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99篇 - 우리가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오성수 지음 / 김&정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황학루(黃鶴樓)

                                         최호(崔顥.704~754)

 

昔人已乘黃鶴去 (석인이승황학거)  옛사람은 이미 황학을 타고 떠나고,

此地空餘黃鶴樓 (차지공여황학루)  이곳에는 부질 없이 황학루만 남아 있구나.

黃鶴一去不復返 (황학일거불부반)  황학은 한번 떠나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白雲千載空悠悠 (백운천재공유유)  흰구름만 천 년이 지나도 헛되이 흘러가네.

晴川歷歷漢陽樹 (청천역력한양수)  맑은 강물에는 한양의 나무들이 뚜렷하고,

芳草萋萋鸚鵡洲 (방초처처앵무주)  향기로운 풀들은 앵무주에 무성하구나.

日暮鄕關何處是 (일모향관하처시)  날은 저무는데 내 고향은 어디인가?

煙波江上使人愁 (연파강상사인수)  안개 자욱한 강 물결이 시름에 잠기게 하네.

 

 

이 시는 당대(唐代) 칠언율시(七言律詩)의 백미(白眉)로 꼽히는 유명한 작품이다.

송대(宋代)으 시인 엄우(嚴羽.1197~1253)는 이 시를 “당인(唐人)의 칠율시(七律詩) 중에서 최고의 작품”이라고 격찬했다. 또 전하는 말로는 이백(李白)이 황학루에 와서 보고는 이렇게 칭찬했다고 한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 말로 표현할 길 없으나, 최호의 시가 머리끝에 있도다.”

 

그러고는 시를 짓지 못하고 떠났으며, 뛰어난 문장가들도 이 시 앞에서는 손을 모았다고 한다. 이백은 대신 금릉(金陵)의 봉황대(鳳凰臺 )에 올라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 : 금릉의 봉황대에 올라)>라는 시를 지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백이 황학루에 대한 시를 짓지 않은 것은 아니다. 황학루에서 양주(楊洲)로 배를 타고 떠나는 맹호연에게 보내는 송별시가 있으니. 바로 <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 : 황학루에서 광릉으로 맹호연을 보내며)이며, <황학루문적(黃鶴樓聞笛 : 황학루에서 피리 소리를 들으며)>도 있다. 그 당시에는 예전에 불리던 대로 양주를 광릉이라고도 했다.

 

이 시는 예로부터 극찬을 받은 작품이지만 한시의 각운과 율격에 그다지 조예가 없는 사람들이 보면,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이 시를 들고 중국에 패키지 관광을 다녀온 사람들

 더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리 번역을 잘한다 해도, 한시와 영시는 아무래도 구구절절이 다가오지 않는다. 음식도 마찬가지 아닌가. 외국여행을 가보면 그 나라 사람들이 아무리 맛있게 먹는 음식이라도 우리는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부정적인 사고보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그네들의 문화를 이해하려 들면 된다. 그러면 낯선 문화가 그다지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명승과 절경도 따지고 보면, 다 당대(唐代)에 유명한 것들이다. 기나긴 세월과 숱한 전란 속에서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적게는 서너 차례부터 많게는 십여 차례 이상 고친 유적들도 있다. 아예 허물어지거나 불타고 없어져서 최근에 새로 지은 건물들도 있다. 예전 시인들이 노래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이 책에 실린 시들을 되뇌어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과연 노란 학이 있기는 한 것일까? 그 당시에는 유전자 조작도 할 수 없었을 텐데 웬 노란 학이 등장하는 것일까? 신선이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해서, 인간과 격이 다른 어떤 신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윤색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궁금증은 남는다. p.477~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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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10-30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호의 황학루...멋진 시입니다. 황학일거불부반이요 백운천재공유유라. 캬~~ 역수의 시 한구절이 떠오르는군요....ㅋㅋㅋㅋ
황학인 이유는 기인이 귤 껍질로 벽에 그린 학이 그림에서 튀어나와서 황학이라고 하네요...ㅋㅋ

예전에 제가 쓴 페이퍼가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2003년에 쓴 페이퍼군요....세월이 참 무상합니다. ㅜㅜ

http://blog.aladin.co.kr/733305113/255937
링크가 안되는 군요....ㅜㅜ

시골향기 2015-10-30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노란 학이 된데는 그런 사연이 있었네요.^^
저는 이 시를 읽으면 학(鶴)을 자식처럼 사랑한
임포(林逋)의 `호의현상(縞衣玄裳)`의 고사가 떠오릅니다.
인생무상, 세월 무상이 절절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