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뛰는 이유 창비아동문고 277
최나미 지음, 신지수 그림 / 창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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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법으로 세상을 나누었던 쉬운 어린 시절을 거쳐 어른이 된  후 단순하게 나눌 수 없는 현실과 부딛쳤던 작가 최나미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어른의 모습에 당황을 하며 어린이를 위한 장편 소설 [고래가 뛰는 이유]를 우리 앞에 내놓았다.

스토리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아동 문고이지만 어른에게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소설이란 것이었다.

 

고래가 뛰는 이유가 왠지 거창할 것 같은 삶,

그러나 이유는 없다.

그냥 뛰어오르고 싶은 그 본능에 충실할 뿐,

사소한 듯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모여 긴장감을 조성하며 스토리의 끝이 궁금해지도록 만든 그 속을 들여다 보자.

 

원섭이와 도영이는 원수지간이다. 푸름이와 얽힌 사건으로 인해 더욱 더 사이가 극을 치달았고 원섭이는 도영이가 하는 모든 일을

훼방 놓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여러 사건들이 얽히면서 둘은 동네 책방에서  책방 주인 할아버지의 일을 도와야 했고, 그러면서

이 둘에겐 미스터리한 일들을 해결해야 하는 공통의 임무가 생겨 난다.

그것을 '한시적 동지'라 일컬었지만 원섭이는 그게 뭐든지 둘이 얽히는 게 너무 싫었다.

반면 도영이는 목적이 분명하다면 적과도 언제든지 타협할 수 있는 성격의 소유자다.

 

간간히 보여지는 봉우의 이미지는 극의 희극적 요소로 재미를 더해줬고, 책방 할아버지와 이발킴 할아버지의 극적인 관계들이 베일을 벗으면서

스토리의 베일이 벗겨지게 된다. 지하실이라는 배경이 주는 극적인 효과가 커서 그 속에 무엇이 있을까? 또는 소설의 어떤 장치가 숨겨져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반전을 기대했지만 소설의 반전이라면 두 할아버지의 관계 정도라고나 할까?

하여튼 결말이 궁금해 단숨에 읽어내려간 책이다. 아이들도 재밌게 잘 본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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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영혼이 향기로웠던 날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으로 안내하는 마법
필립 클로델 지음, 심하은 옮김 / 샘터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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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영혼이 향기로웠던 날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으로 안내하는 마법

 

지은이는 프랑스의 영화감독이자 소설가인 필립 클로델은 독특한 산문집을 선보였다.

바로 냄새와 기억에 의존한 글들이기에 독특하면서도 느낌이 생소했다.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그의 뇌와 감성 속에 존재하는 것들 중 냄새와 촉감, 그리고 감각을 자극했던 소재들을 나열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아카시아'

그 향기가 너무 강하고 자극적이라 봄날 그 냄새를 맡는 일이 행복이었다.

저자도 같은 느낌이었겠지

 

"나는 눈을 감고 페달을 밟는다. 그리고 머리를 뒤로 젖혀 해마다 봄이 새롭게 가져다주는 달뜬 기쁨과 꽃잎들의 향기에 취한다."

 

그 기분, 감정, 향기를 잘 알기에 너무나 공감이 가는 이 문장들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러나 책 속에 많은 부분들은 문화적 차이로 인한 건지 생활 습관이나 환경의 차이에서 인한 건지 각주를 봐야 알 수 있는 내용들도 있고, 그나마 각주를 보아도 잘 모르는 것들도 많았다. 그래도 프랑스인이 느꼈을 그 냄새와 관련된 추억의 한 켠을 글로 느껴 보며 또 다른 색다른 맛을 음미한다.

이 책의 순서는 알파벳 순으로 되어 있었으나 번역하는 와중에 그것을 염두에 둘 수는 없었다고 한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제시되어지는 감각이 더 선명해지는 듯 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도대체 뭘까? 하는 궁금증만 커졌던 것들도 있다.

특히 음식들의 냄새, 공간이 주는 향기 같은 것은 상상만으로도 내 감각의 세포들이 깨어나는 듯한 느낌이다.

작가의 어릴 적 추억과 이미지까지 보태져 더 감각적인 글들이 탄생되어지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안개에 대한 그의 생각

 

"안개는 냄비 뚜겅 같다.

 

....

 

나는 안개가 좋다. 안개 덕분에 언제나 나 자신의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갈 수 있으니.." (p35)

 

 

클로델의 삶의 향기에 취하다 보니 나의 삶의 향기 속 이야기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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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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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맺음달 샘터 이야기

 

 

 

 

 

 

 

 

12월 한 해의 끝을 맺는 그 달의 이름도 맺음달,

12월호 샘터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들어 있을까?

눈이 펑펑 내리는 곳에 아주 큰 선물박스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보기만 해도 설레는 표지그림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발행인 김성구님의 글로 시작되는 샘터는 그의 말처럼

' 2014년 올해의 나이테는 눈물 자국이 굵고 깊게 그려져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해이다.

 

 

이 달에 만난 사람 코너에서는 궁금했었던 사람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볼 수 있었다.

국내 대기업 총수의 부인이자 전 노태우 대통령의 딸인 그녀는 본인의 이름앞에 여러 엄청난 수식어가 붙는 그런 부담스러운 사람이었다.

사람들에게 매몰차게 군 적이 많았던 순간을 생각하며 지금은 많이 미안하다는 그녀.

궁금했던 그녀의 소식을 들어 보았다.

 

 

재밌게 보는 코너인 할머니의 부엌 수업에서는 오리고기 삼색 무쌈이라는 이쁘고도 멋스러운 요리가 선보인다.

연어 샐러드도 참 먹음직스럽다. 할머니들의 삶의 지혜를 들여다 볼 수 있으며 그들의 사는 냄새까지 맡을 수 있어 즐겨 읽는 꼭지이다.

이번 호의 주인공인 김종순 할머니의 요리도 따라해보고 싶다.

 

 자수의 매력을 발견하였던 차에 반가운 페이지를 만났다.

용담을 멋지게 수놓은 사진 앞에 눈길이 멈춘다.

용담은 전국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야생화로 보라색 빛깔이 아주 아름답단다.

사진인듯 그림인것 같지만 자수로 놓은 작품이다.

 

나희덕의산책 코너에서는 올 해 전시로 잘 알려진 쿠사마 야요이의 이야기를 본다.

일본 설치 미술가인 야요이는 40년 동안 정신질환을 앓고서도 작품 활동을 계속해왔으며 심지어 병적인 것을 예술로 승화시킨 점에서

많은 관심과 찬사를 받는다. 유년 시절에 시작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예술을 추구했던 그녀의 기구한 삶은 점이라는 것으로 표현되어졌고

그녀 덕에 우리도 사물에 점을 찍으며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더랬다.

 

초상화 박물관 코너에서 만난 요하네스 베르메르는 참 반가운 화가이다. 근래 그의 작품을 재조명하면서 그의 가치를 알아보게 되었고 그의 그림에 빠져 있기에 더욱 더 그렇다. 그의 작품 중 소개된 것은 [편지를 쓰는 숙녀]인데 그 그림속 모델이 그의 아내가 아닐까라는 추측을 한다. 베르메르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것이 없어 확실치 않지만 여러 정황 상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묘한 표정의 그녀와 노란 상의가 잘 어울리는 그림이다.

 

12월 샘터에는 한 해를 끝맺음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더불어 새해에 대한 소망과 기대 또한 남겨 놓게 한다.

더 늦기전에 올 해의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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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마, 넌 호랑이야 샘터어린이문고 39
날개달린연필 지음, 박정은 외 그림 / 샘터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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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사는 호랑이, 두루미, 코끼리가 주인공인 책 [잊지마, 넌 호랑이야]

쟈니가 몇 주 전 태국 코끼리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가 있었다. 그때 학대받는 코끼리들의 모습에 마음이 안타까왔는데

이 책의 주인공들은 인간 중심의 사회에서 동물로서의 보호받을 권리를 누리지 못한 세 종류의 동물을 이야기한다.

 

책의 첫 이야기에는 동물원에서 태어나 자란 천둥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름과 달리 태어날때부터 몸이 약한 천둥이는 호랑이의 본성을 많이

잃어버려 호랑이 집단에서도 따돌림을 당하고 동물원에 온 사람들에게도 불량품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한 천둥이에게는 엄마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주는 표범 아저씨의 이야기가 반갑다.

한번도 본 적도 없고 가본 적도 없는 시베리아에 대한 동경, 그러나 천둥이는 행복 동물원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럼에도  시베리아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는 천둥이의 모습이 아련하게 가슴에 남는다.

 

 

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갑돌이와 갑순이다. 이름이 구수한 두루미 부부이다.

중국에서 갑돌이를 데려오는 중에 갑순이와 짝짓기를 해서 함께 낯선 공간으로 왔지만 날 수 없는 환경에서 갑돌이와 갑순이는 방황 아닌 방황을

하게 되고 결국 갑순이는 병까지 걸리게 된다.

수위사 아저씨의 아들인 재운이의 도움으로 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호수를 날며 옛 시절을 추억한다.

 

세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프리카 초원에서 온 꽁이와 산이라는 코끼리 이야기이다.  동물원의 갑갑한 공간 속에서 살며 아프리카를 동경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인간이 동물에게 못할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서 동물을 너무 많이 희생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함께 행복해야 할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 함에 너무 인색한 건 아닌지,

어린이들과 함께 읽으며 그 방법을 찾아보길 바란다.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그 날이 올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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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쫄이 내 강아지 보름달문고 60
이민혜 지음, 김민준 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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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참 귀여운 동화책 [쫄쫄이 내 강아지]

주인공은 엄마와 장을 보고 오는 길에 지저분한 떠돌이 개를 만나게 된다.

먹고 있던 핫도그를 조금 떼어 던져주니 계속 받아 먹으며 따라온 인연으로 키우게 된 강아지가 바로 쫄쫄이다.

엄마와 서약서까지 쓰고 쫄쫄이를 키우게 된 주인공은 쫄쫄이에게 수영도 시켜보고, 여러 가지 말의 동작도 해보게 한다.

이렇게 주인공과 한 가족이 된 쫄쫄이의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의 소재이다.

이 책의 특징은 화자가 둘이라는 것이다. 주인공 남자 아이가 이야기 할 때가 있고 또 개인 쫄쫄이가 말하는 때가 있다.

주인공은 쫄쫄이에게 꼬맹이로 불리며 서로 같은 사건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어 읽는 재미가 있다.


 

강아지인 쫄쫄이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보면 개의 시각에서는 저렇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반려견으로 21세기 인간의 삶에 빠져서는 안될 동물과 인간의 삶,

주인공 한현이는 똥과 오줌을 치워야 하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고 쫄쫄이를 잘 키우고 싶어한다.

예전에 단독주택이 많았던 어린 시절에는 마당에서 개를 키우는 가정이 많았는데 이제는 대부분이 아파트 생활이라 개와

함께하는 삶이 쉽지만은 않다.

나 어릴 적에도 마당에서 개를 키웠다.

삐삐라 이름 지어주고 이뻐 했는데 새끼도 많이 낳고 우리 가족의 일부분이 되어 잘 지냈는데

나이가 들어 어느 날  감기에 걸려 죽고 말았다.

죽은 삐삐를 땅에 묻은 그 날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게 떠나 보내는 이의 아픔을 느꼈던 반려견과의 추억이 이 책을 보며 다시금 생각이 났다.

 

쫄쫄이는 엄마의 죽음을 겪은 후 인간을 좋아하게 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한현이와 그의 가족과 지내면서 쫄쫄이도 서서히 그들을 이해하고 맘을 열고 가족의 일부분이 되어간다.

그렇게 5년이 지나고 쫄쫄이는 그의 삶을 마감하게 되고 꼬맹이도 어느새 커서 의젓한 청년이 되어 쫄쫄이와의 삶을

되새기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준다.

 

마지막 나눈 말 " 미안해, 쫄쫄아. 그리고 고마워. 또 만나" 눈물이 또르륵 흐르는 순간이다.

그리고 쫄쫄이가 한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왜 자꾸 시계라는 물건의 눈치를 보며 사는지,

더러워 보이지도 않는 옷은 왜 자꾸 빠는지,

어제랑 똑같은 얼굴인데 왜 자꾸 거울을 보는지,

인간이 지나간 자리에는 왜 항상 쓰레기가 생기는지..(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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