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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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긴 호흡이라 매번 챙겨보기 쉽지 않고 책을 읽을 시간에 주로 하는 지라 방송보단 책을 택해 그 시간을 보내게 되니 자연스레 드라마를 볼 기회가 없어졌다. 그러던 내가 꾸준히 챙겨보려고 노력했던 드라마가 있었으니, 오랜만에 출연한 김태희와 이규형이 부부로 나온 [하이 바이 마마] 였다.


사랑하는 아내가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었고, 그녀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남편에게 어느날 유령으로 찾아온 아내 사이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것이 이 드라마의 주요 이야기다. 이렇게 달랑 한 줄로 요약해놓고 보면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재밌다고 봤다는 사람이 드라마를 자주 안본다고 하면 믿지 못할 말로 들릴 것이다. 그만큼 유령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취향이 닿는 영역인가 보다. 이 책 [고스트 인 러브]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해보니 재밌게 잘 읽은 책이었다.


다작의 아이콘이자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르크 레비의 20번째 소설은 나의 취향에 딱 떨어지는 유령 이야기를 다룬 [고스트 인 러브]다. 이 소설에서의 유령은 주인공 토마의 아버지다. 연주회 전날 어머니 집을 방문해 아버지의 서재에 있던 마리화나를 피우고 나서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아버지의 유령이 나타나는 이상하고 야릇한 경험을 하게 된다. 죽은 아버지가 아들을 찾아온 이유도 참으로 문화적으로 개방적인 프랑스답다.


사실 이 부분에서 우리의 익숙한 정서와 배치되는 지점이 있기에 뜨악스러웠지만 영화는 코믹하면서 유쾌하게, 그러면서도 독자들을 궁금하게 만들며 아버지 레옹의 첫 사랑 카미유를 향한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어 준다. 그것이 마르크 레비식의 소설의 맛깔스러움이 아닐까 싶다.


소설은 전형적인 판타지를 지향하고 있지만 독자는 어느새 사랑에 빠진 유령을 응원하고 애틋하게 여기며 이전과는 다른 삶의 태도를 가지게 된 토마를 흐뭇하게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이어지게 될 마농과의 새로운 사랑에 열열하게 반응하며 '어서 어서'를 외치는 나를 발견하게 되니, 소설은 독자를 꼭 붙들어 이야기 속에 가두어 두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소설 속 삽화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폴린 레베크의 본문 삽화 덕분에 이야기로의 몰입이 더욱 쉬웠고 그림의 맛에 빠졌던 즐거운 독서가 될 수 있었다. 일년에 한 권 꼴로 작품을 선보이는 다작의 능력에, 작품의 완성도까지 갖춘 마르크 레비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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