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과거의 일들은 대부분 기억을 통해서 재구성됩니다. 내 기억에는 그런 것 같은 일들이, 나중에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서 다시 들을 때에는 내가 기억하는 것과 같지 않을 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증거를 남기기 위해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겼다고 해도, 그것이 모든 것을 다 말해줄 수는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의 의도, 영상에 담기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때로는 아주 사소한 것으로 인해 자기 기억을 신뢰하는데 문제가 생기면서, 불확실함만이 남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레이첼은 한 때 행복한 가정을 꿈꾸었지만, 지금 그 집에는 남편의 새 아내와 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과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출퇴근 기차에서 보이는 젊은 부부의 모습에서 자신의 과거를 보곤 합니다. 제스와 제이슨이라는 가상의 이름을 붙이고, 감정을 이입하는 가운데, 제스가 실종됩니다. 그녀의 실제 이름은 매건, 남편이 용의자로 의심을 받습니다. 한편 이 사건의 일어날 전후의 시기에, 레이첼은 기억을 잃고 핏자국과 상처로 인해 조사를 받게됩니다.

 

 행복하던 가정은 유리가 깨지듯 산산조각 납니다. 누군가는 실종되고, 누군가는 의심을 받으며, 그리고 누군가는 버림받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살고 있습니다. 같은 일이라고 해도 그것이 누군가에게 일어났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조금씩 다르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레이첼은 제스의 불륜을 의심하면서 제이슨을 구하고 싶어합니다만, 다른 사람이 인정할만한 이유를 대지 못하는데다, 그녀 자신은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려 기억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 사라진 여자는 누군가에게는 제스이고, 누군가에게는 매건입니다. 그녀가 사라진 이후 사람들은 서로 들은 이야기를 통해서 없어진 부분을 채워가야 합니다. 누군가 진술한 내용이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이 때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들이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진실만을 말하고 있다는 점인데, 의도했든 아니든 간에, 기억이 모든 것을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면, 독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불확실함의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 소설은 이러한 불확실함에서 시작합니다. 누군가의 말이, 누군가의 기억이 모두 믿을 만 하지 않다는 것, 또는 믿어서는 안 될 때도 있다는 것. 의도된 진실과, 의도하지 않은 진실 사이에서, 독자는 세 여자 레이첼, 애나, 매건의 목소리로 뒤섞인 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의 뒤를 따라 가다가 한 순간에 사라져버리는 것처럼 사건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사건으로 사라진 사람과 찾아야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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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2 11: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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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2 16: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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