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듬기 - 일상을 깨지 않고 인생을 바꾸는 법
히로세 유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수오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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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벨이란 필명을 오랜 시간 써오며 최근에 또 다른 필명을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여백이란 단어인데요. blank space라는 영어 단어로 표현되는 여백은 제가 집중하고 몰입하고 있는 동양화에서 꼭 필요한 공간의 힘을 말하기도 합니다. 꽉 채우는 것보단 여백을 두는 삶은 그런 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사람이 힘든 이 시기, 이 책은 지친 삶을 가다듬어 주며 '여백이 있는 삶을 위해 가다듬고, 시작합시다'고 말합니다. 제가 쓰는 그 의미인 여백을 책에서도 중요시여겨 작가와 통했다는 반가움이 느껴졌습니다.

[가다듬기]는 일상을 깨지 않고 인생을 바꾸는 법으로 가다듬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영역에서 가다듬기를 통해 더 나은 인생을 만들어 간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요. 에세이스트 히로세 유코의 인스타그램을 방문해보면 그녀가 삶 속에서 어떤 형태로 가다듬기를 실천하며 살고 있는지 사진으로 느껴볼 수 있습니다.

가다듬는 이야기와 함께 그녀가 직접 찍은 사진이 더욱 서정적으로 다가오는 이 책은 마음이 힘들고 요동칠 때 책을 펼쳐 한 구절 한 구절 읽으며 차분함을 되찾아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도와줍니다. 일상의 환기가 필요한 우리에게 작은 울림으로 큰 파장을 일으켜 인생을 매만지게 해주는 것이죠.

인생은 내가 만져가기 나름이다는 말은 가다듬기의 중요성을 한 줄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다듬는 일은 실제로 많은 영역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데요. 태도와 호흡, 마음가짐처럼 나를 가다듬는 행위부터 시간과 공간을 가다듬고 정리정돈으로 주변을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음식과 습관을 가다듬으며 삶을 어루만질 수 있습니다.

내가 만드는 새로운 풍경 속으로 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작은 손길인 가다듬기가 매일 요구됩니다. 가다듬기는 깨달음이기 때문에 가다듬을수록 보이는 세계가 넓어지게 되는 것이죠. 자신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만드는 과정인 가다듬기는 그래서 우리 삶에 필요합니다.

[가다듬기] 책을 읽으며 생각해본 것은 가다듬는 과정이 일시적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사소하고 작을 지언정 어제와 오늘, 내일로 이어가야 우리 삶에 가다듬기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죠. 스스로를 키워나가는 행위인 가다듬기는 나를 홀가분해주며 길고 깊은 호흡으로 이어지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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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스탠퍼드 대학교 최고의 인생 설계 강의, 10주년 전면 개정증보판
티나 실리그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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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전면 개정 증보판으로 다시 읽은 책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20대에 읽었던 책입니다. 그 당시 기억을 해보면 이 책의 내용을 다이어리에 적으며 책 속 인사이트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꾀하려 했던 저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개정증보판으로 만난 책에서는 10년 동안 강의실에서 만났던 혁신 사례들의 추가와 통찰력에 대한 2개 챕터가 추가되었어요. 파란색 얇은 노트까지 세트로 되어 있어 책 속 밑줄 그은 내용을 정리해보기 좋습니다.

저자 티나 실리그 교수는 이 책의 목표로 '책을 읽은 후 독자들이 주변의 기회를 발견해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는 도구를 가져라'고 말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것들 속에서 문제를 찾아내 해법을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남다른 경쟁력을 가지라고 이 책은 강조합니다. 창의력과 남다른 아이디어, 실패, 직업을 선택하는 방법, 행운, 협상, 기회라는 키워드로 20대를 비롯해 전 세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지요.

이 책의 첫 이야기는 티나 실리그 교수의 '5달러 프로젝트'로 시작합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5달러 프로젝트는 5달러를 가지고 2시간 안에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과제로 내준 것인데요. 학생들 중에서 최대한의 가치를 창출한 팀들은 5달러에 국한하지 않고,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창의력을 발휘했다는 점이죠.

이러한 5달러 프로젝트는 기업가정신과 창의성을 가르치는 훌륭한 방법이었고, 이후 열 개의 클립과 네 시간을 사용해 최대한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혁신 토너먼트라는 대회로 발전해 전 세계에서 참여하는 것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창의적인 태도로 접근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책 제목은 [스물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지만 모든 연령에게 도움을 주는 이야기들이 소개됩니다. 특히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남의 이목을 중요시여기는 사람들, 유연한 사고보다는 융통성 없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에서 소개되는 여러 에피소드들은 크고 작은 깨달음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어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행했던 여러 프로젝트와 티나 실리그가 전해주는 여러 미국 기업들의 사례들은 '끝내주게 멋진 인생을 만들 기회를 놓치지 마라', '똑똑한 실패가 무의미한 성공보다 낫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책에서 특히 제 마음에 와닿은 내용은 '운좋은 사람들'에 대한 정리였는데요. 우리가 흔히 운좋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여행자처럼 항상 주변을 살피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니고 자신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항상 눈과 귀를 열어놓고 있으며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남들보다 더 커다란 가치를 얻어냅니다.

20대부터 이러한 내용들을 인지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면 지금과 조금은 다른 삶의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책 속 여러 조언들을 잊지 않고 삶의 구석 구석에서 적용해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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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몇명 스토리 1
윤종문 지음,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총몇명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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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요즘, 그나마 책으로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들의 추천으로 읽은 책 [총몇명스토리1]은 만화책 먼저 읽고 유튜브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즐겼는데요. 재밌으면서도 무섭고 또 무섭다가도 갑작스런 병맛코드에 놓기 어려운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처럼 만화나 애니메이션 즐겨 찾지 않는 이들에게도 이건 신세계? 라고 할까요!

총몇명스토리는 224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브 채널 총몇명의 오리지널 콘텐츠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원들로 이뤄진 한 가족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사건이 전개되는데요. 비주얼만으로도 웃겨 죽는 주인공 민모리와 그의 가족, 친구들이 코믹과 공포, SF, 병맛 나는 스토리를 몰입감 넘치게 선보이고 있어요.

총몇명 스토리1은 총몇명 유튜브 채널에서도 애니메이션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데요. 만화라는 책으로 만나는 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이야기는 가장 재밌는 에피소드로만 묶어진 것처럼 하나같이 재밌고 기발하고 기괴합니다. 공포의 수능 괴담은 무서우면서도 허걱 하는 느낌에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구요. 모리의 시간여행은 앞으로 어떤 이야기로 계속 이어질 지 기다려지게 만듭니다. 크리스마스의 악몽과 공포의 귀성길은 정말 무서워요.

저는 모리라는 메인 캐릭터도 재밌지만 모리의 엄마 박진숙이란 캐릭터가 너무 웃기고 좋아요. 애니메이션의 목소리에 반했거든요. 얼굴과 어쩜 그리 찰떡 궁합인지 그녀가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넘어갑니다.

다장르 애니메이션인 총몇명은 더빙 목소리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데요. 나천재 신드롬이 일어날 정도로 그만의 말투도 화재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영어를 섞어서 말하는 그만의 말투를 따라하는 코스프레도 유행이라고 해요.

총몇명 스토리1은 시리즈로 계속 나올 예정이라 다음 편에는 어떤 스토리로 독자들을 놀래고 웃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샌드박스 네트워크 소속의 인기 유튜버 총몇명의 앞으로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해요.

총몇명 특유의 캐릭터와 개성 넘치는 그림은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작은 쉼을 주며 누적 조회수 4억 회를 돌파했습니다. 그냥 편하게 아무 생각없이 보기 좋은 책 [총몇명 스토리1] 나천재가 자주 하는 말인 'Oh my god 김치' 는 저도 일상에서 따라하고 있어요. 너무 재밌죠!

원작 애니메이션을 만화책으로 재구성한 [총몇명 스토리1]에는 오리지널 에피소드 7개와 함께 총몇명 덕후능력평가 퀴즈도 풀어볼 수 있고 숨은 복선 찾기, 월간 아무말 등 특별한 내용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총몇명 매니아들에게 깨알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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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위한 자장가 비룡소의 그림동화 272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비룡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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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출신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제가 좋아하는 [두사람]과 [인어의 노래]를 쓴 동화책 작가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 역시 그녀의 능력과 가치를 제대로 확인해볼 수 있는 동화책이라 읽는 내내 페이지를 넘기기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콜라쥬 기법을 이용한 채색 기법을 이용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 그림을 보여주고 있으며, 내용 역시 철학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할머니를 위한 자장가]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자랑스럽습니다. 비룡소에서 출간한 이 책은 2020 볼로냐 라가치 상 new horizon 부문을 수상해서 더욱 집중되고 있습니다. 볼로냐 도서전은 세계에서 가장 큰 어린이책 도서전인데요. 그중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 작품에게 수여하는 상이 new horizon이죠. 더 반가운 소식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에 최종 노미네이트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상 역시 그림책에서는 정말 최고의 상이거든요.

이처럼 큰 상을 받은 [할머니를 위한 자장가]는 폴란드 우츠의 여자 방직공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여자 방직공은 작가의 할머니인데요.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며 할머니의 인생을 그림책으로 만들게 되었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폴란드의 우츠 지역은 면방직으로 유명한 곳으로 독일인과 유대인, 폴란드인이 함께 거주하며 일하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살며 방직 일을 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아름다운 콜라쥬 기법으로 표현한 작가는 실제로 아플리케, 자수, 뜨개, 여러 종류의 천을 함께 레이아웃해 동화책을 넘어 공예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 물씬 느껴집니다. 너무나 아름다워 하나 하나에 눈을 맞추다 보면 페이지를 넘기기 쉽지 않아요.

이 책의 주인공인 훌다가 태어나서 결혼해 어른이 되기까지 성장하는 모습과 함께 우츠 방직공장과 집안의 환경이 배경처럼 펼쳐집니다. 아기 훌다에게 자장가를 들려주듯 화자는 가슴 따뜻한 글을 이어 갑니다.

이 책은 기존의 그림책보다 큰 판형과 볼륨을 자랑하는데요. 큼직한 판형 덕분에 콜라쥬 기법으로 장식된 페이지를 잘 감상해볼 수 있습니다. 자수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다양한 종류의 직물이 주는 멋짐이 이렇게나 좋은 지 이 책을 읽기 전엔 잘 몰랐어요.

동화책은 이국적인 사진과 그림, 다양한 천들이 주는 경쾌함에 빠져들게 하고 방직공으로 살다간 할머니의 인생 속으로 초대해줍니다. 그림만 보고 있어도 시간 가는줄 모를 정도인 이 책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을 위한 책으로도 적극 추천합니다. 특히 바느질을 좋아하는 어른이라면 더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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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랑 이야기 웅진 모두의 그림책 27
티아 나비 지음, 카디 쿠레마 그림,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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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상에는 짝으로 존재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짝궁처럼 말이죠. 양말도 두 개가 한 짝이고 장갑도 두 개가 함께여햐 합니다. 하나로는 제 기능을 할 수 없죠.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누군가와 더불어 사는 것이죠. 부모와 형제, 배우자, 친구 모두와 함께 말이에요. 그렇게 이 책 [작은 사랑 이야기]는 벙어리 장갑 한 켤레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귀여운 소녀 트리누는 눈밭에서 놀다가 왼쪽 장갑이 주머니에서 떨어진 것도 모릅니다. 오른쪽 장갑이 애처롭게 주머니 속에서 떨어진 오른쪽 장갑을 바라보고 있어요. 그림책의 독자들은 서서히 왼쪽 장갑이 되어 떨어져 버린 오른쪽 장갑을 안타까워 하며 트리누가 알아차리길 바랍니다.

그동안 트리누와 함께 했던 빨간 장갑은 여러 일들을 떠올려 봅니다. 좋았던 기억과 나빴던 기억들을 되새기며 떨어진 오른쪽 장갑 없이 혼자 남겨진 왼쪽 장갑은 큰 결심을 합니다. 그렇게 최대한 시끄럽게 떨어진 왼쪽 장갑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소재를 잡아 동화책의 이야기로 구성한 에스토니아 출신 작가 티아 나비는 작지만 소중한 사랑 이야기에 우리를 초대했습니다. 장갑의 이야기지만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들어 주죠. 오른쪽 장갑과 왼쪽 장갑은 따로 있을땐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 쓸모를 할 수 없어 버려질 수밖에 없지요.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사랑은 낱낱의 나란 존재를 우리로 만들어 줍니다.

아름다운 그림은 붉은 색을 제외하면 사물과 배경이 흑백필름처럼 배제된 색으로 펼쳐져 더욱 더 붉은 색의 강렬함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벙어리 장갑 한 켤레를 통해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작은 사랑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줍니다. 글과 그림이 서로 어우러져 멋진 한 권의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는 듯한 그림책이에요.

'디자인이 훌륭한 어린이책'으로 에스토니아에서 수상받은 이 책은 그림만 감상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린이들에게는 자신의 물건에 대한 책임감을 키워주는 내용으로도 접근해볼 수 있습니다. 함께 있어야 빛이 나는 관계, 우리 주변에 있죠, 그런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껴보게 해주는 이 책,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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