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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쫄이 내 강아지 ㅣ 보름달문고 60
이민혜 지음, 김민준 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평점 :

제목도 참 귀여운 동화책 [쫄쫄이 내 강아지]
주인공은 엄마와 장을 보고 오는 길에 지저분한 떠돌이 개를 만나게 된다.
먹고 있던 핫도그를 조금 떼어 던져주니 계속 받아 먹으며 따라온 인연으로 키우게 된 강아지가 바로 쫄쫄이다.
엄마와 서약서까지 쓰고 쫄쫄이를 키우게 된 주인공은 쫄쫄이에게 수영도 시켜보고, 여러 가지 말의 동작도 해보게 한다.
이렇게 주인공과 한 가족이 된 쫄쫄이의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의 소재이다.
이 책의 특징은 화자가 둘이라는 것이다. 주인공 남자 아이가 이야기 할 때가 있고 또 개인 쫄쫄이가 말하는 때가 있다.
주인공은 쫄쫄이에게 꼬맹이로 불리며 서로 같은 사건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어 읽는 재미가 있다.
강아지인 쫄쫄이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보면 개의 시각에서는 저렇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반려견으로 21세기 인간의 삶에 빠져서는 안될 동물과 인간의 삶,
주인공 한현이는 똥과 오줌을 치워야 하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고 쫄쫄이를 잘 키우고 싶어한다.
예전에 단독주택이 많았던 어린 시절에는 마당에서 개를 키우는 가정이 많았는데 이제는 대부분이 아파트 생활이라 개와
함께하는 삶이 쉽지만은 않다.
나 어릴 적에도 마당에서 개를 키웠다.
삐삐라 이름 지어주고 이뻐 했는데 새끼도 많이 낳고 우리 가족의 일부분이 되어 잘 지냈는데
나이가 들어 어느 날 감기에 걸려 죽고 말았다.
죽은 삐삐를 땅에 묻은 그 날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게 떠나 보내는 이의 아픔을 느꼈던 반려견과의 추억이 이 책을 보며 다시금 생각이 났다.
쫄쫄이는 엄마의 죽음을 겪은 후 인간을 좋아하게 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한현이와 그의 가족과 지내면서 쫄쫄이도 서서히 그들을 이해하고 맘을 열고 가족의 일부분이 되어간다.
그렇게 5년이 지나고 쫄쫄이는 그의 삶을 마감하게 되고 꼬맹이도 어느새 커서 의젓한 청년이 되어 쫄쫄이와의 삶을
되새기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준다.
마지막 나눈 말 " 미안해, 쫄쫄아. 그리고 고마워. 또 만나" 눈물이 또르륵 흐르는 순간이다.
그리고 쫄쫄이가 한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왜 자꾸 시계라는 물건의 눈치를 보며 사는지,
더러워 보이지도 않는 옷은 왜 자꾸 빠는지,
어제랑 똑같은 얼굴인데 왜 자꾸 거울을 보는지,
인간이 지나간 자리에는 왜 항상 쓰레기가 생기는지..(p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