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시
아모스 오즈 지음, 김한영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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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스 오즈amos oz의 『삶과 죽음의 시rhyming life and death』. 머리가 아프다. 상상인지 현실인지 심지어 아직도 모르겠다. 아직도 상상인지 모르겠다. 현실인지 심지어 모르겠다. 모르겠다 나는 심지어 아직도.*  주인공 <저자>가 뿜는 끝없는 상상의 똬리는, 도중에 멈출 수 없는 사정射精과도 같이 거침이 없다. 그런데 실제 ㅡ 실제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가 하면, 나는 심지어 아직도 모르겠다! ㅡ 로는 세피아 빛 사진의 시대에서 온 사진사처럼 셔터를 눌러 유령으로 바뀐 것인지도 모른다(p.128). 마술적 허구주의나 난폭한(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낀다) 텍스트는, 이 작품을 더욱 가볍거나 더욱 무겁게 혹은 대상을 관통하거나 속박된 시詩를 표방한다 ㅡ 영화 《스내치》에 등장하는 후, 하고 불면 사라지는 브릭탑의 돼지우리처럼. 아니면 작가는 작품에서 아예 자신을 흔적조차 없이 제거했을 수도 있다. 현실과 판타지가 샴쌍둥이에서 온전한 하나의 숨죽인 목소리가 되었기 때문에. 아모스 오즈는 삶의 성질과 죽음의 성질을 연결하고 통합했다. 파편적인 것을 축적하고 그것들을 활자로 치환하여 극렬하게 소비하고 있다. 따라서 나는 완전히 개방된 <삶과 죽음의 시>와 마주하게 된다. 현실의 그림자는 엄청난 함의로, 상상의 공간은 잠겨 있지 않은 출구가 되기 때문이다. 즉 여기 이 모든 건 수지가 맞지 않는 장사이고 우습고 끔찍하다는 결론이거나,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실히 알기 위해 불을 켤 가치가 있거나(p.159-160).

* 지금 이 자는 아모스 오즈의 『삶과 죽음의 시』에 나오는 구절을 어쭙잖게 갖다 쓰려 한다. 아모스 오즈의 문장은 다음과 같다. <글쎄, 어디 봅시다. 당신은 심지어 아직도 모르겠다? 아직도 당신은 심지어 모르겠다? 심지어 아직도 당신은 모르겠다? 아직도 당신은 심지어 모르겠다? 아직도 심지어 당신은 모르겠다? 모르겠다 당신은 심지어 아직도? 자, 이 중에서 적합하지 않은 것을 지워 보시오.(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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