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소설 속 두 이야기의 이음매를 잘 찾지 못한다. 결말의 연마에 다소 힘을 줬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사회에서의 규칙 위반은 안 되며 설득만이 능사라는 투의 언급도 나이브하고. 하지만 차분하고 끈덕지게 이야기를 설명하는 맛은 좋다.사회, 규칙과 도덕, 그 규칙을 파괴함으로써 페널티를 받아 외려 무언가를 얻으려는 남자. 살인 사건 현행범으로 체포된 후 '이것은 도덕 문제입니다'라는 말만 흘리며 기꺼이 처분을 받아들인다. 또 한쪽엔 음독으로 사망한 도예가가 있고, 사건 현장에 남겨진 메시지는 '도덕 시간을 시작합니다.'덴도 아라타와 시오타 다케시의 작풍을 좋아한다면 입맛에 맞을 듯하다. 사회 통념의 규칙과 모호하기 짝이 없는 도덕 관념을 같이 꿰어, 그 규칙 위반과 도덕 결여라는 명제를 보도(報道)하듯 끌어나가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지치지 않는 집요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