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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키워드 - 미래를 여는 34가지 질문
김대식 지음 / 김영사 / 2021년 2월
평점 :
책을 펼치기 전까진 트렌드적 키워드를 통해 현실을 인지하고 알아가는 책인줄 알았다. 그런데 내 예감과는 달리 이 책은 뇌과학자인 김대식 교수의 박학다식한 인문학적 사유가 키워드라는 형식을 빌려 자유롭게 펼쳐져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수없이 밑줄을 긋고 책 끄트머리를 접어 다시 보게 만들었다. 이렇게 흥미롭다니, 이과 전공 교수가 이렇게나 인문학적 소양이 넘쳐나다니, 물론 전에도 김대식 교수의 책을 읽어본 적 있지만 다시금 놀라는 이 이유는 뭘까?
깊이 생각해보니 그건 바로 내 취향을 저격하는 스타일이었다. 우리의 생각과 세상을 좌우하지만 별반 재미없어 보이는 단어들, 예컨대 외로움, 진실, 고향, 죽음, 현실, 사랑, 게임, 친구, 역사, 미래와 같은 키워들을 풀어내는 방식의 새로움이 남달랐다. 흥미로운 소재들이 하나의 키워드에 낚시질 되어 공통적인 교집합을 만들어 내니 그 안에서 아하! 깨닫게 되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도 많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그림과 연결해 설명해 주었다는 점이다. 과학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새 철학으로 건너가 있는 이야기들은 마침내 예술로 마무리되니 34가지 키워드를 통해 과학, 철학, 예술, 신화를 포함한 역사까지 모두 건드려 주기에 책을 읽으며 내내 즐거운 배부름 상태였다.
키워드를 두괄식으로 제시해주고 그것을 열쇠 삼아 다양한 곳에서 본질적 의미를 찾아가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고, 책에 수록된 노란 컬러를 베이스로 깐 60점의 명화, 사진과 같은 시각자료가 더해져 지식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재미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게 해주었다. 역시 믿고 읽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대식 교수란 생각이 드는 책이다.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은 세계화와 반세계화의 경쟁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가 걱정하고 대비해야 할 진짜 싸움은 기존 서양화를 말하는 미국과 새로운 천하체계를 꿈꾸는 중국 사이의, 둘 다 가짜인 '페이크 세계화'의 싸움일 수도 있겠다'(p45)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