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머
모래 지음 / 고블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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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말하자니 호접지몽이 무색할 만큼 내가 뜬구름을 잡고 있는 것 같아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다. 솔직히 말해 도망치고 싶기도 한 것이 뜬구름을 잡는 건 내가 아니라 소설 쪽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인데, 더 정확히 말하자면 소설 속 인물들이 그렇다.

최초, 무너진 종교 세력의 교주가 남긴 수첩이 있다. 그리고 이 기이한 힘을 지닌 수첩을 손에 쥔 인간은 본래의 자신이 아니게 되며, 이때부터 꿈을 꾸고, 타인의 꿈을 빼앗고, 본디 꿈이란 것이 있었는지조차 구분할 수 없는 삶을 살게 된다.

만유인력은 / 끌어당기는 고독의 힘이다 / 우주는 일그러져 있다 / 그래서 모두가 서로를 찾는다……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 '이십억 광년의 고독'의 일부로, '우주 속의 나'에 천착한 끈질김은 <드리머>에서도 그려진다. 꼭 소설이 저 교주의 수첩 위에 쓰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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