이 되어서 혼자일때는 신경쓰지 않았던 일들이 결혼을 하고나서는 누구의 아내, 엄마, 며느리로 살아가면서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 그렇게 가정을 위해 헌신했는데 정작 아이들이 커고 기반이 잡혔을때 방향을 잃은 모습으로 병원의 문을 두드리는 주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의지하고팠던 남편도 있었고, 사랑받고 싶었던 남편도 있었지만 남편은 무덤덤하기만하다. 사모님우울증은 이런 사모님들의 말못할 아픔을 털어놓은 책이다.
따뜻한 품에서 울고 웃고 풀어보고 싶어했던 사모님들의 홧병나는 스토리를 읽다보니 다들 밖으로 보이는 모습에 부러움만 가졌지 그 속사정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일들을 눈으로 보면서 공감을 느낀다는 건 나역시 주부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고 아이들은 잘 자랐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지위에 올라선 남편을 가진 사모님들이 뭐가 아쉬울까 싶은 사모님들의 이야기를 정신의학과 교수님은 그림을 통해서 해석해 나간다. 그리고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앞으로의 삶은 달라짐을 얘기하려 한다.
상담사례에 제일 많이 나오는 남편의 이야기를 보니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인상적인 그림 하나가 떠오른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오르막을 걷는 두 부부. 같은 곳을 바라보고 걷는 부부의 모습이 정다워보이기까지 한다. 뒷모습만 보여서 표정은 알 수 없지만 오르막 주변으로 따뜻한 분위기의 색감이 부부의 표정을 대신했으리라 본다. 사랑하는 이들의 앞길은 오르막과 같다. 결혼은 따로 또 같이 그 길을 가는 것이다. p285 본문에서--
무엇이 최선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위하는 마음으로 의미 있는 활동에 뛰어든다면, 우울함도 사라지고, 삶의 의미와 풍족함을 느낄 것이다.... p302 본문에서--
책에서 보여주는 명화와 해설을 따라가다보니 책은 금방 읽히게 된다. 그림을 볼 줄 모르는 나도 교수님의 그림해석을 읽다보면 저절로 그림에 빠져들고 해석에 앞서 내 나름대로의 해석을 먼저해보는 것도 이 책을 재밌게 읽는 방법이 된다. 요즘 내 주변에도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그분들에게 그림전시회를 권하고 싶어진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누군가도 나의 공감가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좀 홀가분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