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테라피 - 크리에이티브는 뇌로하는 섹스다
윤수정 지음 / 상상마당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크리에이티브creative>와 <테라피therapy>라는 단어의 조합이 희한하다. 책을 펴면 크리에이티브<로> 테라피하다, 크리에이티브<를> 테라피하다, 이렇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니는 걸 알 수 있다. 저자는 카피라이터다. 우리는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꽃 같은 세상 날려버린다!>, 《워낭소리》의 <고맙다. 고맙다. 참말로, 고맙다...>, 《가족》의 <일곱 살 당신과 결혼하고 싶었습니다. 열일곱 당신에게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당신이 떠날까봐 눈물납니다>라는 문구를 기억한다. ㅡ <꽃 같은 세상...>에서의 <꽃>은 비속어 <좇>을 바꾼 거다. 어감도 살아 있으며, 기발하고 발칙하다. 이 책의 카피 <크리에이티브는 뇌로 하는 섹스다>에서도 드러나듯.

다시 돌아간다. 이 책은 <크리에이티브>와 <테라피>를 학문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말할 수 있다 ㅡ <아마도 이 책은 자기계발서 코너에서 팔리게 될 것이다>라고 저자는 적고 있지만. 그런데 왜 크리에이티브는 <뇌로 하는 섹스>인가. 저자는 섹스와 자위로 예를 든다. 그리고서 자위는 버리고 섹스의 손을 들어준다. <소통과 배려, 책임, 사전에도 고민하고 사후에도 고민하고, 끊임없이 훈련해야 하고, 늘 조심해야 하는 그 과정(p.133)>이란다. 나는 이 말을 근저로 <삐딱>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삐딱>은 나쁘거나 불손한 의미가 아니다. 그저 다수결에서 밀려났을 뿐이니까. 세상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는 거다 ㅡ 실제로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이렇게 살았다. 그래서인지 괴상하다는 소리도 들어왔다. 왜냐하면 나는 다多에 속하지 않는 생각들 역시 했으니까.

카테고리를 찾고, 그것을 어떤 상태로 상징화하며, 어떤 방식으로 어필할 것인가. 우리(인간)는 항상 뭔가를 하고 싶어 하고, 궁금해한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간단한 정보에 스토리를 입혀 대다수가 ㅡ 여기서도 다수결이라는 걸 전제로 하고 있지만 이건 정말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다 ㅡ 아!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조언. 그래서 이 책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크리에이티브<를> 크리에이티브<로> 테라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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