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라이프 - 카모메 식당, 그들의 따뜻한 식탁 Life 라이프 1
이이지마 나미 지음, 오오에 히로유키 사진 / 시드페이퍼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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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크기도 작고 분량도 191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아주 깜찍한 요리책이니까. 표지에서부터도 느낄 수 있는 느낌은 강렬한 포스는 없고, 잔잔하니 삶을 이야기할 것만 같은 그런 요리책... 그래서 그 안에 들어있는 레시피도 별거 없다. 그저 단순하고도 투박한, 우리가 평상시에 먹을 만한 그런 맛이고 요리일 뿐. 그래서 그녀는 주문한다. 일단 자기 나름의 연구는 접어두고, 레시피 그대로 만들어보라고. 그러면 자신이 맛봤던 그런 행복한 인생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고, 내가 먹어 맛있고, 남이 먹어 기쁘고, 함께 먹을 수 있어 행복한 그런... (p. 9 「첫머리에, 잠깐」)
 

일본의 요리는 별로 접해보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요리는 그저 국물이 얼큰하거나 감미롭거나 시원하거나 하기만 하면 되니까 이때까지 먹었던 일본 요리는 우동이 고작이다. 초밥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일본 요리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엔가 『심야식당』이란 만화책을 심야에 본 적이 있다. 심야식당은 밤 11시부터 새벽 7시까지 손님들이 원하는 음식을 재료가 있는 한에서 최대한 만들어주는 곳인데 그것을 보면서 거기에 나온 요리가 먹고 싶어졌다. 동생이 1권을 스르륵 보곤 “뭐, 끝이 씁쓸하잖아~” 라고 했지만, 나는 여러 에피소드와 함께 등장하는 일본 가정 요리가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말하는 것 같았기 때문에 먹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일본 순정 만화책에는 으레 등장하던 도시락 속의 문어 모양 비엔나 소시지이며, 무절임이며, 초절임이며, 내가 들어본 적도 없는 여러 일본의 요리가 추억을 말하는 것 같아서 아마 그 느낌을 같이 향유하고 싶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이 요리책도 마치 『심야식당』의 레시피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물론 『심야식당』보다야 요리가 별로 나오진 않지만 가정적인 분위기가, 소박한 느낌이 『심야식당』을 읽었을 때랑 비슷했다. 일본이란 곳이 이런 느낌일까 싶을 만큼. 아마도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 『심야식당』이 드라마로 나올 때 그 드라마 속 요리를 이 책의 저자가 했다니까 내가 느낀 그것이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드라마를 봐야 알겠지만, 그녀의 음식엔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뭔가가 있을 것이 분명할 테니... 중간 중간에 유명한 사람들의 음식 관련 에세이가 들어가고, 그와 비슷한 분위기의 레시피가 나열되지만 여느 요리책의 삐까번쩍한 느낌은 없어서 좋다. 또한 내가 모르는 일본 요리를 알아간다는 기쁨도 주지만 그보다도 더 좋은 것은 평범한 일본 가정 요리라는 것이란 느낌이다. 이런 소박함을 내가 꿈꾸고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이 책 때문에 알 수 있었다. 소박하고 편안한 가정 요리를 알고 싶었다는 것을.

 

생선, 달걀 부침이나 양념한 채소 등 고명을 얹은 초밥인 지라시즈시, 구운 돼지고기에 생강을 갈아 넣은 간장소스를 부어 살짝 조린 쇼가야키, 찹쌀과 멥쌀을 섞어 만든 경단에 팥고물을 묻힌 떡인 오하기, 고등어를 일본된장인 미소와 갖은 양념으로 조린 사바미소, 잘게 썬 돼지고기와 채소를 넣은 된장국인 돈지루 등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는 일본 고유의 요리도 소개되어 있지만, 우리도 일상적으로 먹는 아주 간단하고도 소박한 요리인 샌드위치, 미트소스 스파게티, 핫케이크, 오므라이스, 주먹밥, 버터 토스트 등도 소개되어 있어 익숙하고도 신선하다. 잘 알고 있는 것이지만 여기에 나온 레시피대로 해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을 줄 것도 같고, 생전 처음 보는 요리를 만들어보는 스릴도 줄 것도 같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느낌은 소소하고 소박하다는 것, 바로 그런 느낌을 안겨주는 요리책이라 근래에 본 요리책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든다. 일본 여행을 했던 사람이라도, 일본에서 조금 살다온 사람이라도, 심지어 일본을 책으로만 만나본 사람이도 누구나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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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조용히 사랑한다 - 자라지 않는 아이 유유와 아빠의 일곱 해 여행
마리우스 세라 지음, 고인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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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라지 않는 아이 유유와 아빠의 일곱 해 여행

 

이 작품을 쓴 저자는 196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소설가이다. 카탈루냐어로 작품을 쓰며 2006년 소설 '광대극'으로 카탈루냐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라몬 룰 상을 수상했단다. 1996년 '나의 삼촌'이라는 소설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고, 현재는 텔레비전에서 책 소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언론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꽤 유명한 사람이다. 물론 소설에 무지한 나는 당연히 스페인을 모국으로 하는, 또한 그곳을 배경으로 하는 그의 소설을 본 적은 없지만 그의 ‘특별한’ 경험을 정리한 이 이야기는 참 마음에 든다. 자라지 않는 아이 유유와 아빠의 일곱 해 인생을 일기처럼 날짜상으로 정리해두었지만 그 순서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우리에게 극적으로 전달해준다. 그것도 경쾌하게, 은유적으로, 심각하지 않게...

 

유이스 세라 파블로’즉, 유유는 자라지 않는 병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 세 살이 되었을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유유가 걱정이 되어 찾은 의사선생님께 가서 유유가 가끔 하는 기지개를 행동으로 표현해주었을 때만 해도 그저 발육이 조금 늦되는 것뿐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그 기지개는 간질 발작의 일종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때부터 병원에서 시행되는 모든 검사란 검사는 다 해보았지만 유유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이유조차도. 모든 검사에서 ‘정상’이라는 결과를 받고 참담해지는 그 부모의 심정을 헤아릴 수나 있을까. 그러다가 정상의 수준에서 떨어지는 하나의 원인을 찾아 아이가 어떻게 하면 좋아질지 거듭 생각해볼 뿐, 더 이상의 기적은 없었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을 소설가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유유는 걷지도, 옹알이를 하지도, 웃지도, 울지도, 먹지도 못한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이가 유유다. 그런 유유를 이 아빠와 엄마와 누나는 세계 곳곳에 데려간다. 유유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계속 해왔던 해외여행을 그만둘 이유가 없었으니까. 특수 제작이 된 휠체어에 유유를 데려다가 놓고 그의 음식이 될 특수분유와 주사기 등 한가득 짐까지 실어놓은 상태로 여러 여행을 해왔다. 아,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긴 하다. 그전에는 비행기로 여행을 했다면 이번에는 자동차로 여행을 한다. 중간에 유유에게 비상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할까. 어딜 가도 응급실을 알아두어야 하고, 응급실에서 꼬박 밤을 새워야 하는 날도 부지기수인데, 왜 꼭 유유를 데리고 다녔을까.

 

여기에 이 이야기의 묘미가 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아이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것, 이전과 다름없이 살아가는 것, 아무런 추억도 주지 못한 아이에게서 추억거리를 얻어내려고 노력한 것... 이 모든 것이 다 장애를 가진 아이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해야 할 목표라는 것을 그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모든 것을 포기할 필요가 없고, 언제 죽을 지도 모른다고 해서 몸을 사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항상 현재를 즐기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해, 좋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아름다운 현재를 저당잡히는 것은 확실치 않는 정보를 믿고 주식에 온 재산을 투자하는 것이나 로또만 믿고 일하지 않는 것과 뭣이 다를까. 추억을 만들기에는 장애가 있고 없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 분명하다.

 

평생을 걷지도 움직이기도 아파하지도 않는 유유이지만, 저자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목적은 이미 달성하고 남았음이 분명하다. 장애가 없는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의 행복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우리가 그냥 저질러 버리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여러 행동이 있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잇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면 장애를 가졌든, 가지지 않았든 하루의 가치가 충만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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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사회 - 폭력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볼프강 조프스키 지음, 이한우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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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이 책은 폭력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목차만 봐도 소름끼칠 내용들이 한가득이다. 질서와 폭력 / 무기 / 폭력과 격정 / 폭력, 불안, 그리고 고통 / 고문 / 구경꾼 / 사형 집행 / 전투 / 사냥과 도주 / 학살 / 사물들의 파괴 / 문화와 폭력 까지 총 열두 가지의 이야기를 가지고 진행된다. 사실 더 끔찍한 것은 따로 있다. 각 목차에 달려있는 소제목들이 바로 그것인데, 일례를 들어보면 [고문]에는 [절대적인 폭력의 공연장, 파적인 환상의 실험실]이란 소제목이 붙어있다. 쉽사리 죽음을 허용하지도 않으면서 고통만 무한정 연장시키는 고문이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이 아닐까 싶은데, 이것을 읽으면서 정말 나라는 인간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됐다. 폭력과 학대의 언어로 된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표현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정도로 이해가 되었으니까. 즉, 얼핏 스쳐지나가도 진저리칠 만큼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도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쉽사리 이해가 되었단 말이다. 물론 저자와 옮긴이의 역량이 큰 비중을 차지했겠지만, 이런 변태적이고 사디즘적인 언어를 이해하다니, 그것조차 소름끼친다.

 

처음에 이 책을 들었을 땐 쉽사리 읽힐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었지만, 이 정도로 모호한 개념들의 향연이 지속될 줄은 몰랐다. 이해가 안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례 중심이 아닌 이념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으로 뒤범벅이 되어 읽을 때 누군가 방해라도 할라치면 같은 문단을 반복적으로 두,세 번 읽어야 겨우 이해가 될 만큼 어지러웠다. 이해는 되지만 끔찍한 내용을 계속 읽으려니까 힘들었기도 했을 것이다. 특히, [폭력과 격정]편과 [고문]편은 정말 대단하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정신적인 고문을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었다. 이런 끔찍한 글로 인한 폭력에 노출되다니... [폭력과 격정]편에 있는 명망있는 기사 질 드 레의 사디즘 경향의 범죄이야기는 완전 경악할 만하다!!! 여덟 살에서 열다섯 살의 어린 아이들을 마흔한 명이나 살해했는데, 살해도 살해이지만 그 방법면에서 자르고 찌르고 해부하고 성교하고 수간시키는 등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될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으니까 말이다. 

 



  가해자는 (고문당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일찍 죽는 것은 기술적 미숙함으로, 또 의식을 잃는 것을 짜증스러운 돌발 상황으로 간주한다. 희생자가 고통을 느끼려면, 즉 골수에 사무치게 죽어가는 고통을 느끼려면 적어도 고문이 진행되는 동안은 살아서 의식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 그러나 고문은 신체적 죽음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적인 것의 최종 결정 상태를 뛰어넘는다. 희생자를 모독하고, 그에게 굴욕감을 주며, 그의 사지를 절단한다. (...) 따라서 지옥의 공포는 죽음보다 훨씬 앞서 시작된다. (p. 125~126)



 

희생자에게 쉽게 죽음의 안식을 주지 않으려 정교하게 설계된 고문의 교안대로 차근차근 진행시키는 인간을 보노라면 내가 인간인 것이 낯뜨거울 뿐이다. 한 인간의 인격은 깡그리 무시한 채 그저 고통만 느낄 수 있는 고깃덩어리로만 만들어버린 고문을 포함한 이 책에 나온 모든 폭력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 사회가 시작되었을 때, 폭력을 없애기 위해 질서를 세우고 대표자를 선택해 그에게 모든 폭력의 권한을 주었더니, 오히려 질서가 없었을 때보다 폭력을 더 많이 양산해내었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질서의 딜레마를 일깨워준다. 폭력은 지배계층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없어서는 절대 안될 유지수단이라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정상적이고 인격적으로 훌륭한 집권자가 권력을 잡았다면 다행한 일이겠지만, 독재자가 정권을 차지한다면 폭력의 위험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기에 질서가 생기는 순간 폭력은 더욱더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게다가 가해자는 피해자의 죽음을 조종하면서, 고문하면서, 살해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극복한 쾌감을 느끼게 된다. 모든 인간에게 도래하고 있는 죽음에 대한 불안을,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전지전능하다는 착각을 갖는 것으로 해소한다니... 정말 인간이 갖는 이기적인 본성에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예전에 형사물 만화책에서 어떤 사람이 살인하는 쾌감을 설파했던 것을 이해못했었는데 그 의문이 여기서 풀렸다. 살인 자체에 쾌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좌우하는 데서 쾌감을 느꼈던 것임을 말이다.

 

그렇다면 인간과 폭력의 역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일까. 그리고 문화와 폭력의 관계는? 사실 지배계층에서 폭력을 사용하며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시킨 후부터는 인간의 문화는 곧 폭력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기 위해서, 지배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폭력을 사용하는 한, 영원히 인간 사회에 폭력성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인간은 폭력의 도구가 되는 육체를 지닌 존재라는 점에서, 폭력의 희생물이 되는 육체를 가진 존재라는 점에서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영원히 폭력과의 결별은 요원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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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의 전략 -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혁명이 온다
최용석 지음 / 아라크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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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플에서 나온 아이폰이 대세이다. 처음에 컴퓨터 회사로 시작했던 애플에서 스마트폰이 나왔다니!! 그리고 이제 검색엔진까지 좌우하고 모바일 광고분야까지 넘볼 거라니~! 아마 앞으로 구글과의 동조는 사라질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애플의 아이폰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검색엔진이 구글이었는데 구글에서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했으니 애플에서 구글을 밀어줄 필요가 없어질 테니까. 얼마 전 구글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을 봤는데 이제는 애플의 전략에 대해서도 봐야 할 것 같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대박을 내고 있으니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는 17억 대가 있지만 모바일은 무려 45억 대가 있으니 모바일을 공략하려는 애플의 생각은 주효하다. 이제껏 하드웨어 쪽으로 주력했던 우리 삼성과 LG도 이제 방향으로 바꿔 소프트웨어를 공략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런 쪽의 분야에는 취약한 내가, 이 책은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기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도, 넷북도 사용할 줄 몰라 쩔쩔 매는 나조차도 아주 쉽고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인데다가 심지어는 아주 재미있기까지 하다. 앞으로 펼쳐질 애플의 전략을 살펴보면서 아이폰의 전신인 아이팟터치시절부터 애플의 대단한 저력을 엿볼 수 있었다. 아이팟터치는 그 때부터 이미 멀티터치를 사용했다. 손가락 하나를 사용할 때와 두 개를 사용할 때, 세 개를 사용할 때를 달리 인식해서 다른 기능이 작동되게 만드는 놀라운 멀티터치를 말이다. 그것이 아이폰의 전신이니까 지금의 아이폰은 또 어떤 기능으로 사람을 놀래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이런 아이폰은 여러 다른 기기와 역할이 상충된다. 만약 노트북이 생겨서 온라인으로 판매하려고 할 때 이베이에 들어가 로그인하고 사진 및 그 외 부대내용을 등록하고 가격대 명시해서 설정하는 등의 복잡한 일을 하지 않아도 아이폰으로 동영상을 찍어서 가격만 설정해놓고 아이튠즈에서 음악을 다운로드 받으려고 들어가는 순간 판매 의향을 물어봐주는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훨씬 더 편리할 것이니까.

 

그 외도 또 있다. 아이패드 같은 경우는 신문이나 전단지를 아이패드로 받으면서 종이를 아낄 수 있는 역할도 하겠지만, 거실에서의 컴퓨터 역할을 하는 것이니 기존의 홈쇼핑을 대신하게 될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TV를 보다가 사고 싶은 것이 나오면 전화기를 들어 번호를 눌러야 했지만, 아이패드의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를 클릭 한 번으로 할 수 있다. 또한 화장품의 소개가 나올 경우, 처음부터 제품의 사용설명을 듣지 못하면 앞부분이 나올 때까지 목을 빼고 기다려야 하는데, 아이패드가 있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자료를 찾아볼 수 있으니까 훨씬 시간이 단축된다. 사용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거실에서 노트북을 쓰기에 얼마나 불편한가. 그런 불편함을 상쇄한 아주 유용한 PC가 나타난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 PC는 아이들에게 인터넷 강의를 듣게 하기에 참 좋다. 마우스가 없고 키보드가 소프트웨어 구동 방식이라 오랜 시간 게임용으로 이용하기엔 손가락이 아플 테니까 엄마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몰래 컴퓨터로 게임을 할 걱정이 없어진다. 또한 아이패드로 당연히 신문이나 책을 볼 수도 있으니, 거실 쇼파에 앉아 모든 클릭 한 번이면 다 해결되는 것이다. 이제 구글에 더해서 애플의 반격이 시작되는 것이다.

 

삼성과 LG가 스마트폰 시장의 하드웨어에 치중해 있는 동안 애플은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유통 영역을 만들어 내고 그 시장을 통해서 전체 수익을 내고 있다. 최근 애플은 아이튠즈의 뮤직 스토어를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100억 곡이 팔렸다고 발표했다. 쉽게 풀이하면 7년 간 만약 30원씩만 남았다고 해도 3천억 원이다. 그래서 7년 간 3조 원의 이익을 남겼다고 할 수 있는데, 어찌 탐나지 않을까. 요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매체로 컴퓨터와 넷북에 더해 각종 스마트폰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여기에 아이패드나 지패드와 같은 태블릿 PC도 속속 기존 콘셉트를 뒤집어 나오고 있다. 그렇기에 이제는 콘텐츠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겉보기에만 좋은 기기만 있어서 뭣에 쓰겠나. 영화든 음악이든 그 안에서 다운 받아 볼 수 있는 그런 좋은 내용물이 있어야지. 그래서 아이폰을 출시하기 전부터 애플은 콘텐츠 확보를 위한 아이튠즈와 같은 온라인 레코드샵을 구축하는데 주력했고, 또 성공했다. 이제 앞으로 영화를 배급해주는 온라인 배급사 같은 것만 고안된다면 영화관에서 상영되지 않은 수많은 영화 - 즉, 콘텐츠 - 도 바로 아이패드로 구매해서 TV에 연결해 안방에서 편하게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과거에는 상영관이 없어서 못 봤던 저예산 영화를 이제는 영화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관객과 만나는 세상이 올지 모른다. 그렇기에 의도하지 않은 많은 업체들이 망할 수 있다.

 

구글의 시대에서도 그랬지만, 앞으로 많이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가 이런 사회의 흐름을 잘 읽는다면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해 새로운 사업체를 구상할 수도 있고, 아니면 사회의 흐름을 거스르다가 쫄딱 망할 수도 있을테니까. 앞으로의 흥미로운 세상이 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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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트렌드 연감 2009
NHN(주)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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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이런 식으로 한 해동안 모아왔던 키워드를 통해서 그 시대상을 알아볼 수 있는 책을 냈다는 것은 몰랐었다. 이런 책이 2007년부터 나왔다는데, 어쩌면 그렇게 까맣게 몰랐을까. 어쨌거나 2009년 한 해동안 검색했던 모든 것이 이 한 권의 책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경제, 환경, 스포츠, 사회와 정치, 문화와 예술, 건강, 교육과 학문, 컴퓨터와 인터넷, 세계와 여행, 게임, 뉴스와 미디어 등 없는항목이 없을 정도로 여러 분야를 아우른다. 그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았다. 특히 매달마다 시간대별로 검색한 키워드를 순위대로 나타난 것이 인상깊었는데, 내가 생각해봐도 자주 검색될 만한 키워드도 있었지만 단지 키워드만 봐서는 이해가 되지 않을 만한 키워드도 많았다. 그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야만 겨우 이해될만한 것이 있던 터라 좀 아쉬웠다. 그 당시에 검색을 많이 해보지 않은 나로선 이해가 안될 것 투성이었기 때문이다. 자료와 정보는 별개라 자료가 아무리 많이 있어도 그것을 이용해 정보로 만들 수 있으려면 뭘 좀 알아야 할 일이다. 어쨌든 2009년에 이런 종류의 키워드가 많이 검색되었구나 하고 이해하고만 말았다.   

 

또한 각 항목에 대해서 따로 검색키워드를 모아놓은 곳도 있었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총 15개 분야별로 2008년도와 비교해서 순위가 어떻게 변했는지까지 나타난 항목이라서 이것만 알고 있으면 광고를 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이 본다면 좀 도움이 될 것도 같다.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뉴스와 미디어 부문이었는데 드라마와 쇼프로그램, 예능프로그램, 그리고 시사프로그램까지 한꺼번에 나타났기에 드라마만 구별해놓고 재미있었던 것과 주연배우를 적으면서 노는데 참 감회가 새로웠다. 세상에 온갖 정보로 뒤섞이다 보니까 과거에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도 금방 까먹곤 했는데, 이런 책으로 다시금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니까 그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사실 새로운 드라마도 좋지만 과거에 재미있게 봤거나 좋았던 드라마는 재탕으로 보는 것이 더 좋은 나로선 참 고마웠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부분은 <우리를 기쁘게 한 것들>로 시작된 키워드모음이다. 여기에 2009년에 큰 화제를 몰고다녔던 몇 인물에 대해서도 당연히 등장했다. 국민여동생 김연아나 장미란, 박지성, 추신수, 이청용까지 스포츠 스타도 등장했고, 연예계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인 비와 이병헌도 있다.

 

그 외에도 골프의 신화나 유네스코에 등재된 문화유산으로 ‘조선왕릉’이 들어갔던 것, <박쥐>가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배두나가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까지 나와있으니, 정말 볼거리가 많다. 사실 2009년에 내가 몰랐던 이런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랍다.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이런 책을 만들 생각을 했다니 정말 네이버가 놀랍다. 전세계를 아우르는 구글이 우리나라에 맥을 못추는 것은 아마도 네이버가 한국에 자리잡고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 모든 정보가 사실은 광고계랑 연결되면 큰 돈이 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외부에다가 알린다는 것 자체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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