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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PD의 논어오디세이 1084
오성수 지음 / 어진소리(민미디어)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子曰(자왈) 智者(지자)는 樂水(요수)하고 仁者(인자)는 樂山(요산)하며
智者(지자)는 動(동)하고 仁者(인자)는 靜(정)하며
智者(지자)는 樂(낙)하고 仁者(인자)는 壽(수)하니라. <논어 옹야 6-21>
공자가 말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움직이고, 어진 사람은 고요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즐기며 살고, 어진 사람은 오래 산다.“
* 樂 : 즐길 락, 풍류 악, 좋아할 요(세 가지 음과 뜻이 있음)
<해 설>
공자가 아니면, 들으면 들을수록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런 한 폭의 산수화 같은
말을 누가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구절만 늘 가슴에 담고 다녀도 좋겠다.
처음 이 장을 접하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말인가 하고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우선은 <지자(智者)>와 <인자(仁者)>가 확연하게 새겨지지 않을 것이다.
지자? 무엇을 아는 사람? 사람이 무엇을 안다는 것하고 지혜롭다는 것하고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아주 오래 전에 중학교만 나온 사촌형이 한 분 계셨다. 비록 학벌은 남한테
뒤졌지만 세상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도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했다.
그것은 사람 자체가 남보다 슬기롭기도 했고, 그 당시 그러니까 몇 십 년 전의 중학교
교육이 요즘과는 많이 달랐다는 것을 실감케 해 준다.
요즘은 대학교를 나와도 누가 지혜롭다고 하지 않는 세상이다.
지혜와 배움과는 커다란 관계가 없다.
고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 중에서도 지혜로운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이 장의 지자(智者)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알면서 지혜로운 사람’을 뜻한다.
그럼 다음에는 인자仁者? 인자한 사람? 인자하기만 해서, 너그럽기만 해서 인자는 아니다.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무지무지 착하기만 한 사람이 있다고 치자.
남한테 도움도 안 되고, 누구한테 베풀 줄도 모른다. 그런데 심성은 너무 착하다.
그렇다고 이 사람을 인자(仁者)라고 해야 할 것인가. 그래야 옳은가.
이 장의 ‘인자’는 ‘어질면서도 덕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
종합하면,
지자는 물을 좋아하고, 움직이고, 즐기며 산다. 인자는 산을 좋아하고, 고요하고 오래 산다.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의 이치에 밝아서 물과 같이 널리 흐른다.
그래서 막힘이 없기 때문에 물을 좋아한다. 어디에고 흘러가기 때문에 늘 움직인다.
그래서 늘 돌아다니면서 즐기며 사는 것이다.
어진 사람은 늘 의리에 젖어 살기 때문에 의젓하게 행동한다.
그래서 심경이 흡사 산과 같아서 저절로 산을 좋아한다.
그래서 고요하다. 그렇게 늘 조용히 편하게 살기 때문에 오래 사는 것이다.
이런 몇 마디 말로 지자와 인자가 설명이 되거나,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윤곽은 잡았으리라 여겨진다. 이제는 그 윤곽을 따라 세상을 살아 볼 일이다.
p.31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