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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 쌍둥이별
조디 피콜트 지음, 곽영미 옮김 / 이레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이 처음 나오고 어떤 책이라는 걸 알았을때 꼭 읽고 싶었던 책이다. 쌍둥이 별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언급되지 않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별이라는 걸 말하고 있는 이 책이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따끈한 불을 지필것이라 본다.
열손가락 찔러서 안아픈 손가락이 있느냐고 말하는 우리네 부모님들의 심오한 이야기를 어른이 되고 아이들의 부모가 된 지금에는 그냥 자연히 알아지게 된다. 똑 같은 사랑을 나누어 준다는 것 뿐이지 어느쪽이 더 많이 받을 수도 더 많이 줄 수도 없는 부모의 마음을 말하고 싶다. 아픈 아이를 보면 성한 아이를 조금 뒤로하고 곁에서 지켜주고 싶은 마음, 그게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안나는 부모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아이라기보다 언니(케이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이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엄마와 아빠는 유전자 조합에서 체외수정으로 만들어진 안나를 막내딸로 낳는다. 태어나서 한달이 되었을때부터 이식을 해주는 안나는 케이트가 위험한 순간마다 가슴을 졸여야한다. 그것이 고의든 아니든간에 언니에게 맞춤형 이식을 해주면서 다섯살을 넘기기 어려운 케이트는 열여섯이 될때까지 살아가게 된다. 세살어린 안나는 백혈병의 언니를 위해서 이제껏 병원을 오갔지만 자신의 신체에 관한 권리를 찾기 위해서 유능한 변호사를 찾게 된다.
전직 변호사였던 엄마와 유능한 변호사 켐벨은 법정에서 안나의 의료행위에 관한 변호를 맡게되는데...자신의 권리를 찾기위해서 가족과 법정 분쟁으로 이어지는 열세살 소녀 안나는 엄마를 보면서 조금씩 무너지기도하고 켐벨을 보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면서 판사의 판결을 지켜보게 된다. 당장 안나의 신장을 이식하지 않으면 죽게 될 언니를 위해서 신장이식을 해야하는지, 아니면 나름대로의 인격을 지켜야하는지는 정말 답을 정할 수가 없다.
"답은 정답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부모로서, 의사로서, 판사로서, 사회인으로서, 우리 모두를 다리 뻗고 자게 해줄 결정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도덕이 윤리보다 더 중요하고, 사랑이 법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p530 드셀보 판사--
사랑하는 언니를 위해서 사랑하는 부모님을 위해서 안나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지만 그 이면에는 이기적인 마음또한 같이 자라고 있는 걸 본다. 그러면서 안나가 했던 말은 여전히 언니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진다.
"십년 후에도 난 언니의 동생이고 싶어요." p535--안나
제법 두꺼워 보이는 책이지만 나오는 인물들이 가지는 특징이 한눈에 들어와서 눈을 뗄수 없었던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안나의 엄마 마음도 이해가 되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판사앞으로 나가는 안나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린 누구나 자기의 신체와 마음을 다같이 건강하게 할 의무를 가지고 있으니까.
처음부터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과연 드셀보 판사는 어떤 판단을 내릴까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우리모두 생각해 봐야할 질문을 받은 것만 같아서 어느 한켠이 답답해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는 부모의 사랑과 형제애가 같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도 함께 보여진다. 사랑이 법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판사의 말처럼 정답을 금으로 그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