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그라운드, 완투에서 불펜까지 - 야구광 철학자의 한국 야구 50년 관전기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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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탁석산 <낭만의 그라운드, 완투에서 불펜까지>(열린책들, 2026)

프로야구 개막. 야구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몇 달간 두통과 소화불량을 달고 지낼 것만 같다.이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좋아하는 게 비단 나뿐만은 아니리라.

야구 중계방송을 보고,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방송사별로 각각 3, 4번 씩 보고, 스포츠뉴스에서 그날의 야구 소식을 또 보는 사람들… 야구에 미친 사람들.

야구란 무엇인가. 야구장이란 무엇인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1978년 어느 봄날 야구장에서 타구 소리를 듣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괴상한)이야기를 하기도 했다(여담이지만 희한하게도 그와 친분이 있는 가수 스가 시카오가 <굿바이 홈런>이란 노래를 부르기도).

"불문율은 매너를 말합니다. 규정이나 규칙에는 없지만 지키지 않으면 수준 떨어지는 선수로 보이게 됩니다 (...) 결국 품위 문제입니다."

대개의 스포츠 종목에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불문율이란 것도 곱씹어보면 일종의 '낭만' 아닐까. 규정엔 없지만 동업자 정신을 발휘해 서로를 존중하는 것.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야구에 대해서 참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항이 생겨버렸다. 야구란 애초 시간 제한이 없는— 아웃 카운트가 올라가야 끝이 나는 종목인데도 자꾸만 경기 시간을 단축하려는 시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야구는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스포츠라고!). 1박 2일을 해도 야구는 재미있으니까….

나는 피치클락도, 피치컴도 썩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 중의 하나인데, 본디 3, 4시간 동안 진행되는 스포츠에 인위적으로 간섭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포수가 사인을 보내기 위해 매니큐어를 손톱에 바르는 것조차 낭만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에.

<낭만의 그라운드, 완투에서 불펜까지>는 점점 잊히고 있는 '낭만', 점차 사라지고 있는 '낭만'을 돌아본다. 만약 그때 유인구를 던졌더라면… 만약 그때 대타를 기용했다면… 만약 그때 3루에서 멈췄더라면…. 통계와 확률의 게임이면서 동시에 '만약'의 게임, 야구. 잃어버린 낭만을 찾고 싶다면 부디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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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게임 신 게임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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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읽기 시작한다. 잔뜩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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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게임 신 게임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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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주도 안 남았네요.
후...빨리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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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완전 범죄
호조 기에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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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완전 범죄>가 ‘복선의 마스터피스‘라 불린다고? 아니다. 이 작품은 ‘사용자 오류‘를 일으키는 혼서(混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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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
가지 다쓰오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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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해설을 먼저 봐야겠다. 그는 한 가지 흠을 언급하는데 이를 반드시 짚고 가야 할 장애물이라 표현하고 있다. 나도 절반쯤은 동의한다. 갑작스레 점프하듯 아무런 설명 없이 지나가기에 문제점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동시에 그 설정이 없어도 작품의 내용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복선의 정교함이란, 예컨대 '3-1=1'이라는 상식적으로 나올 수 없는 의외의 해답을 도출하기 위해 다른 장소에 '-1'을 당당하게 숨기는 것에 있다." 역시 미쓰다 신조의 말이다. 이처럼 등하불명(燈下不明)의 멋진 틀을 구현해내는 <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가 선사하는 만족감은 가히 환상적이다.

복선의 복선, 복선을 뒤잇는 복선— '인간 ○○○○'를 넘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미스디렉션, 레드 헤링, 맥거핀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작중 주인공(대학 교수)이 연구하는 댐 건설의 '균열'이 당시 사회의 분위기와 맞물린 또 하나의 복선이자 암시였음을 깨닫게 되고. 서사·줄거리가 통째로 공중분해되면서 독자는 그대로 함락되어 버린다.

과거 미제 사건을 해결하려는 경찰처럼 이 작품에서는 대학 교수인 주인공과 학부장의 딸이자 비서이며 총무과 직원인 콤비가 그 역할을 맡아 수행한다. 어릴 적 헤어진 후 익사했다는 동생에 대한 의문을 품고 그에 얽힌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을 그린 <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는 미스터리 독자에게 익숙한 폐쇄성 짙은 마을을 무대로 삼는데, 전쟁의 상흔이며 마을의 제물(祭物)이며 연못의 전설과 같은 요소들이 개입되면서 이를 한데 버무린 트릭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그리고 그 트릭의 비밀은 하나에서 끝나지 않고 두 번 세 번 어쩌면 그 이상 연거푸 폭풍처럼 몰아닥친다— 따라서 가지 다쓰오에게 '풍속파 추리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고는 하지만 미스터리·추리 요소가 절대 빈약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동생이 살해당했다는 임종 직전의 어머니의 말 하나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탐정 소설의 재미를 고스란히 전달해주고 있다.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 —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 반 다인의 본명 — 는 자신의 책에서(<위대한 탐정 소설>, 북스피어, 2011) 탐정 소설을 '별종'이라 선언하며 '마침내 문제를 해결하는 순간, 모든 세부 사항이 완벽하고 긴밀하게, 마치 한 점의 편직물처럼 직조되었음을 확인하게 된다'고 한 바 있다.

이는 독자의 작품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시사하고 강조하는 설명일 텐데, 나는 본래 수수께끼 풀이의 해결과 설명 자체만으로도 만족하는 독자인 데다가 설령 그와 같은 작업에 참여했다손 치더라도 내게 이 <용신 연못의 작은 시체>의 미스터리는 당최 도전하기 힘든 과제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야말로 한 꺼풀씩 밝혀지는 대담한 진상은 전율 그 자체이다.

혈육의 죽음에 의문을 품음—그가 살던 곳에서의 조사 시작—마을 사람들의 꺼림칙한 반응—위험에 빠지는 주인공—외부에서의 조력자 등장—해결. 미스터리에 익숙한 독자에겐 빤하게도 보이는 수순이다. 하지만 결말 또한 그럴까? 앞서 언급한 '인간 ○○○○'가 하나의 실마리로 등장하는가 싶었으나 뒤미처 '미스터리 해결편' 격인 종장에 다다르면 거의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될는지도 모른다. 제아무리 갖가지 장치나 수단에 정통한 독자라도 이렇게 휘몰아치는 트릭의 정체 앞에서라면 그저 멍하니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다— 당연히 여기에 작가의 기만은 없고, "살면서 단 한 번도 살의를 느끼지 못한 사람은 없다고 봐. 오히려 때때로 살의를 품는 인간이 정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중 대사가 범죄와 살인의 레종데트르(raison d'etre)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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