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신여성은 구여성과 다른 삶을 살았을까? - 구효부 vs 신문물 ㅣ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5
손경희 지음, 조환철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평점 :
교과서 속 역사 이야기, 법정에 서다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5
[왜 신여성은 구여성과 다른 삶을 살았을까?]

책 속에는 원고 구효부와 피고 신문물이 등장한다.
구효부는 열여섯 살에 중매로 결혼하여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여성이다.
반면 신문물은 학교공부를 경험한 여성으로 구효부의 남편과 사랑에 빠진다.
아이들에겐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으나 일단 소재가 꽤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신여성에 대해 알아보자.
왜 여성을 신여성이라 표현했을까? 1876년 개항 이후 신분상의 차이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했던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돌아가면서
여성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신식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탄생하게 되는데 그러한 여성을 가리켜 신여성이라 일컫었다.
이들은 자유연애를 통한 결혼을 꿈꾸고, 생활 양식이나 사상 자체에 자유로운 여성들이었다.
무용가 최승희, 서양화가 나혜석, 윤심덕, 김활란 등은 그 당시 신여성들과 구여성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다.
구효부는 신여성들의 위선을 밝히고, 그들이 자신을 향한 명예 회손을 고발한다며 소장을 청구한다.
구여성들은 사회적 관습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했고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다. 신여성은 불우한 환경에서 근대 교육을 통해 자기
개발을 꾀하고 사회적 공간으로 진출하려고 노력했다.
최초 국비 유학생, 여성 성악가, 대중 가수, 당대 최다 레코드 판매량 보유 가수, 방송 사회자, 패션 모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
여성은 바로 윤심덕이다. 그녀는 신식교육을 받으며 유학까지 다녀온다. 그녀의 말을 들어보면 신여성은 결혼을 하기가 쉽지 않은 시대적
상황이었다.
역사 속 아이러니한 현실 속 상황은 일제 강점기동안 힘겹게 살아온 여성들을 두 부류로 나누게 하고 서로 적대감을 가지게
하였다.
책 속 판결문을 살펴보면 구효부가 신문물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 훼손에 의한 정신적 손해 배상 청구를 인정한다.
재판부는 구효부에게 '글도 읽을 줄 모르는 여자',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여자'라는 오명을 씌워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역사상 공부를 많이한 여성이 담당했던 역사의 굵직한 마디 또한 인정한다.
여성을 신과 구로 구분하여 어느 한쪽이 더 좋다,잘했다, 낫다가 아닌 그 시대에 그같이 양분화하여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씁쓸한 모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역사적 인식을 통해 진지한 역사적 고찰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