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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가 ㅣ 불야성 시리즈 2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케이크 하나가 있다 치자고. 내 생일인데도 사람들은 아무도 몰라. 뭐, 깜짝 놀래 주려고 연극을 한 거야. 난 그런 낌새는커녕 하루 종일 뭐 빠지게 일만 죽어라 하다 집에 들어왔어. 불빛은 하나도 없고 숨이 막혀서 가슴이 졸아들지. 뭐야 이거, 지금까지 돈 벌어오는 기계로 살아왔는데 이젠 내 인생도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먹음직스러운 케이크를 눈앞에 들이밀고는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거야. 나는 놀라서 말도 못해. 너무 기뻐서. 담배 냄새가 찐득거리는 입으로 촛불을 끄고 소원을 빌지. 이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게 해주소서. 모두들 케이크를 한 조각씩 먹으며 웃음을 나눠. 이제 내 몫으로 돌아온 마지막 조각. 거기엔 반쪽으로 잘라진 딸기도 얹혀있어. 그런데 말이야, 웃긴 게 뭔지 알아? 그 마지막 케이크를 먹으려는 순간, 누군가의 손이 쑥 나와서 달큼한 딸기만 채 가는 거야. 그리곤 남은 케이크 조각에 얼굴이 박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