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와인잔에 담긴 인문학 - 한 잔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마시다
황헌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평점 :
와인을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와인을 즐기는 그 시간을 더 좋아한다. 와인의 맛이나 종류를 잘 알아 그 맛을 음미한다기 보단 예쁜 와인잔에 담아 맛있고 특별한 안주 요리와 곁들여 즐기는 시간이 좋은 것이다. 그렇다 보니 아쉬울 때가 많았다. 이왕이면 좋은 와인까지 고를줄 알아 그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면 어떨까 싶었다.
와인을 잘 모르는 내가 좋은 와인을 맛 볼 기회는 여럿 있었다. 주변에 와인을 좋아하고 아끼는 지인들을 둔 덕이다. 와이너리투어까지 다녀왔다고 하면 다들 놀란다. 와인 모른다면서 왠 와이너리 투어냐 묻겠지만 다 친구 덕이었다. 2010년 독일의 음악도시 드레스덴을 여행하면서 평범한 와인, 좋은 와인, 최고급 와인 세 병을 들고 와인 농장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다니며 독일인 친구에게 어떤 포도가 좋은 와인이 되는지, 포도의 경작 조건, 독일의 와인 역사에 대해 배워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때 마셨던 세가지 종류의 와인은 다 기억 못하지만 최상급 와인의 맛은 또렷하게 생각난다. 전에 마셨던 두 잔과는 전혀 다른 첫맛과 끝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좋은 추억이 내 안에 남겨져 있어서일까..근사한 와인잔을 모으고 감각적인 오프너도 장만하며 자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마련하곤 했다.
특별한 날엔 꼭 빠지지 않는 와인이었다. 그런데 독일 와인에 대해 배운게 다라 늘 비슷한 것들만 초이스했다. 이 책 [와인잔에 담긴 인문학]은 그런 내게 와인에 대해 깊고 넓게 알려주는 참고서와 같았다. 역사 속 빠지지 않는 와인은 인류와 함께 해왔고 약 8천 년의 긴 시간을 동행했다.
'신은 물을,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는 와인 예찬의 명언처럼 많은 사람들이 와인과의 사랑에 빠져왔다. 책은 와인에 대한 지적 욕구를 가진 대중에게 쉽고 꼭 필요한 와인에 대한 이야기와 사진으로 들려주며 인문학적 소양으로 접근해 준다.
이론에 치우치기 보단 개인적 경험과 사유가 보태져 더 몰입하며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었다. 가장 궁금한 와인의 종류, 포도 품종별 특징, 상한 와인 식별법, 샴페인과 코냑, 라벨 읽는 법, 등급과 점수, 디캔팅 효과 등 평소 ' 왜일까?'했던 이야기들의 의문점이 해결된 듯 하다. 꽃병으로 사용하던 디캔터도 얼른 제 역할을 찾아줘야겠다.
너무나 다양한 포도 품종만큼 와인의 종류도 무지하게 많다. 와인에 대해 기본적 지식을 장착하게 해주는 이 책에서 천천히 이야기와 함께 즐기는 와인의 매력에 다시한 번 빠져볼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