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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심리학 - 페이스북은 우리 삶과 우정, 사랑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가
수재나 E. 플로레스 지음, 안진희 옮김 / 책세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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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 미디어는 허상에 불과하다. 얼마 전 SNS에 올라온 모델 에세나 오닐의 말이다. 그녀는 자신의 인기, 특히 온라인에서의 허황된 숫자 놀음에 대해―(‘싫어요’ 버튼은 없는) ‘좋아요’의 숫자가 올라갈 때마다 그것으로 자신을 정의하게 됐다고―토로하며, 덧붙여 과도한 화장, 비키니 사진, 긴 금발이 아닌 개성과 사랑, 동물 학대, 환경오염, 성 평등, 인종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영원한 명작으로 남을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변호사 로버트의 아내 칼라의 대사; 「누가 모니터의 모니터를 모니터링하는 거야?」―부터 프랭크 에이헌의 『흔적 없이 사라지는 법』―나와 동료들은 알래스카, 파리, 독일, 벨리즈에 숨은 사람이라면 언제고 찾아낼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끝내주는 새 인생을 시작한 잠적한 이의 사진을 친구와 친척들이 굳이 페이스북에 올렸기 때문이었다―까지. 에세나 오닐과 앞서 언급한 영화와 책은 모두 흔적 또는 거짓된 흔적 따위에 대해 말한다. 『페이스북 심리학』도 매한가지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많은 대중이 자신의 작품을 해석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예술가라는 말은 더 이상 오늘엔 통용되지 않는 것만 같다―내가 어떤 자동차를 타는지, 어떤 시계를 차는지, 어떤 음식을 어디에서 먹는지, 어떤 섹스 형태를 즐기는지, 어떤 책을 읽는지, 어떤 영화를 봤는지 등등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다소 위험성이 따르더라도) 줄기차게 남들로 하여금 알 수 있도록 내 삶을 실시간 업데이트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한다.

그러니 당신도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할 수는 없다.


―p.241




책은 짐짓 모른 체하기도 하면서 페이스북의 일장일단을 말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좋아요’의 개수가 얼마나 유의미하거나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수재나 플로레스는 책에 이런 말을 적었다. 「페이스북 포스팅은 단순히 자신의 하루를 보여주고 업데이트하는 것일 수 있다 (...) 하지만 한편으로,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좋은 면만을 올리고 나쁜 면은 숨겨야 한다는 압박감을 점점 더 느끼고 있다.」(p.43) 우리가 현실에서도 이런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일 테지만, 온라인상에서는 내 흠결을 감추는 작업이 더 용이하게 이루어진다. (심지어 나는 내 삶을 편집까지 할 수 있다!) 현실에서조차 피곤하고 초조하게 살고 있는데 노트북을 열어서까지 내가 나 자신을 닦달하며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그러므로 이런저런 측면에서 에세나 오닐의 고백은 SNS의 폐해를 까발린 용기 있는 행동이라거나 혹은 노골적인(그리고 기발한) 노이즈 마케팅이란 반응을 얻을 수 있다―실제로 후자의 말을 한 사람도 있었다). 나를 표현하든지, 편집하든지. 생각하는 대로 살아갈 것인지 사는 대로 생각할 것인지. (그리고 버스와 지하철에서 책을 읽었다면 이제는 다른 사람이 읽은 책의 감상을 들춰보기도 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이라는 기계를 통해서. 동시에 거리를 걸으며 망가진 보도블록이 내는 삐걱대는 소리나 사람들의 웅성대는 음성 같은 것을 듣고 싶은데 나 스스로가 귀를 막고 음악을 듣고 있다는 걸 깨닫기라도 하면 일순 놀라기도 한다). 저녁식사 때 친구들과 휴대전화를 바구니 안에 넣어놓은 채 먹자고 제안해야 하는 오늘이 우스꽝스럽기만 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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