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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6월
평점 :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쑹훙빙의 [화폐전쟁]을 읽으며 그의 엄청난 식견과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에 놀랐던 적이 기억난다. 4권에 달하는 분량도 어마어마하거니와 다루는 내용 또한 쉽지 않아서 인내심의 한계를 측정하는듯한 독서의 시간이었다. 지루하면서도 놀랍고, 충격적이면서도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책의 저자가 중국인이라는 것도 또 한번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했던 쑹훙빙이 다시 세상 속으로 등장했다. 신작 [관점]을 가지고 다시 한번 오늘을 관찰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를 보니, 그는 아직도 대단한 저력으로 세계 경제를 조망하며 미래를 예측하고 있었다. 대단하다!
[화폐전쟁]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미국의 서브프라임 우기와 금융 쓰나미를 정확하게 예측했었고, 음모론으로 책이 더욱 주목받아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 잘 팔리는 경제경영 서적이니 대단하지 않은가? 신작 [관점]은 사실 2014년 6월 중국의 유쿠에서 방영되었던 금융경제 프로그램인 [관점]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업로드 22회차에 '가장 빠른 속도로 1억 회를 돌파한 온라인 토크쇼'가 되는 경이로운 기록을 만드러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국제 정치와 경제, 역사를 과거와 현재에서 조명해보고 분석하여 미래까지 예측해보는 내용으로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세계 속 벌어지는 일들을 설명해주었다.
[관점]은 중동지역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강대국들의 패권 경제구도를 다각도로 접근해 풀어내고 있다. 책에서는 아랍과 이스라엘의 분쟁, 이란과의 핵 협정 탈퇴, 뉴 실크로드 전략, 공업 4.0이 가져올 중국의 변화, 이스라엘과 이란, 터키의 역사까지 챕터별로 시사, 경제, 역사를 관망해보고 있다.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어디서도 속시원히 들려주지 않는 내용들이라 더욱 몰입이 되었다. 특히 중동지역의 IS 조직의 이야기는 흥미로왔다. 늘 뉴스 속에서 수니파와 시아파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었는데 이번 기회에 정리가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니파의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고, 이란 사람들이 대부분인 시아파가 왜 끝도 없이 충돌하고 있는지 역사적으로 접근하니 이해가 쉬웠다.
이 책에서는 중동 이야기 뿐만 아니라 인터넷 금융 2.0으로 부를 재편성하게 될 미래를 전망한다. 정신적인 수요를 충족하는 체험경제시대는 인터넷의 부가 정신 소비재를 제공해주는 것이기에 인터넷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 지, 부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재배치되는 것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미래에는 인터넷이 창조하는 가치와 규모가 점점 커질 것이다'(p214)
이같은 현상은 인터넷의 부의 흐름을 좌우하고 신용조회 시스템과 금융시설의 혁명까지 불러일으킬 것을 예측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의미하는 공업 4.0은 독일에서 창조한 신개념으로 전면적인 지능화라는 의미이다. 공업 4.0은 인터넷과 소비 영역의 완전한 융합으로 사물 인터넷과 생산 영역이 연결되어 융합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고 그것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컨셉이 참 특이하다. 한 권에 다양한 분야의 내용을 아우르면서 백과사전같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궁금증이 해결되는 식으로 전개가 된다. 깊이도 상당하다.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 다루기보다는 역사적으로 접근해 훨씬 깊이있게 이해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함께 다루며 당위성과 전략적 측면을 언급해주고 있다. 내용은 깊이감이 있기에 쉽지 않다. 읽는 내내 머리가 돌아가지만 그럼에도 읽고 나면 뿌듯함에 상당한 부분의 지식이 업그레이드되는 기분이 든다. [화폐전쟁]에 이어 [관점]에서도 쑹훙빙의 지적 능력에 감탄을 하게 되었다.
왠만한 책을 읽고서는 감흥을 느끼지 않는다는 쑹훙빙이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과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한 책 케빈 캘리의 '통제 불능'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올려 놓았다. 그가 가진 관점이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했는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책 속에서는 놀라운 그의 식견이 아낌없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읽고 나면 미래가 그려지거나 전망이 되어지니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