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6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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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만큼은 아니지만 애초에 『경우』만 놓고 보자면 그것과는 경우(처지)가 다르니까, 물리적 비극은 없을지언정 불편함은 있다. 물론 대개의 인간관계는 불편하다. 그 불편함이란 어지간해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기 마련인데,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카피에도 「우리 모두는 타인의 행복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볼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다!」라고 드러난 것처럼 단순하게 보자면 본능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그렇다(나는 성악설에 기울어져 있으므로). 슬픔을 함께 나누면 절반이 되지만 기쁨을 함께하면 배가 되는가? 진심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으나 인간은 기본적으로 남의 고통을 즐기는 편이라고 말하고 싶다. 타인의 불행과 자신의 처지 ㅡ 비록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다 하더라도 ㅡ 를 비교하고 나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지구 멸망은 영화나 소설에서만 등장하므로 현실에서 만족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러니까, 인간이란 족속은 본질적으로 그렇게 생겨먹었다. 타자의 불행을 보고도 웃을 수 있고 타자가 욕망하는 걸 가지고 싶은 욕구 ㅡ 남의 욕망이 내 것이 되어버리는 이치다. 『경우』가 복수와 용서 중 어느 쪽이냐 하면 물론 『고백』과는 달리 후자에 속하겠지만 어찌 보면 이 작품이 더 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남의 기쁨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상대의 잘못을 선선히 용서해줄 수 있는 동물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그러니 현실감으로 치자면 『고백』 쪽이 더 근접했을 수도 있겠다. 당연하게도 『경우』는, 드라마의 양상을 취할 수밖에. 싸늘한 현실이 아니라 그렇게 됐으면 하고 바라는 이상(理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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