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파일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4
최혁곤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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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러를 잘 읽지 않는다. 한국 소설도 잘 읽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국 스릴러는 읽지 않는다. 『B파일』이 철저하게 시나리오 작업을 염두하고 영화로서 만들어졌다면, 오히려 그쪽이 나을 뻔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그래서이다. 한국 스릴러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 구석이 있었던 것은 반대로 좋았다. 그러나 읽으면서 그리고 다 읽고 난 후 느꼈던 기분은, 『B파일』은 재미없는 것 같으면서도 재미있고 재미있는 것 같으면서도 재미가 없다는 거다. 희한한 일이다. 조선족 은행원 리영민은 반드시 조선족이거나 은행원이 아니더라도 극의 진행에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고 민주일보 조성철 국장의 메모는 암호가 아닌 바에야 굳이 액자 뒤에 숨겨놓을 필요가 없다. 더군다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를 흉내 내는 것도 아니면서 원더랜드라는 이상스런 건물이라니.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ㅡ 이 이야기가 더 다듬어지고 다듬어져 책이 아닌 영화로 만들어졌다면 적어도 킬링타임용 공항 소설 언저리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아직 그럴만한 여지는 충분하다). 물론 읽는 사람에 따라 탄탄한 스릴러로서의 면모를 갖춘 소설의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바에야 한국 사회에 깊은 메스를 들이미는 것은 차치하고서, 날렵하고 빠른 몰입이 관건인 스릴러이니까. 최근 한국 소설에서 갈수록 많아지고 인기를 끄는 이야기가 ‘무기력 청춘’과 ‘이방인 명제’인데 『B파일』은 후자를 취함으로써 일단 안전한 발판은 디딘 셈이다. 더군다나 내가 본 『B파일』과 다른 사람들이 읽은 『B파일』은 분명 다를 것이므로 앞서 언급했던 것들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작가의 전작 『B컷』은 영상문자로 치환되어 영화화를 앞두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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