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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 산책길 - 나무 심는 남자가 들려주는 수목원의 사계
한상경 지음 / 샘터사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나무 심는 남자가 들려주는 수목원의 사계
나무 향기 꽃 내음 가득한 아침고요수목원으로 초대합니다.
[아침고요산책길]
수목원과 꽃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과 만났다.
한상경님은 아침고요수목원의 설립자이다. 아침고요수목원은 무엇보다 그동안 수목원이 가지고 있었던 딱딱한 이름에서 탈피하여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수목원이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는 곳이다. 경기도 가평군 축령산에 자리한 아침고요수목원은 원예미학적인 관점으로 아름다운 정원들이
많이 있는 곳이다. 오래 전 가봤던 그 곳은 어찌나 아름답던지 너무 평온한 감정을 느꼈던 곳으로 기억된다. 이미 20년이 다 되어가는 그 곳,
그동안 천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임에 틀림없다.
저자는 아침고요수목원 산책길을 걸으며
'인간은 집을 짓고 하나님은 정원을 만든다'는 말을 되새긴다고 한다.
책 속엔 수목원의 사계절이 담겨 있다.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는 듯 수목원은 변화하며 한결같다.
축제의 서막같은 계절 봄, 봄의 수목원은 어떤 모습일까?
아름다운 수목원의 봄과 그 정경에 딱 맞아 떨어지는 시는 분명 단짝 친구이다.
노란 빛깔로 시작되는 수목원의 봄은 생강나무 꽃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모습이 산수유와 비슷하여 많은 사람들이 산수유로 착각을
한다.
동백기름이 바로 생강나무에서 채취한 것이라니 생강나무가 새삼 멋져 보이기까지 하다.
"오늘은 내 인생의 남은 날 중 가장 젊은 날이다.
지금 사랑하자. 지금 더욱 사랑하자. 우리 서로에게 봄 동산에 피어나는 꽃이 되어, 영혼을 사로잡는 꽃이 되어
피어나자."(p27)
아름다운 봄꽃들에 대해 빠져들었을 무렵 대지의 향연인 여름의 장이 펼쳐진다.
수목원에는 고향집 정원이 있는데 저자의 강원도 횡성의 집을 연상하여 만든 곳이라 한다.
우리 모두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회귀본능을 가진 연어같은 지도 모르겠다. 고향집 정원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감정에 빠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여름은 생명력이 넘쳐나는 시기이기에 잡초도 그 어느때보다 많을 때이다.
잡초란 무엇일까?
"아침고요수목원에는 잡초가 없다. 대신 야생의 신비를 간직한 여러 종류의 풀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아름다움을
뿜어낸다.(p118)
하늘과 바람과 물과 땅 가을은 저자에게 묻는다. " 당신은 가을풍경처럼 아름다운 사람을 가져본 적이 있느냐?"
가을의 스산한 바람과 풍경이 수목원을 더욱 더 운치있는 곳으로 만들 것이다.
가을풍경처럼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수목원의 아름다운 비결 중 하나는 야생화를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작고 여리여리한 꽃들이 주는 아름다움과 행복은 누려본 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야생화는 봄 아니면 가을에 꽃이 핀다. 수목원의 야생화정원은 기다림과 희망이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귀로의 계절인 겨울이 수목원에 왔다.
눈에 덮힌 수목원은 또 다른 풍경이 되고 꽃과 나무와 바람이 주는 아름다움과는 차원이 다른 미를 제공해준다.
그래서 겨울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수목원으로 향하는 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 정원, 그리고 계절, 사람, 시가 담겨 있다.
인생이 흘러간다. 갑자기 이번 주말 수목원에 가고 싶어진다. 정원에서 꽃고 마주하고 싶고 나무 그늘에 앉아 숨고르기도 하고 싶고 산책을
하며 시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